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는 조금만 늘어져도 안 봐”…2분짜리 숏폼 드라마 뜬다, 시장규모 13조라는데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9. 1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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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짧은 영상 선호
세계시장 13조원 규모 성장
저비용 고효율 사업 주목
1200억 투자한 크래프톤 등
토종 플랫폼도 속속 진출
‘릴숏’ 등 중국기업과 경쟁
숏폼 드라마 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정보기술(IT)기업들의 경쟁이 불붙고 있다.

편당 영상 길이가 1~2분에 불과한 숏폼 드라마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짧은 영상 포맷을 선호하는 1020세대 시청 습관과 맞물려 중국, 북미, 한국, 일본 등지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기존 숏폼 플랫폼인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별개로 숏폼 드라마만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게임, 웹툰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에 노하우가 있는 국내 테크 기업들도 중국 회사들이 초기에 진입한 글로벌 숏폼 플랫폼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메이저 게임사인 크래프톤은 최근 글로벌 숏폼 드라마 플랫폼 회사인 스푼랩스에 12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관련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크래프톤이 진행한 비(非)게임 기업 투자 중에서 가장 큰 규모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회사 내부적으로 숏폼 드라마 플랫폼의 사업성에 대한 판단이 섰고, 원천 IP 확보를 통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크래프톤은 “향후 IP 확장 가능성과 흥행 가능성이 높은 숏폼 드라마를 게임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18일 매일경제에 밝혔다.

스푼랩스는 한 회차당 2분 안팎의 숏품 드라마를 전용 플랫폼 ‘비글루’를 출시했다. 한국어·영어·일본어·중국어·스페인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 등 7개 언어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달부터 일본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와 함께 일본과 미국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한다.

크래프톤 자회사인 띵스플로우는 회사가 보유한 오리지널IP를 활용해 숏폼 드라마와 게임 제작에 나섰다. 이밖에 국내 콘텐츠 플랫폼 리디는 최근 숏폼 드라마 사업 검토에 착수했고, 폭스미디어는 지난 4월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탑릴스’를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웹툰IP를 다수 보유하고 플랫폼 운영 역량이 있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장 진입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젊은 사용자 신규 유입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국내 플랫폼 입장에서는 숏폼이 새로운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숏폼 드라마는 통상적으로 작품당 50~150화로 구성된다. 자극적이고 빠른 플롯이 특징이다. 1분안에 상황이 반전되고, 50화(50분)안에 극이 끝나기도 한다. 치정 멜로, 복수 등 자극적인 주제로 한 드라마가 많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빠르게 소비하려는 젊은 세대들의 ‘인스턴트’ ‘도파민’ 트렌드를 파고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기업 입장에서 숏폼 드라마는 수익성이 좋다. 초반 10~20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부터 과금하는 형태로 편당 500원~1000원 가량을 받는다. 드라마 시리즈 한편을 시청하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월 구독료를 내는 셈이 된다. 반면 제작비는 기존 드라마보다 훨씬 저렴한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다. 카카오벤처스는 “비싼 가격임에도 소비자는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에 기업에게 숏폼 드라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은 중국 회사들이 사실상 선점한 상태다. 중국 COL그룹의 ‘릴숏’과 뎬중테크의 ‘드라마박스’가 대표적이다.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릴숏은 올해 1분기 누적 다운로드 3000만회를 돌파했고, 매출 7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1000만달러 이상의 월매출을 만들어내며 숏폼 드라마의 수익성을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릴숏은 중국에서 회사가 보유한 500만개 이상의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숏폼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세운 후 북미에서 선호하는 IP를 탐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 LA에는 직접 스튜디오를 세워 IP발굴·촬영·편집·유통 전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드라마박스는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는 숏폼 드라마 플랫폼이다. 올 1분기에만 다운로드 수 700만회를 돌파했다.

특히 중국 회사들은 AI를 활용해 싸고 빠르게 영상을 제작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편집자나 현지 배우를 대체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카카오벤처스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를 13조원으로 추산했다. 한국 시장 규모는 6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373억 9000만 위안(약 7조 12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규모가 250% 이상 성장한 것이다.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 75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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