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EV3 ‘서울-속초’ 200㎞ 주행해보니...전비 7.3㎞/㎾h[카미경]

기아 EV3 롱레인지 어스/사진=조재환 기자

기아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3는 장거리를 주행할수록 장점이 돋보였다. 고속도로 주행과 와인딩 주행 등 다양한 조건 속에서도 전비는 1㎾h당 7.3㎞를 넘었다. 이 전기차에 81.4㎾h 용량의 니텔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 것을 감안하면 남녀노소 쉽게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24일 기아가 주최한 EV3 미디어 시승행사에 직접 참석해 서울 성수동부터 강원도 롯데리조트 속초까지 총 200㎞를 주행했다. 주행하면서 차량의 정숙성 뿐만 아니라 새롭게 탑재된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수차례 체험해봤다.

배정받은 시승차는 19인치 휠이 장착된 어스 트림 풀옵션이다. 기아에 따르면 19인치 휠 롱레인지 사양의 산업부 인증 기준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478㎞(도심 518㎞, 고속도로 428㎞)다. 17인치 휠 사양을 선택할 경우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복합 501㎞(도심 545㎞, 고속도로 447㎞)다.

기아 EV3에 탑재된 생성형 AI 기반 '기아 AI 어시스턴트'로 "속초에서 가장 좋은 전기차충전소 알려줘"라는 명령어를 넣어봤다./사진=조재환 기자

시승 출발 전 챗GPT(chatGPT) 기반의 기아 AI 어시스턴트를 써봤다. 직접 “강원도 속초에서 제일 좋은 전기차 충전소는 어디야”라고 물어보니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를 추천해줬다. 하지만 이 AI 어시스턴트는 속초관광수산시장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 개수 등 자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시승 전 배터리 잔량을 살펴보니 90%가 채워졌다. 주행 가능 거리 가이드를 살펴보니 평균적으로 429㎞를 주행할 수 있다고 뜬다. 만약 공조 장치를 끄거나 전비 운전을 하면 최대 668㎞를 갈 수 있고 무리하게 주행하면 286㎞를 갈 수 있다는 표기도 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참고사항일 뿐이다. 직접 에어컨 온도를 21도로 설정하고 도로 제한속도에 맞춰서 주행해봤다. 장거리 주행인만큼 고속도로 구간에서 주행보조(ADAS) 기능을 최대한 사용해봤다.

주행보조(ADAS)가 기아 EV3 롱레인지 어스 트림 차량이 올림픽대로에 진입하는 모습/사진=조재환 기자

서울 올림픽대로를 진입하기 전 도심 구간을 통과해봤다. 이 때 EV3에 새롭게 탑재된 ‘아이페달(I-PEDAL) 3.0’ 기능을 써봤다. 스티어링 휠 좌측 패들시프터를 통해서 실행시킬 수 있는데 이 기능이 실행되면 도심 구간에서 손쉽게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가속, 감속, 정차까지 유도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아이페달 3.0 기능을 실행하고 회생제동 강도를 가장 높은 3단계까지 설정을 하니 신호 정차 구간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었다.

시승차량은 한국타이어 아이온(iON)제품이 장착됐다. 전기차를 위한 저소음타이어로 대중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타이어 중 하나다. 아이폰 제품이 장착된 EV3는 도심구간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주행 시에도 하체 소음을 잘 억제해줬다. 함성훈 기아 MSV종합시험팀 책임연구원은 “차량 뒤쪽에 천공 흡차음백이라는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며 “자체적인 시험을 통해 흡차음재를 적절히 배분했다”고 자신했다.

주행하면서 다시 기아 AI 어시스턴트에게 “테슬라 모델3 단점에 대해 알려줘”라고 물어봤다. 이 질문에 대해 AI 어시스턴트는 오히려 장점을 부각시켰다. 국승용 AI CX 랩장은 “고객이 좀 더 긍정적인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방향성에 맞춰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EV3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유지보조2, 고속도로주행보조2 등 현대차그룹의 주요 주행보조(ADAS) 사양들이 다 들어갔다. 특히 스티어링 휠에 ‘핸즈 온 디텍션(Hands On Detection)’ 기능이 내장됐다. 만약 ‘핸들을 잡으십시오’ 경고가 나올 경우 스티어링 휠을 살짝 건드리면 경고가 해제된다.

EV3의 ADAS 기능은 무난하다. 특히 정체 현상을 겪는 램프 구간 진입시 차로유지보조2는 유용하게 쓰인다. 하지만 시속 40㎞가 넘을 경우 급 커브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이 스스로 풀린다. 아직까지 이 기능은 완전 자율주행 기능이 아닌 단순한 주행 보조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주행 중인 기아 EV3. 사진 왼쪽은 롱레인지 어스 트림이며 오른쪽은 GT라인 트림이다./사진 제공=기아
기아 EV3 뒷모습/사진=조재환 기자
기아 EV3 GT라인 실내/사진=조재환 기자

10㎞ 넘는 길이의 인제양양터널 통과 직전 배터리 남은 잔량을 살펴보니 327㎞라고 표기됐다. 해당 터널의 양양 방향은 내리막 구간이 많다 보니 EV3는 이 때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고 오히려 충전됐다. 터널 통과 후 배터리 남은 잔량은 332㎞로 표기됐다.

200㎞ 무충전 주행 후 EV3의 전비를 살펴보니 1㎾h당 7.3㎞가 나왔다. 차량의 공인 전비(복합 5.1㎞/㎾h, 도심 5.5㎞/㎾h, 고속도로 4.6㎞/㎾h) 수치를 뛰어넘는다.

서울서 롱레인지 기준 36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한 EV3는 효율이 아주 괜찮은 전기차다. 다만 차량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충전구와 800V(볼트) 고출력 충전이 지원되지 않는 E-GMP 플랫폼 전기차라는 점은 아직까지 일부 소비자들에게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시승의 전반적인 과정은 '블로터' 자동차 영상 채널 카미경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조재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