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의 하늘 위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쟁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실전 투입했고, 중국은 '둥펑-17'로 태평양 전략의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은 수조 원을 쏟아부으며 이 경쟁에 뛰어들었죠.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어디쯤 서 있을까요?
놀랍게도, 우리는 이미 마하 6의 벽을 뚫었습니다. 그것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면서 말이죠.
현대로템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조용히, 그러나 착실히 써 내려가고 있는 이 이야기는 2035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대한민국 국방의 '비밀 병기'에 관한 것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란 무엇인가 — '게임 체인저'의 정체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해하려면 먼저 숫자 하나를 기억하면 됩니다.
바로 '마하 5', 즉 음속의 5배입니다.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6,120km에 달하는 속도죠.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 마하 5를 기본 기준으로, 그 이상의 속도로 비행하는 무기체계를 말합니다.

그런데 빠르기만 하면 기존 탄도미사일과 무엇이 다를까요? 결정적인 차이는 '궤도'에 있습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기 때문에 발사 직후 궤적을 계산하면 어느 정도 낙하 지점 예측이 가능합니다.
반면 극초음속 미사일은 비행 중에도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변칙적 궤도 비행'이 가능합니다.
빠르기도 빠른데,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이 수십 년간 공들여 구축한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 자체가 극히 어렵습니다.
군사 전략가들이 이 무기를 '게임 체인저'라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도전 — '하이코어(HyCore)' 프로젝트
대한민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이야기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현대로템과 ADD는 이 해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의 기반이 되는 비행체 개발 사업에 공식 착수했습니다.
이 비행체의 이름은 '하이코어(HyCore)', 극초음속(Hypersonic)과 핵심(Core)을 결합한 이름으로, 말 그대로 극초음속 기술의 심장부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죠.

하이코어 사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는 극초음속 비행체가 초고속으로 날아가는 동안 어떻게 안정적인 추진력을 유지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일반 제트엔진이나 로켓엔진은 이 속도 영역에서 한계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스크램제트(Scramjet) 방식의 추진 기술입니다.
비행체가 초고속으로 날면서 외부의 공기, 즉 산소를 직접 흡입해 연료와 함께 연소시키는 방식이죠.
별도의 산화제를 탑재할 필요가 없으니 무게를 줄일 수 있고, 고고도 대기권 환경에서도 지속적인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현대로템과 ADD는 바로 이 핵심 초기 기술 확보에 최근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2024년 시험 발사
기술 개발의 진가는 결국 실제 시험에서 증명됩니다.
2024년에 실시된 하이코어 시험 발사는 그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결과를 남겼습니다.
당초 목표로 설정했던 수치는 고도 22km, 마하 5였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험에서 하이코어는 고도 23km, 마하 6 이상, 시속으로 환산하면 약 7,340km의 속도를 기록하며 목표를 뛰어넘었습니다.

이 속도가 얼마나 빠른 것인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현재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의 최고 속도는 마하 2.5 수준입니다. 하이코어는 그보다 약 2.6배 빠른 속도로 날아간 것입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직선 거리가 약 325km인데, 하이코어의 속도라면 이 거리를 약 2분 40초 만에 주파하는 셈이죠.
적의 방공망이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는 속도입니다.
목표 초과 달성이라는 결과는 하이코어 기술의 완성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인 것입니다.
2035년 양산 체제 구축 — 현실적인 목표인가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해서 곧바로 실전 배치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무기체계 개발에는 기술 검증 이후에도 수많은 단계가 남아 있습니다.
내구성과 신뢰성 검증, 유도 정밀도 향상, 양산 공정 설계, 그리고 군의 작전 운용 개념 정립까지 거쳐야 할 산이 많습니다.

현대로템은 2024년 시험 발사 데이터를 토대로 최근 R&D 고도화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내부 검토 결과, 현재의 기술 발전 속도가 지속된다면 2035년 본격적인 양산 체제 구축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대한민국은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실전 보유한 나라가 됩니다.
단순한 '기술 보유국'이 아니라, 양산 체제까지 갖춘 실질적 전력화를 이뤄낸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각별한 것이죠.
물론 2035년까지 남은 기간 동안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목표를 초과 달성한 시험 성과와 핵심 기술 확보라는 두 가지 성과를 이미 손에 쥔 지금, 그 가능성은 결코 허황된 이야기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왜 지금 극초음속인가 — 한반도 안보 환경과의 연결
이 개발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순수한 기술 성취를 넘어섭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을 보면 그 이유가 명확해집니다. 북한은 이미 자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선언하고 시험 발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둥펑 계열 극초음속 활공체로 서태평양 일대의 미군 전력을 위협하고 있죠.
이 상황에서 한국이 독자적인 극초음속 전력을 갖추는 것은 단순한 무기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도 당신의 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는 전략적 억제력의 확보인 것입니다.

또한 극초음속 기술은 방어 측면에서도 새로운 도전을 만들어냅니다.
천궁-2를 비롯한 현재 한국의 방공 자산들은 극초음속 표적에 대한 대응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공격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과정에서 축적되는 데이터와 기술은 역설적으로 방어 체계 고도화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창과 방패가 함께 진화하는 것이죠.
현대로템의 새로운 도전 — 전차 기업을 넘어서
현대로템이라는 이름은 K2 전차, 고속철도 KTX 차량 등 궤도 위를 달리는 무기와 기계들로 익숙합니다.
그런데 이제 그 현대로템이 마하 6으로 하늘을 가르는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사업 다각화가 아닙니다. 한국 방위산업 생태계 전반의 기술 고도화를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ADD와의 민군 협력 모델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국가 연구기관의 기초·원천 기술과 민간 방산 기업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결합된 이 협력 방식은 K2 전차, 천궁-2에서도 입증된 한국 방산의 강점입니다.
2035년, '마하 6'을 넘어 실전 배치된 극초음속 미사일이 한반도 하늘 위를 지키는 날을 위해, 현대로템과 ADD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