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는 취미일뿐.." 직업이 무려 5개라는 능력자 배우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낯익은 얼굴 하나가 자꾸 눈에 밟힌다.

어딘가 익숙한데, 이름을 물으면 모두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이 사람. 바로 백현진이다.

그런데 백현진이라는 이름 앞에 ‘배우’ 하나만 붙이면 설명이 부족하다. 가수, 화가, 음악감독, 영화감독, 배우까지. 그의 직업은 다섯 개나 된다.

1990년대 중반, 홍익대 조소과에 다니던 청년 백현진은 우연히 만난 장영규와 의기투합해 ‘어어부 프로젝트’를 결성했다.

기존 틀을 깨는 아방가르드한 음악, 그중에서도 한국적인 감성을 녹여낸 독특한 사운드는 당시 인디신에서 꽤 실험적이었다.

곡은 직접 쓰고, 목소리에는 감정과 즉흥을 실어냈다. 멜로디에 몸을 실어 퍼포먼스하듯 부르는 그의 노래는, 듣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설치미술 같았다.

그는 음악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학부 전공인 조소를 기반으로, 화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독일 쾰른에서 전시를 열고,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전속 갤러리에 속해 작품을 발표하고, 그 작업의 무게도 음악 못지않다.

백현진 스스로는 "보이는 건 그림으로, 들리는 건 음악으로" 표현하면 된다고 말한다.

백현진을 처음 알게 된 계기가 드라마인 사람도 많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재벌 2세 상무, <모범택시>의 악역 박양진, <악마판사>의 허중세, <해피니스>의 오주형까지.

최근 몇 년간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그가 연기한 캐릭터는 하나같이 진상, 꼰대, 혹은 갑질하는 아저씨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번 다른 결로, 어딘가 리얼하게 다가온다.

연기는 오래전부터 시작했다. 1999년 <반칙왕>에서 연주자로 처음 카메라 앞에 섰고, 이후 <북촌방향>, <경주>, <춘몽> 같은 독립영화에 간간이 출연했다.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영화 <경주>에서 지방대 교수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배우가 아닌 줄 알았던 인물이 현실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듯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본격적인 러브콜이 시작됐다.

그는 "스크립트대로 못한다고 먼저 말한다"며 연기를 할 때도 즉흥과 감정의 흐름을 더 중시한다.

음악은 어어부 프로젝트 외에도 음악감독 방준석과 함께한 ‘방백’ 활동으로 이어졌고, 영화 <복수는 나의 것>, <미쓰 홍당무>, <만신>, <변산> 등에서는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필요할 때는 직접 영화도 연출하고, 엔딩곡도 부른다.

<경주>처럼 본인이 출연한 영화에서 엔딩곡까지 맡는 일도 자연스럽다. 그는 "말이나 언어로 안 되는 것들을 음악, 그림, 연기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백현진은 자신을 대단한 예술가로 포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은 스스로를 음악가, 미술가, 배우라고 소개하긴 하지만, 배우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영역"이라고 말한다.

꾸준히 작업하고, 걸을 수 있을 만큼 걷고, 공기 좋은 곳을 좋아한다. 식물을 보며 마음을 달래고, 작정하지 않고 작업하며 오늘 하루를 괜찮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모든 사진 출처; 이미지 내 표기

Copyright © by 뷰티패션따라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컨텐츠 도용 발각시 저작권 즉시 신고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