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감사서도 ‘정쟁’… ‘국감 무용론’마저 거론

한달수 2025. 10. 2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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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에 국힘 대표 행보 묻는 등
내용 무관한 정치적 질의 ‘수차례’
단시간 내 ‘지역 현안 파악’ 부족해
“지방분권 따라 국회 권한 조정 필요”

유정복 인천시장이 20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인천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0.20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국회가 최근 인천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가로부터 위임받은 사무(국가위임사무)가 감사 대상이다. 하지만 국감 본래 취지와 어긋난 정쟁이 벌어지는 등 국가위임사무와 무관한 내용이 국감장에서 언급되며 국감 ‘무용론’마저 나온다.

지난 20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천시 국감에서 이해식(민·서울 강동구을) 의원이 유정복 시장에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를 갔는데 이에 대해 적절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같은 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의 경기도 국감에서는 김종양(국·경남 창원시의창구) 의원이 김건희 여사 관련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은 양평군 공무원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김동연 지사를 향해 “공권력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볼 수 있는데, (지사로서) 영결식에 참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두 질문은 모두 국감 근거 규정에 벗어난 내용이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7조를 보면 지자체에 대한 감사범위는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보조금 등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근거로 지자체가 사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검증하는 게 국감의 역할이나, 아무 관련이 없는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지자체장의 의견을 묻는 모습이 이번 국감에서 수차례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국회의 국감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현안을 파악할 여력이 부족한 국회의원들이 짧은 시간 동안 감사 내용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질문을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는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지자체를 대상으로 하는 감사기관은 국회 외에도 여럿이다. 우선 지방사무에 관해 지방의회가 매년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고, 감사원과 정부부처도 사안에 따라 지자체를 대상으로 감사를 시행한다. 기관별로 감사 내용, 권한 등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국회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감사는 권한을 넘어서서 정쟁의 수단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방분권 기조에 맞게 국회의 감사 권한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국회의 국정감사는 1987년 민주화 당시 강력한 권한을 쥐고 있던 행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지만, 이후 지방자치가 도입되고 권한을 분산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만큼 국정감사도 조정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이기우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전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장)는 “감사원이나 행정안전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국가위임사무를 감사한 결과에 대해 국회가 재감사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며 “지방사무의 감사권한은 지방의회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한 지방자치 분권”이라고 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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