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흑백요리사' 이야기..스타 셰프 열풍 다시 불까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9. 3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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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넷플릭스

어딜가도 '흑백요리사' 이야기뿐이다.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밈을 생성하며 압도적인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다. 원래도 예약하기 힘들었던 식당은 이미 한 달 치 예약이 꽉 들어찼다. 지금은 넷플릭스에만 국한되어 있지만, 지금의 열기가 계속된다면 조금 더 다양한 곳에서 이들의 모습을 볼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는 매주 화요일 새로운 에피소드를 공개하고 있다. 지난주에 공개된 회차에서는 흑수저와 백수저 요리사의 1대1 대결과 남은 요리사들의 팀 대결이 이뤄졌다. 팀 대결에서 패배한 요리사들이 편의점 음식을 통해 펼치는 패자부활전, 20인의 먹방 유튜버와 함께하는 레스토랑 미션 등 앞으로 공개될 미션은 계속해서 '흑백요리사'를 시청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사진=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향한 관심은 수치로도 나오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공개 첫 주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차트에서 한국 예능 콘텐츠가 1위를 차지한 건 '피지컬:100' 이후 처음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공개한 주간 화제성 순위에서도 TV·OTT 콘텐츠를 통틀어 1위에 올랐다. 백종원, 안성재, 최강록 등 출연진 역시 인물 화제성 조사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을 향한 관심은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져, '흑백요리사'의 출연진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은 대부분 예약이 가득 찼다.

요리를 주제로 하는 예능은 많이 찾아볼 수 있지만, '흑백요리사'를 향한 관심은 남다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요리가 본업인 셰프들이 출연한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화려한 스타셰프들이 즐비한 요리 예능이 대세를 이뤘다. 요리 예능, 혹은 쿡방의 출연진은 화려한 경력을 가진 스타 셰프에서 연예인으로 넘어갔다. '편스토랑'처럼 연예인들이 자신들의 레시피로 대결을 펼치거나 '서진이네'처럼 연예인들이 식당을 경영하는 식으로 말이다. 아웃라이어 백종원의 존재가 있지만, 그 역시 엄밀히 따졌을 때 셰프라고는 할 수 없다.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요리 예능 역시 충분히 진정성이 담겨있지만 요리를 업으로 삼은 이들이 보여주는 진정성과 진심은 이를 아득히 뛰어넘었다. 잘 비춰지지 않던 사람들이 새롭게 등장하자 신선함이 느껴졌다는 것은 덤이다. 

/사진=넷플릭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넷플릭스답게 많은 요리사가 출연하다 보니 이들의 매력을 꼼꼼히 뜯어볼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백수저 셰프들이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열풍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곳에서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커지고 있다. 그리고 몇몇 조건을 살펴보면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이미 스타 셰프들이 중심이 된 예능이 성공했던 사례가 있고, 지금도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실제로 많은 방송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백수저 셰프들이 과거 출연했던 예능을 통해 이들의 과거 모습을 발굴하고 있다.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포맷을 넘어 이들의 요리까지 함께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만들어진다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 보는 재미를 줄 수도 있다. 

셰프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이유가 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다. 파인다이닝의 마진율은 3~5%가 보통, 아무리 많아도 8%를 넘기지 않는다. 먹는 사람은 20만원을 지불하지만 셰프들의 손에는 채 만원도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고기를 이븐하게 구워내고 채소를 정확히 익힐 수 있는 안성재 셰프의 모수가 잠시 휴업에 들어간 것도 따지고 보면 돈 문제가 가장 크다. 바꿔 말하면 식당을 운영하는 셰프라면 외부에서 돈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보통의 경우에는 파인다이닝이 아닌 캐주얼 브랜드를 서브로 론칭해 수익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출연 역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과거 많은 스타 셰프들이 '냉부해'에 출연했던 이유 중 하나 역시 이러한 경제적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변수는 변화한 방송시장이다. 과거 스타 셰프들이 출연해 방송가를 장악했을 시기에는 방송 말고는 제대로 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유튜브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특히나 유튜브는 기존 방송과 달리 더 직접적이고 친밀한 소통도 가능하다.

여경래, 최강록, 선경 롱게스트 등 백수저 셰프 중 일부는 이미 꾸준하게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키워가고 있다. '흑백요리사'를 기점으로 이들의 유튜브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져 조회수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미 한 차례 '흑백요리사'를 통해 자신들을 알렸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대신 자신의 유튜브를 키워가는게 더 이득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 오랜만에 새로운 바람을 불고 온 스타 셰프들이 방송가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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