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캠핑? 처음 다녀온 아재의 슬픈 10줄 요약본.
혼자 캠핑? 처음 다녀온 아재의 짧은 여행기
혼자 백팽킹?을 가려했는데 내가 왜 싫어하는 산에 올라야 하는가 싶어서 접었습니다. 한적도 없지만요 ㅋ
다니는 회사에 주차장이 매우 협소하여 어찌어찌 하다가 구입하게된 나의 두번째 애마인 125 스쿠터를 타고 모토캠을 해보자 하여
관련 물품들을 타오바오에서 구매하여 도착한날이 하필 비소식이 있는겁니다. 16~18시에 8mm 씩이나
"에이 군대에서도 비올때 또랑타고 잘만 잤는데 이까이꺼~~" 하면서 마눌한테 김치랑, 각종 먹을꺼 챙겨달라 합니다.
"오뽱 꼭 살아 돌아와야되" 애써 못들은척 지하주차장까지 마중나온 룸메이트를 뒤로하고 강화로 호기롭게 떠나봅니다 !~
강화는 예전 근무지라 지리는 어느정도 알고 있어서 나름 즐거운 마음으로 갑니다.~
아직은 날씨도 좋고, 오토바이 타고 달릴때 바람도 뜨겁고 신호대기시에는 습식 한증막이 따로없이 모든것이 그냥 완벽합니다.
온몸에 노폐물이 그냥 다 체외로 배출 됩니다.
동검도에 도착하여 사진도 찍어주고, 첫 모토캠핑이 그냥 마냥 즐겁습니다.
동검도 이곳도 구석구석 다 돌아보며 그래 이게 오토바이의 장점이 하면서 즐겁게 다닙니다.
다른각도에서 한컷~
석모도 만남의 광장이란곳도 둘러보며, 이곳도 이렇게 많이 바뀌었구나 새삼 느낍니다.
하늘에 먹구름이 있지만 그깟것은 이미 지금 안보입니다.
까이꺼 또랑파믄대지 뭐.~~
쩍쩍 물길이 갈라진 우리의 자랑 갯벌도 봐주구요 좋습니다~~
석모도에 있는 민머루 해수욕장에 왔습니다. 어디서 해수를 욕장할 수 있는지 모를정도로 물이 빠져 물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본대로 뚝딱뚝딱 텐트를 조립하고 천막또 씌워줍니다. 아..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나름 기능성 스판 등산 바지를 입고 왔더니 허벅지가 땀에 절여 바지가 늘어나고 바지 천쪼가리가 몸에 달라 붙고 이놈의 해변의 모래는
왤케 신발에 잘들어가는지 발꾸락 사이에서 요동을 칩니다.
캠핑 = 유기농이죠??
어서 본건 있어가지고 유기농 고추를 얻어와 소주랑(저거 물 아님 소주임) 어묵탕이 또 캠핑에 꽃이라 하여
끓였는데 너무 덥습니다. 너무가 아니고 넘넘넘 덥습니다. 끓이는데도 더운데 먹으려니 더 덥습니다.
탁상 휴대용 선풍기는 필수 입니다. 진짜 진짜. 너무 더워서 바다물이 있으면 예전 유격장 똥물?에 들어가듯이
그냥 뛰어들 맘도 있었는데 바닷물이 아예 보이지도 않을 만큼 많이 빠져있네요.
너무 덥고, 너무 습하고, 너무 온몸이 끈적해서 반팔 반바지로 환복합니다.
다행히 해변가에 혼자밖에 없어서 그냥 갈아 입었습니다.
곧이어 해가 지고 달이뜨고~
모기들이 그냥 막 사정없이 공격해대는데 집에서 모기향 2개만 마눌님이 챙겨주길래
"야 이런게 가면 모기도 물리고 그러는거야 다음날 좀 긁고 그런거지 줄라면 두개만 줘라" 했던 제가 한스러웠습니다.
다리쪽에 상주하는애들 약 7마리, 가슴쪽에 상주하는애들 5마리 얼굴쪽에 달려드는 윙윙 거리는 모기들 4마리들을
진짜 미친놈처럼 다리털고, 팔털고 끄덕 끄덕, 도리도리 해가며 결국에 어묵을 다 먹고 도저히 여기 앉아있다가는
밤새 긁다가 피보며 잘거같은 불긴한 예감이 들어 일찍 소주 완샷 때리고 해변가를 걸었습니다.
걸어도 따라오는 동체 열감지추적 모기들 때문에 결국 텐트안에 들어가서 자기로 합니다.
이때만해도 좋았습니다.~ 아... 기대감이여...
이건 다음날이네요~~ 정리를 마치고 텐트 걷기 전입니다.
놀고난 후 리셋 모습입니다.
밤에 텐트 안에 들어와 바닥에는 다이소 방수시트한장 그리고 바로 텐트 그위에 내 몸뚱아리 그렇게 뉘였습니다.
너무 더웠고 너무 습했고 너무 끈쩍했습니다.
어서 본것은 있어가지고 젖은수전으로 대충 샤워를하고 반바지에 반팔로 술기운을 빌어 누웠습니다.
아 띠ㅂ, 꿈을 꾸었는데, 대한민국의 새로운 물질의 개발 연구원으로 4년간 열심히 한국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은덕에
어렵게 그 공로를 인정받아 남극의 연구원으로 파견되어 첫 연구 투어를 떠났는데 조난이 된거입니다.
조난도중 너무 춥고 배고프고 그런와중에 낡은 쉘터를 발견하여 여기서 팀원들과 살 부비며 버티던중 화장실이 급해서
쉘터밖을 나왔는데 남극의 싸늘하고 매서운 칼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볼일을 보려고 바지 자크를 여는 찰라에
텐트에서 일어났습니다. ..
아......
7년전 처가집 식구들과 팬션놀러갔다가 새벽에 냉장고 문열고 바지내린거 이후로 처음 처음 일어날뻔했습니다.
온몸이 굳어서 로보트 처럼 일어나서 방광아 기다려라를 외치며 텐트 나오자마자.. 그리하였습니다.
2시간뒤
또 남극 꿈이 이어지더라구요,.~ 아 놔 참..
갈매기 구애소리인지 알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새벽 5시부터 참으며 버텼건만 새벽 6시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그렇게 아침을 맞이하였고,
곧이어 햇살이 저어기~~~~~ 부터 올라오는것이 보입니다. 민머루는 남쪽방향이라 직사광선이 바로 텐트까지 안옵니다.
'나는, 변온동물이다.. 나는 변온동물이다" 를 외치며 저기 100m 앞에 편의점까지만 가면 햇살을 받을 수 있기에 거기까지 걸어 가봅니다.
아.. 따듯한 햇살입니다. 몸의 관절들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와!!!!
내 몸에 귀찮은 모래 붙는건 그딴건 없습니다. 모래사장에 눕습니다. 대자로 뻩어 한껏 햇살을 느껴봅니다. 따듯합니다. 아 따듯해.
따듯한 햇볕을 받으니, 이 햇볕이 너무너무 고맙고 너무너무 행복한 겁니다
해변에 이렇게 누워도 모기가 안달려들고, 낮이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또 한번 느낍니다.
따듯한 햇볕에 뜨거운 카누 한잔하고 어제밤을 회상해보니 오늘의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이렇게 무던히도 댐볐나? 싶습니다. 하하.
커피한잔에, 따듯한 직사광선에 그냥 기분이 좋습니다. 변온동물이 이런기분일듯 싶습니다.
천천히 놀던자리 리셋하고 주변 정리합니다.
룸메이트는 "어땠어? 잼있었어?" 라고 물어보길래
"어, 그럼 꼭 여기 같이 오자 여기 진짜 좋아" 라고 답해줬습니다.
석모도 나오는길에 날은 덥지만 남극에서는 절대 먹을수 없는 짬뽕을 먹고 무사 귀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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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
1. 모기향은 아는 지식 최대한 동원하여 모든걸 다 한다는 가정하에 출발
2. 선풍기는 필수임 (없으면 손발이 선풍기가 되야함)
3. 바닥 보온(남극 연구원 선발 및 그동안의 공부과정의 꿈예방)
4. 바닥 보온(북극 전과동)
5. 침낭
6. 이불
7. 여름에도 핫팩
8. 텐트내 요강 (모기장을 열까말가 10초고민해가됨 한마리 들어와서 밤새 씨름했어요)
9. 허세 금지 (자연앞에 걍 넌 루저야)
10. 항상 겸손(그까이꺼 절대 금지)
11. 변수 예상
12. 내가온듯 안온듯 뒤처리(잘 치우고 갑시다)
13. 음주운전 금지
14. 종량제 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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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내고 왔습니다만. 막상 가려고 치우다보니 또 모기쌔기들도 나좋다고 달려들땐 언제고.. 싶기도 하구요.
추워서 뼈마디가 윤활이 안되어 햇볕 시술받을때도 기분 좋고 그렇습니다. 아무튼 시원섭섭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더라구요.
바닥재 보강해서 또 가보렵니다. 오토바이 한증막 여행, 모기와의 전쟁여행 뭐 어떻습니까?? 갈때의 기대감이 더 큰걸요!!
재미 있었습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