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연말정산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세액공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는 건가요? 그리고 혜택이 연말정산밖에 없나요? IRP, 연금저축계좌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2023년 OECD는 한국인의 평균기대수명은 약 83.6세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2010년의 80.24세보다 3.36세 늘어난 것이며, 2070년에는 남자 89.5세, 여자 92.5세로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수명이 늘어난다고 해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시기도 늘어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조기퇴직, 희망퇴직 등으로 오히려 늘어난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은 줄어들고 있는데요.

한 국내 시중은행의 자료(2023년)에 의하면 직장인들의 희망 은퇴나이는 평균 65세였지만 실제 평균 은퇴나이는 55세로 10년이나 빠르며, 노후를 위한 경제적 준비를 시작하지 못한 가구가 52.5%나 됐다고 합니다.

또한 준비를 시작한 경우도 평균 45세여서 실제 은퇴 준비를 할 시간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외에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국민연금연구원의 자료에도 약 280만 원~330만 원 수준으로 나타나, 대략 평균적으로 월 300만 원 정도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의 은퇴 후 생활비, 무엇으로 준비해야 할까?

노후에 필요한 기본 자산은 당연히 ‘연금’이어야 하는데, 이는 현금흐름 확보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연금 설계의 기본은 일반적으로 직장인의 기준이 되는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기초로 한 3층 연금입니다.

여유 있는 노후 생활, 개인연금으로 완성?

투자전문가들이 연금을 두고 하는 말 중 ‘국민연금으로 쌀을 사고, 퇴직연금으로 반찬을 사고, 개인연금으로 편히 살 생각을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는 먹고사는 생활만 가능한 노후가 될 뿐이니, 안락한 여생을 위해서는 개인연금으로 우리의 곳간을 차곡차곡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개인연금이란 무엇이며, 정부가 지원하는 세제 혜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맞습니다. IRP(Individual Savings Account, 개인형 퇴직연금)와 연금저축계좌는 개인연금이며, 둘을 합쳐서 보통 연금계좌 또는 세제적격 연금이라고도 합니다.

IRP는 퇴직연금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라면 많이들 아시겠지만, 연금저축의 경우에는 금융권역별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명이 달라서 좀 헷갈릴 수 있는데요.

은행(신탁업자)에서는 연금저축신탁(2018년 판매 중지), 증권(투자중개업자)은 연금저축펀드, 보험회사는 연금저축보험이라고 하며, 연금저축펀드와 연금저축보험은 증권사, 은행, 보험사에서 모두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금으로 수령 시에는 저율의 연금소득세(5.5~3.3%)를 내게 됩니다.

이에 반해 세제비적격 연금은 납입 시에는 세액공제가 안 되지만 연금을 수령할 때 수익에 대한 이자소득세(15.4%)의 비과세 효과를 볼 수 있으며,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연금보험이 있습니다.

연금계좌에는 한 해 최대 900만 원까지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연금저축계좌에만 가입하는 경우에는 저축 금액 중 600만 원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고, IRP 단독으로는 900만 원까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세액공제 효과를 높이려면 연금저축계좌에는 600만 원까지 저축하고, 나머지 금액(300만 원)은 IRP에 적립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이체하면 연말정산 시에 이체금액의 10%(최대 300만 원)까지 추가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근로소득만 있는 경우에는 총급여가 5,500만 원(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인 경우 16.5%(지방소득세 포함), 이보다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는 13.2%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근로소득만 있는 근로자가 IRP에 900만 원을 저축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먼저 해당 근로자의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이면
세액공제 대상금액의 16.5%를 환급받을 수 있으므로, 900만 원을 세액공제 받으면 최대 148만 5천 원의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해당 근로자의 총급여가 5,500만 원을 넘으면
세액공제 대상금액의 13.2%에 해당하는 세금을 환급받을 수 있으므로, 세액공제 대상금액이 900만 원이면 최대 118만 8천 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 세액공제를 받지 않고 저축한 금액의 세액공제는?

연금을 수령하기 전이라면 과거에 세액공제 받지 않고 저축한 금액은 이월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IRP에 1,800만 원을 저축하고 900만 원을 세액공제 받았는데, 올해는 사정이 생겨서 저축할 여력이 없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지난해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서 저축한 금액 중 900만 원을 올해 저축한 금액으로 이월해 달라고 요청하면 됩니다.

연금계좌의 세제 혜택은 납입∙운용∙인출 등 총 3단계에 따라 적용되는데, 앞서 말씀드린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는 납입 시의 세제 혜택입니다.

운용 단계에서의 세제 혜택으로는 손익통산과 과세이연을 들 수 있고, 인출 단계의 세제 혜택으로는 저율의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

ISA의 손익통산∙과세이연 효과가 연금계좌에도?

연금계좌에서 운용기간 동안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모두 상계되어 순이익에 대해서만 과세됩니다.

일반계좌에서 투자하면 손실은 인정되지 않고 이익에 대해서만 과세된다는 점과 비교하면 손실상계, 즉 손익통산이 되는 것은 큰 세제 혜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상품을 매매할 때 지금 당장 과세가 되지 않는 점도 장점인데, 이를 과세이연이라고 합니다.

향후 금액을 인출, 즉 연금 수령 시에 과세가 되기 때문에 세금으로 낼 금액까지도 투자로 운용할 수 있어 추가로 이익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인출 단계의 세제 혜택, 저율의 연금소득세

연금계좌에서 발생하는 소득은 연금소득, 기타소득, 퇴직소득(퇴직금이 입금됐을 경우)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연금으로 인출할 경우연금소득에 해당하여 5.5~3.3%의 연금소득세로 원천징수됩니다. (55~70세 미만이면 5.5%. 70~80세 미만이면 4.4%, 80세 이상이면 3.3%)

추가적인 사적연금소득 때문에 종합과세에 해당하게 되고 예상하지 못한 세금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개인연금을 추가로 가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정부는 연금 수령 시에도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데요.

공적연금 외에 개인연금이 매월 125만 원(연간 1,500만 원)을 초과한다면 세금은?

2023년 이전에는 개인연금을 연간 총 1,200만 원을 초과해 수령하면 종합과세 대상에 해당하여 공적연금과 합산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별도로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 말 세법 개정으로 2024년부터는 개인연금을 수령할 때 연간 수령액이 1,500만 원이 넘더라도 16.5%(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연금소득 1,500만 원은 국민연금 등의 공적연금을 제외한 금액을 말하며, 연금계좌의 재원 중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으로만 계산됩니다.

IRP는 연말정산 시에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급여를 IRP에 이체한 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는 IRP와 퇴직급여를 받는 IRP가 이름만 같은 것인지, 진짜로 같은 것인지 헷갈리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리고 IRP는 직장인뿐만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고용하는 자영업자도 가입이 가능합니다.

이들과 같은 IRP 가입자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직접 부담금을 납입하여 적립 및 운용할 수 있고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노후 대비를 위해 잘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퇴직연금계좌(DC형, IRP)는 예∙적금, 펀드, 채권, ELS, ETF 등 다양한 상품으로 운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퇴직금이 입금되어 운용이 되다 보니, 안전하게 운용하기 위해 위험자산은 70%밖에 운용할 수 없으며, 원자재 선물 ETF와 달러 선물 ETF 등 파생상품 위험평가액이 일정 기준을 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없습니다.

또 지수 움직임의 2배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레버리지 ETF와 주가 하락을 추종하는 인버스 ETF에도 투자할 수 없습니다.

퇴직연금계좌는 중도인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연금개시 전에는 인출이 불가능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 이직이나 퇴사로 받은 퇴직급여는 이미 가입하고 있는 IRP에 이체하는 게 좋은지, 새로운 IRP를 개설해서 이체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문의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IRP 적립금은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고 연금을 개시하기 전에는 적립금 일부를 인출할 수 없기 때문에, 자금이 필요하면 계좌 자체를 해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55세 이전에 중도해지를 하면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연금 수령 시 다양한 설계를 원한다면 기존 IRP와는 다른 IRP를 개설해서 그곳으로 퇴직급여를 이체하는 것이 낫습니다.

다만 금융회사 한 곳에 하나의 IRP만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가입하는 IRP는 다른 금융회사에서 개설해야 합니다.

또한 퇴직금 제도에서 퇴사를 한 경우(퇴직연금제도 미가입)에는 기존 IRP에 퇴직급여를 이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오래전에 가입한 IRP에 퇴직급여를 이체하면 초기에 연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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