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승인된 1억7200만 배럴 방출 시 2억4300만 배럴까지 감소 전망
미국의 비상용 원유 재고가 4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과의 전쟁 이후 유가가 급등하자 이를 완화하기 위해 비축유를 대거 방출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DOE)와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전략석유비축유(SPR) 잔액은 2억9870만배럴을 기록하며 3억배럴 선이 무너졌다. 이는 지난 1983년 1월 이후 약 4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만 610만배럴이 줄어들었다.

비축유 급감은 중동전쟁에 따른 여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기 때문.
이에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과 함께 비상 비축유 방출에 나섰지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재고 소진 속도가 가속화됐다.
전쟁 전 약 4억1500만배럴 수준이었던 미국의 비축유는 계획된 방출이 완료될 경우 2억4300만배럴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미국의 총 비축 용량(7억1400만 배럴) 대비 재고율은 약 42%에 불과하다.
유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1달러로 1년 전보다 87센트 올랐으며,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은 5.59달러를 넘어서며 운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조건으로 대미 제재 해제 및 배상금 지급 등 강경한 요구를 내걸고 있어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비축유 추가 방출 카드를 만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는 최근 3거래일간 5% 넘게 오르며 배럴당 86달러를 돌파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81달러 선을 넘었다.
이란과 오만 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협상이 좀처럼 타결되지 않는데다 사우디아라비아 홍해 인근 정유시설 피격까지 겹치며 긴장이 고조된 영향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뚜렷한 상황 변화 신호가 없는 한 브렌트유가 배럴당 80~90달러 사이에서 변동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