
가스 검침 일을 20년 넘게 한 분이 퇴직하며 남긴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습니다. 사고가 난 집들을 돌아보면 대부분 몇 달 전부터 같은 문제가 보였다는 겁니다. 여름은 습기와 열 때문에 특히 위험한 계절인데, 현장에서 가장 자주 봤다는 세 가지입니다.

호스를 몇 년째 그대로 쓰는 것
가스레인지와 배관을 잇는 고무호스에는 사용 권장 기간이 있습니다. 여름의 높은 온도와 습기는 고무를 빠르게 삭게 만드는데, 겉보기엔 멀쩡해 보여서 대부분 그냥 씁니다. 호스 표면을 손으로 만졌을 때 딱딱하거나 잔금이 보인다면 교체 시점입니다. 비용도 크지 않으니 미루지 않는 게 좋습니다.

중간 밸브를 한 번도 잠그지 않는 것
가스레인지 손잡이만 끄고 벽에 있는 중간 밸브는 몇 년째 열려 있는 집이 많습니다. 평소엔 문제가 없지만 호스가 새거나 연결부가 헐거워졌을 때 밸브 하나가 마지막 방어선이 됩니다. 특히 며칠 집을 비우는 휴가철에는 반드시 중간 밸브를 잠그고 나가시는 게 원칙입니다.

가스레인지 주변에 물건을 쌓아 두는 것
좁은 주방에서는 레인지 옆에 키친타월, 비닐봉지, 플라스틱 통을 올려 두기 쉽습니다. 여름엔 실내 온도가 높아 작은 불씨도 쉽게 번집니다. 특히 종이와 비닐은 레인지에서 한 뼘 이상 떨어뜨려 두셔야 합니다. 후드 아래 기름때가 두껍게 쌓인 것도 같은 이유로 위험합니다.

호스 교체 주기, 중간 밸브 잠그기, 레인지 주변 비우기. 셋 다 오늘 저녁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주방에 가서 벽에 있는 중간 밸브부터 찾아보세요. 어디 있는지 모르셨다면 그것부터가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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