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하지 않는 윤석열… 사형 근거 들여다 보니

조현호 기자 2026. 1. 1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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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엘리트 협력, 비상계엄 44년만에 재현…언제든 재발 가능성"
尹과 공직엘리트 모두 권력욕 탐한 반국가세력…尹 반성않고, 알고도 범행
윤 측 "국헌문란 목적 없고, 피해 없다, 무죄 내려달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억수 내란 특검보가 지난 13일 밤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사형을 구형한 직접적인 이유는 반성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특검팀은 사형 구형 요인을 분석하면서 윤 전 대통령 본인의 책임뿐 아니라 윤 전 대통령에 조력한 공직 엘리트에 주목했다. 군부쿠데타 범죄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도 44년 만에 다시 위헌 불법 비상계엄이 재현된 것은 공직엘리트 집단의 동조 또는 묵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재발을 막기 위해 엄정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최고형을 구형했다는 판단이다.

박억수 내란특별검사보가 낭독한 특검의 최종 의견이자 구형을 위한 논고문은 51쪽 분량이다. 특검은 법원에 제출한 증거기록은 205권으로 약 10만 쪽 분량이며, 최종 의견서는 약 900쪽 분량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의 논고문을 보면, 사형을 결정한 이유로 여러 군데에서 재발방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등과 함께 2024년 12월3일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 비상계엄 요건을 조성하려 하였으나 실패하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회 정치활동을 반국가 행위로 몰아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규정했다. 이어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 무력화, 반대 세력 체포, 비판 언론사 봉쇄, 중앙선관위 기능 강제 침해를 벌인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런 행위는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국가보안법이 규율하는 반국가활동의 성격을 갖는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본인이 계엄 선포문에 언급한 '반국가 세력'에 대해 박 특검보는 “실질적으로는 누구였는지를 명확히 드러낸다”라며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무장군인 난입과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 등 우리 헌정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반국가세력'에 의한 중대한 헌법질서파괴 사건”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 외에 공직자들도 내란 사건으로 확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지목했다. 비상계엄 당일 장시간 대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신원식 전 안보실장, 김주현 민정수석,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을 들었다. 박 특검보는 이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핸드폰을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한다는 것을 언론이나 국민에 알려 이를 제지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라며 “그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문자메시지 등 통신으로 비상계엄 선포 예정을 외부에 알렸다면 비상계엄의 실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였을 것”이라고 따졌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 공직을 맡았던 자들이 국가와 국민에 대한 충성을 저버리고, 피고인 윤석열에 대한 충성과 그에 따른 권력 공유에 대한 탐욕을 선택했다고 규정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등의 헌정질서 파괴행위, 이른바 '반국가활동'에 동조한 '반국가세력'으로 평가받아 마땅한 자들이라규 규정했다.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은 국회와 야당 당사, 언론사 봉쇄를 지시받고 주저 없이 이를 이행했으며, 군 사령관들의 지시를 받은 군 간부들 역시 같았다는 설명이다.

박 특검보는 “공직 엘리트들의 행태는, 전두환 노태우 세력의 내란을 단죄하였음에도 향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친위 쿠데타'에 의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가 다시 반복될 위험성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라며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형사사법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형에 있어 특검은 내란 범죄의 중대성, 44년 만에 재현된 헌정 파괴, 재발 방지 필요성을 꼽았다. 여기에서도 박 특검보는 “비상계엄의 준비와 실행이 대통령 개인의 단독적 판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이를 인식하고도 비상계엄 성공 후의 권력 공유를 위해 다수의 공직 엘리트들의 동조와 방임에 따라 실행에 이른 구조적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 범행이 충분히 제지될 수 있었음에도 제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유사한 헌정질서 파괴 시도가 다시 반복될 위험성이 결코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박 특검보는 역설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특검의 사형 구형 순간 옅은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밖에도 윤 전 대통령의 사형 구형 사유로 △진지한 성찰과 책임 인식이 없고 △2023년 10월 이전부터 비상계엄을 통해 권력을 독점, 장기집권 준비 △비상계엄 선포 요건인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하기 위해 선제적 군사 조치를 기획 및 실행 △정보수집과 공작을 임무로 하는 국군정보사령부 중심 제2수사단 구성, 고문으로 부정선거 조작 시도 △단전 단수라는 비인간적 방법으로 비판 언론사 폐쇄 시도 등을 들었다. 이는 윤 전 대통령에 형을 오히려 가중해야 시유이지, 감경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박 특검보는 “사형은 구형되고 있고 선고되고 있다”며 “대한민국 형사사법에서의 '사형'은 집행하여 사형을 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공동체가 재판을 통해 범죄 대응 의지와 그에 대한 신뢰를 구현하는 것으로 기능하고 있다”라고 밝혀 사형 구형과 선고의 명분을 제시했다.

이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김홍일 변호사는 최종변론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국헌문란 목적이 없었고, 폭동도 없었다”라며 “위헌 위법한 지시도 없었으며, 국민 피해도 없었다. 계엄은 국회 해제 의결 후 즉시 해제되었고, 어떠한 헌정 질서 중단이나 장애도 없었다. 불법한 기소다. 아무 증거도 없는 이 사건에 대해 무죄 선고해달라”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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