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3번 이상 데쳐서 드세요" 끓일수록 독성 빠지고 영양 살아나는 '봄나물'

봄이 되면 밥상에 고사리나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제사상에도 오르고, 비빔밥에도 들어가고, 반찬으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건강에 좋은 봄나물이라는 인식이 강해 별 생각 없이 집어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고사리에는 프타퀼로사이드(Ptaquiloside)라는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와 관련 연구에서 발암 가능성이 언급된 물질로, 불완전하게 조리된 고사리를 장기간 섭취하면 위암·방광암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성분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냄새도 없고 색깔 변화도 없어, 살짝 데친 고사리와 충분히 데친 고사리를 눈으로는 구별할 수 없습니다.

프타퀼로사이드는 수용성 물질입니다. 물에 녹기 때문에 끓는 물에 충분히 삶고, 물에 오래 담그는 과정에서 제거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의료계 자료에 따르면 고사리는 최소 10분 이상 끓는 물에 데친 뒤 흐르는 물에 하루 정도 담가 독성을 제거해야 합니다. 살짝 데쳐 쌉싸름한 맛이 살아 있는 고사리를 선호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 쌉쓸한 맛 자체가 독성 성분이 아직 남아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조리 후 나물 맛이 부드럽고 쓴맛이 줄어드는 것이 독성이 충분히 빠졌다는 기준입니다. 데친 물은 반드시 버려야 하며, 다른 요리에 재사용하면 독성 성분을 다시 섭취하는 결과가 됩니다.

제대로 데쳐야 영양이 살아납니다

고사리를 충분히 데치면 독성이 빠지는 동시에 영양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변합니다. 생 고사리의 식이섬유는 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형태이지만, 열처리를 거치면 소화 흡수율이 크게 높아집니다. 고사리에는 식이섬유, 칼슘, 칼륨, 비타민 B2가 풍부합니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혈압 안정에 기여하고, 식이섬유는 장 운동을 활성화합니다. 봄나물에서 찾을 수 있는 사포닌 성분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 성분들이 제대로 작용하려면 독성이 먼저 충분히 제거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고사리와 함께 반드시 데쳐서 먹어야 하는 봄나물이 더 있습니다. 두릅에는 사포닌 성분이 다량 포함돼 있어 생으로 먹으면 구토·설사·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끓는 물에 30초에서 1분 데친 뒤 찬물에 헹궈야 합니다. 원추리는 성장할수록 콜히친이라는 독성 성분이 강해지기 때문에 반드시 어린 순만 골라야 하고, 끓는 물에 충분히 데친 뒤 찬물에 2시간 이상 담가야 합니다. 식약처는 원추리의 콜히친이 수용성 독성 물질이므로 이 과정만 지키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냉이, 달래, 씀바귀, 취나물은 생으로 먹어도 되지만, 두릅·고사리·다래순·원추리는 반드시 데쳐야 합니다.

채취 장소도 가려야 합니다

봄나물을 직접 채취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채취 장소를 가리지 않으면 독성 성분과 별개로 농약과 중금속 오염이 문제가 됩니다.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 주변이나 도시 하천변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은 토양이 오염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식약처는 이런 장소에서 채취한 봄나물은 아무리 잘 데쳐도 중금속이 제거되지 않을 수 있어 가급적 채취하지 말 것을 권고합니다. 또한 독초와 식용 나물을 혼동하는 사고가 매년 봄마다 발생합니다. 전문가의 확인 없이 채취한 나물을 섭취하는 것은 프타퀼로사이드보다 훨씬 빠르게 위험한 결과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봄나물은 잘만 먹으면 약이 됩니다. 비타민이나 무기질이 평소보다 최고 10배까지 더 필요해지는 봄철, 고사리를 포함한 봄나물이 그 영양을 채우는 현실적인 수단이 됩니다. 냉이 30g과 취나물 45g을 한 끼에 먹으면 하루 비타민A 권장량의 101%, 비타민C의 35%를 충족할 수 있다는 식품영양학회 자료가 있습니다. 그 영양을 온전히 얻으려면 조리가 먼저입니다. 충분히 끓이고, 물에 담가 우려내고, 데친 물은 버리는 것. 이 세 단계를 지키는 것이 봄나물을 독이 아닌 약으로 먹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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