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측서 300억 줬을 리 없다"… 최태원 측, ‘비자금 유입’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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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상고이유서에서 '300억 약속어음' 전달자의 진술을 토대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SK에 유입됐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 회장 측은 1992년 선경건설 명의로 발행한 50억원 약속어음 6장을 노 전 대통령 측에 전달했다는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의 진술을 상고의 주요 근거로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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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달 개입 손길승 회장 진술 토대
“SK가 오히려 노태우에 지급 약속
8일 ‘노태우 비자금 논란’ 국감
노소영·노재헌 출석 여부 미지수
7일 취재를 종합하면 최 회장 측은 상고이유서에 “실체가 없는 약속어음이라 선경건설이 300억원을 부채로 인식하지도 않았고 회계처리도 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이) 딸을 시집보낸 사돈집(SK 측)에 300억원이라는 거액을 줄 리가 없다”는 취지의 손 명예회장 진술서를 인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비자금은 2심 재판부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몫을 1조3800억원으로 인정한 판단의 핵심 근거로 사용됐다. 노 관장이 이혼소송 항소심 중 모친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제출하며 “부친 자금 300억원이 선경(SK)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과정에서 처음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 관장 주장을 받아들여 이 돈이 SK에 유입돼 사업 성장에 기여를 했다고 봤다.
항소심은 1심과 달리 SK주식을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봤고 이는 노 관장의 몫을 대폭 확대하는 주요 근거가 됐다. 하지만 비자금의 유입 자체를 부정하는 최 회장은 재산분할 대상도 재조정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2018년 친족 23명에게 1조원 상당의 SK주식 5.11% 나눠 준 것은 ‘가문의 공동재산’이었기 때문이었다며 이를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심리불속행 기각’ 여부가 첫 변수
최 회장은 또 SK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무형적 기여’를 인정한 항소심 판단은 회사의 자체적인 역량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한다. 항소심은 최 회장이 청와대에서 무선이동통신을 시연한 점이나 노태우정부가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한 점 등을 근거로 SK가 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다고 봤다. 이에 최 회장 측은 기술 시연은 사업권 획득 사이에 시기가 맞지 않고, SK는 1980년대부터 자력으로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사돈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자 사업권을 포기해 ‘역차별’을 받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태우 비자금’ 논란은 이혼소송을 넘어 국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예정된 법무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노 관장과 김 여사,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을 불렀다. 다만 두 사람이 출석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어 직접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김 여사는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와 별개로 비자금 관련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사건을 범죄수익환수부에 배당하고 기록을 검토 중이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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