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닝도 이제 전기차로?” 수년째 팬들이 외쳐온 그 질문에 기아가 드디어 답했다. 2026년 1월 9일, 벨기에 브뤼셀 모터쇼 무대에서 베일을 벗은 ‘더 기아 EV2’는 등장과 동시에 국내외 자동차 시장을 발칵 뒤집어 놨다. 기아의 여섯 번째 전용 전기차이자, 모닝(피칸토)의 전동화 후속 모델로 점쳐지는 이 꼬마 SUV가 가진 스펙이 실화인지 믿기 어려울 정도다.
이 스펙이 3천만원대라고?
EV2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가격 대비 성능이다. 전장 4,060mm의 컴팩트한 차체에 두 가지 배터리 옵션을 품었다. 스탠다드 모델은 42.2kWh 배터리로 최대 317km, 롱레인지 모델은 61.0kWh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최대 448km(WLTP 기준)를 달린다. 경쟁 모델인 미니 일렉트릭이나 푸조 e-2008을 직접 겨냥한 이 수치는 동급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인 수준이다. 목표 판매 가격은 2만 5,000유로(약 3,500만원)로, “전기차는 비싸다”는 공식을 정면으로 깨버린다.
충전 속도도 인상적이다. 10%에서 80%까지 스탠다드는 29분, 롱레인지는 38분 만에 충전이 완료된다.
“깜찍한데 무섭다”…디자인도 올킬
외관은 기아 특유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고스란히 담았다. 세로형 헤드램프와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이 만들어내는 전면부는 작은 차체에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을 부여한다. 입체적인 숄더라인과 기하학적 패턴의 측면 디자인도 차급을 훌쩍 뛰어넘는다. 스포티한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GT 라인은 19인치 전용 휠, 블랙 하이그로시 도어 프레임 몰딩으로 더욱 대담한 인상을 완성했다.
실내는 ‘피크닉 박스’ 콘셉트로 설계됐다. 컬럼 타입 전자식 변속 레버(SBW)를 적용해 플로어 콘솔 수납 공간을 대폭 확보했고, 2열 시트에는 슬라이딩 기능까지 더해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 활용성을 자랑한다. 좁은 골목도 두렵지 않도록 고출력 C-MDPS와 최적화된 스티어링 기어비로 민첩한 핸들링도 보장했다.
모닝 후속의 진화…한국 출시는?
EV2는 모닝(수출명 피칸토)의 전동화 후속 계보를 잇는 모델로, 9년 만의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기아의 야심이 집약됐다. 기아는 현재 모닝보다 더 작은 ‘피칸토급’ 초소형 전기차도 별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EV2와의 투트랙 전략으로 소형 전기차 시장을 완전 석권할 계획이다.
국내 출시에 대해선 아직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다. 기아 측은 EV2가 유럽 전략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요청이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출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지만 강력하다”는 수식어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차가 또 있을까. EV2는 단순한 신차 발표를 넘어, 전기차 대중화의 진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이제 남은 건 기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간절한 외침에 언제 화답하느냐의 문제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