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예타벽 못 넘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 또 주저앉나

아무래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이 예타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의회에 출석한 오세훈 시장이 예타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언급했죠. 대체 지금 진행 현황이 어떻길래 그런지 간략하게 확인해 보겠습니다.

오세훈 시장, “분위기 썩 호의적이지 않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은 현재 신사까지 연결된 신분당선을 용산, 삼송, 나아가 킨텍스까지 이어나가는 사업입니다. 특히 지하철로 도심에 가려면 3호선 이외에 대안이 없는 은평구 일대의 대표 숙원사업이죠.

그런데 지난 2월 21일 진행된 서울시의회 본회의(316회 임시회, 2차)에 나온 오세훈 시장은 관련 시정질문에서 현재 KDI에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분위기가 썩 호의적이지는 않다”고 전했습니다. 예타 통과가 불투명하다는 거죠.

“기재부를 비롯해서 정부 부처와 논의 중인데… 지금 분위기를 전달받은 바에 의하면 썩 그렇게 호의적인 것은 아니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습니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오세훈 시장의 공약이고 동시에 대통령 공약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렇게까지 발언이 나왔다는 건 정말 온몸비틀기를 해봤는데 도저히 답이 안 나온다는 얘기기도 할 겁니다.

결국 시정 질문은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는 원론적인 얘기와 함께 빨리 공사가 시작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알맹이 없는 외침으로 끝났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은 방법이 없다는 얘기로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요.

서울시 도전에 재도전… B/C 0.94까지 올렸지만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사실 이미 예타 앞에 반쯤 고꾸라진 경험이 있습니다.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은 2008년 민간 제안으로 본격적으로 검토를 시작했다고 하고,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규사업으로 반영되었습니다.

이 사업은 2017년 6월에 사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예타 기회를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GTX-A와 노선을 공유한다는 계획이라 GTX-A가 확정되기 전에는 안된다고 계속 퇴짜를 맞았다고 하네요.

결국 2018년 6월에 비로소 18.464km 노선이 간신히 예타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었는데요. 이듬해 9월에 진행된 예타 중간점검 회의 결과에서는B/C값이 너무 낮아서 통과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서울시는 그 분석에도 문제가 있고, 아예 예타제도 자체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습니다. 결국 해결을 보지 못한 채로 시간만 흐르는 가운데,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노선이 포함되자 서울시는 기존 노선을 철회하고 재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번에야말로 통과하겠다며 이를 갈고 사전타당성조사 결과를 0.94까지 끌어올렸다고 하죠. 지금은 그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인데, 이것도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낭보가 나온 겁니다.

낮은 사업성이 발목… 조기착공 가능할까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확실히 기대하는 분들이 많은 사업입니다. 그러니 선거 때 마다 모든 후보들이 입을 모아 조기 착공을 약속했죠. 그래도 항상 사업성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탓에 이제는 예타면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생겼습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예타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힌다고 합니다. B/C값을 떠나서 필요로 하는 많은 분들에게 꼭 필요한 출근길, 퇴근길을 보장해 드리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공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래도 당분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에 관해 좋은 소식을 듣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세훈 시장은 B/C값을 떠나서 조기 착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니, 약속의 이행을 기다려 볼 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