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비 사막, 폐차된 아우디들… 디젤게이트의 끝자락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의 넓은 대지 위, 반짝이는 아우디 차량들이 뜨거운 태양 아래 고요히 놓여 있다.
이 차량들은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 이른바 '디젤게이트(Dieselgate)' 사건 이후 발생한 대규모 리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사막에 방치된 것이다.
사막의 먼지 속에서 수천 대의 고급 세단과 SUV들이 마치 무덤처럼 서 있는 모습은 현대 자동차 산업의 가장 악명 높은 스캔들의 잔혹한 결과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디젤게이트의 발단과 그 후폭풍
디젤게이트는 폭스바겐이 약 1,100만 대의 차량에 배출가스 시험을 통과시키기 위해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폭스바겐이 아우디를 비롯한 여러 모델에 ‘결함 장치’를 설치해 배출가스 시험을 조작했음을 확인했다. 그 결과, 실제 도로에서의 오염 배출량은 시험에서 나타난 수치보다 훨씬 높았다.
이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폭스바겐은 미국에서 147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 규모의 배상금을 지급하며, 30만 대 이상의 차량을 회수하거나 수정했다.
그러나 문제는 차량들의 처리였다. 2018년 NPR의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모하비 사막과 빅토빌(Victorville) 등 건조한 지역에 대규모 주차장을 임대해 이 차량들을 보관하기 시작했다. 이는 차량들이 부식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사막 한가운데에 방치된 차량들의 모습은 ‘자동차 묘지’로 비유되기 시작했다.
환경적·경제적 영향: 사막의 자동차 쓰레기 더
사막에 방치된 차량들은 환경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친다. 비록 사막의 고립된 환경이 즉각적인 오염을 막는 듯 보이지만, 차량들이 오랜 시간 방치되면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물질이 토양에 스며들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2024년 10월, X(구 Twitter)에는 이러한 환경적 우려를 제기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사용자는 "디젤게이트로 인한 리콜로 차량들이 방치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량의 부품들이 붕괴하고, 유해물질이 자연으로 스며들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제적으로도 모하비 사막은 폭스바겐에 막대한 비용을 안겨줬다. 차량의 보관과 관리에는 수억 달러가 소요되었고, 일부 지역 경제는 임시로 활성화되기도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 차량들은 단순한 비용의 덩어리였다. 폭스바겐은 차량 수리와 판매, 수출을 위한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했지만, 구형 모델에 대한 수리 비용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워 많은 차량들이 여전히 사막에 방치되어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 지속 가능성 논란
2025년 현재, 많은 차량들이 이미 처리되었거나 부품으로 분해되었지만, 여전히 일부 차량은 사막에 남아 있다.
지난 7월, 역사사진이란 계정이 '레딧'에 올린 항공사진에는 줄지어 놓인 아우디 차량들의 모습이 포착되었고, 여전히 디젤게이트의 그림자는 길게 드리워져 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폭스바겐이 전기차로의 전환을 꾀하는 이유는 디젤게이트에서 받은 평판 타격 때문"이라며, 이번 스캔들이 자동차 산업의 큰 변곡점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렇지 환경 단체들은 이 사막에 방치된 수천 대의 차량을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더 빨리 처리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기업의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혁신이 윤리적인 기준과 어떻게 일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불러일으킨다.
디젤게이트는 단순한 기업의 실패를 넘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많은 차량들이 폐차되거나 부품으로 재활용되었지만,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이 차량들이 다시 활용될 수 있었을지, 아니면 기부나 재사용할 수 있었을지를 의문시한다.
경제학자들은 이 스캔들로 인해 폭스바겐이 입은 손실이 약 3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규제를 피하려고 할 때의 비용이 얼마나 큰지 잘 보여준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모하비 사막에 남아 있는 이 ‘디젤 유령들’은 자동차 산업이 혁신과 윤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지 않으면, 그 후폭풍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는 경고의 상징으로 남을 것이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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