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 엄마, 누구 할머니로만 불리며 지내다 보면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내 이름을 마지막으로 들은 것이 언제인지 떠오르지 않습니다.대단한 일이 아닌 것 같아도 이 허전함은 생각보다 깊습니다.

역할로만 불리는 시간이 길어질 때
가족 안에서는 이름 대신 자리 이름으로 불립니다. 오래되면 나라는 사람이 흐려지는 느낌이 듭니다.

나를 알던 사람들이 줄어들 때
학창 시절 친구나 옛 동료가 멀어지면 이름을 부를 사람도 함께 사라집니다. 새로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역할로 나를 부릅니다.

스스로도 이름을 잊고 지낼 때
서류에 쓸 때 말고는 이름을 쓸 일이 없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도 함께 흐려집니다.

이 허전함은 나이 때문이라기보다 이름으로 불릴 자리가 줄어서 생기는 일에 가깝습니다.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모임 하나를 만드는 것만으로 달라졌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복지관 강좌나 동네 소모임처럼 작게 시작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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