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본토 공격한 민병대, 배후엔 우크라?…“흔들기 작전 먹히고 있다”

김가연 기자 2023. 6. 3.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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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각)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북부의 한 숲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병대원들의 모습./AFP 연합뉴스

최근 러시아 본토를 향한 민병대의 공격이 잇따르고 있다. 이를 두고 민병대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 CNN은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우크라이나의 작전이 먹히고 있다”고 2일(현지시각) 진단했다.

CNN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략자를 몰아내기 위해 러시아에서 새로운 전선을 열었다”며 “그러나 러시아 영토에 군대를 보내고, 드론을 날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이상하게도 수줍어한다”고 했다.

매체는 러시아도 과거 우크라이나에서 비슷한 작전을 벌인 적이 있다고 짚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침공했을 당시, 러시아군복 차림을 한 남성들이 크림반도에 나타났었다. 이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상점에서 어떤 종류의 군복이든 사 입을 수 있다”며 그들이 러시아 군대 소속 병사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러시아는 이 남성들이 친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인 민병대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분쟁 이후 푸틴 대통령의 지시를 받는 정규군이 크림반도에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

CNN은 “우크라이나가 전략적 효과를 보기 위해 동일한 전술을 채택하고 있다”며 “주요 목표는 러시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전술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러시아가 동요하는 모습을 보여 그 효과가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이번 작전을 군사적·비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적군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의 양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본토 내 공격이 잇따르자 러시아 지도부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일 정례 국가안보회의에서 “러시아를 흔들려는 악의를 품은 자들의 시도가 늘고 있다”며 “그들이 어떤 경우에도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민병대는 ‘러시아자유군단’(FRL)과 ‘러시아의용군단’(RVC)이 유력하다. 이들 민병대는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인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우크라이나 북부의 한 숲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추가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사전에 공격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었고 도움을 주기도 했으나, 공격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민병대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국경을 넘어서 하는 일들은 전부 우리가 결정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은 우리에게 행운을 빌어주었으나,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함께 들어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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