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4조 돌파’ 전망에도 웃기 힘든 통신3사, 왜?

김봉기 기자 2023. 1.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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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는 정부와 정치권으로부터 5G 요금제를 지금보다도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조선일보DB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다음달부터 지난 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선 통신3사가 4분기를 포함해 지난해 호(好)실적을 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통신3사 합산 영업이익이 2년 연속 4조원을 넘었을 뿐 아니라 전년대비 약 1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통신3사가 이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을 상황이란 지적이다. 호실적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의 통신3사를 향한 5G(5세대이동통신) 중간요금제 확대 압박과 5G어르신 요금제 추가 도입 압박이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21·2022년 연이어 합산영업 4조 돌파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통신3사의 지난해 실적추정치는 매출이 전년대비 4.4% 증가한 56조9347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5% 증가한 4조4601억원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21년 통신3사가 10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을 4조원 돌파한 데 이어 또다시 이를 넘겼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통신3사가 지난해 5G서비스와 유료방송과 같은 미디어 분야 뿐 아니라 인공지능(AI)·클라우드와 같은 신사업 분야에서 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통신3사의 지난해 5G 가입자는 11월 기준 2755만명을 넘었고 인터넷TV(IPTV) 가입자는 지난해 상반기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미디어 매출도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또 통신3사 모두 B2B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등 분야에서 성장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이 17조3273억원으로 2021년에 비해 3.5%, 영업이익은 1조6607억원으로 전년대비 19.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지난해 예상 매출은 25조6479억원으로 2021년 대비 7.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조7760억원으로 역시 전년보다 6.2% 늘어난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이 13조9595억원으로 0.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5% 증가한 1조2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통신3사의 합산 영업이익 추이. /조선일보DB

◇거세질 5G중간요금제 ‘확대’ 압박

통신3사가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통신3사를 향한 통신비 인하 압박은 올해 더욱 거세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통신3사가 지난해 8월 데이터 40~100GB(기가바이트) 구간에 대해 처음 실시한 5G중간요금제과 관련, 이를 다른 데이터 구간으로까지 더 확대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란 지적이다.

이미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해 12월 말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2023년 업무 계획’에서 국민의 통신비 절감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공하는 ‘5G중간요금제’ 추가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8월 통신 3사가 데이터 24~31GB 구간 요금제를 새롭게 내놓긴 했지만, 정부는 소비자 선택 폭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데이터 40~100GB 구간에 해당되는 요금제의 추가 출시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DB

여권(與圈) 관계자는 “통신3사의 지난해 1~3분기 실적만 공개됐던 상황에서도 이미 정부는 5G 중간요금제 확대 추진을 새해 정책 방향으로 정했었다”며 “4분기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실적이 전년도에 비해서도 계속 좋은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통신3사도 이를 더 이상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지난달 19일 기자 간담회 때 “(통신 3사가) 좀 더 다양한 5G 중간요금제를 만들어 줄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며 “어떤 형식으로든 국민의 통신비 부담이 적어질 수 있게 정부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5G 중간요금제 확대에 나선 데는 아직 국내 5G 이용자들을 위한 요금제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는 여론이 높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9년 4월 5G 서비스가 시작할 때 통신 3사는 이용자들에게 제공되는 월 기본 데이터를 12GB 이하 또는 110GB 이상으로 양분해 요금제를 내놨다. 중간 데이터 구간이 없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어쩔 수 없이 고가 대용량 요금제를 쓰도록 유도한 것”이란 비판과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지난해 8월에야 통신 3사는 데이터 20~30GB대를 제공하는 5G 중간 요금제를 처음 출시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단체들과 정치권에선 “40~100GB 구간 5G 요금제도 추가로 나와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 이어져왔다.

국회 과방위 소속 윤두현 의원실(국민의힘)이 지난해 정기국감 때 발표한 내용. 블라이드에 의뢰해 1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 /조선일보DB

이 뿐 아니라 5G어르신 요금제에 대한 출시 압박도 올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표한 민생안전대책 방안에는 ‘5G어르신요금제 확대 출시’도 포함돼있다. 5G 요금제에서 고령층을 위한 별도 요금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통신업계는 만65세 이상 중에서 기초연금 수령자에 대해선 통신요금을 감면해주는 혜택을 제공해온 만큼 따로 5G어르신 요금제 도입에 소극적이었다. 현재 5G어르신 요금제는 통신3사 중 LG유플러스만 하나를 운영 중인데, 이를 SK텔레콤과 KT도 출시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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