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편의 장비 대거 갖춘 고품질의 클래식 모터사이클, 혼다 GB350C
최근 한국 시장에 쿼터급의 클래식 모터사이클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없던 것이 새롭게 나타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로얄엔필드 이전에도 야마하에서 SR400 같은 모델들이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으나 지금같은 높은 인기를 누린 것이 아닌,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만 인기를 얻었다는 차이가 있다. 여기서 시계를 좀 더 되돌리면 과거의 모터사이클은 현재의 클래식 모터사이클과 같은 형태로 출시됐고, 당시를 그리워하는 라이더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금 제품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브랜드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터사이클 하나쯤은 갖고 있고, 현대에 이를 다시 부활시키는 것은 기존의 디자인이 있으니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브랜드마다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출시하고 있고, 이번에 혼다에서도 국내 시장에 쿼터급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출시했다. 혼다는 지난 10월 16일 경기도 성남의 모빌리티 카페 더 고에서 혼다 GB350C의 국내 시장 출시를 밝혔다.
CB 시리즈야 혼다를 대표하는 모델인 만큼 놀라운 것이 아니지만, GB 시리즈는 조금 생소한 이름이다. 하지만 근본없는 등장은 아닌데, 1985년 처음 출시한 GB500 'Tourist Trophy'에서 따온 것이기 때문. 물론 당시 모델을 그대로 부활시키기엔 어려움이 있는 것이, 같은 배기량으로 출시할 경우 현재의 CB500 시리즈와 충돌하기도 하고, 이제 막 125cc를 벗어난 소비자들이 입문하기에도 약간은 부담되는 배기량이기 때문에 350 시리즈로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공개된 일본 시장에서는 GB350과 GB350S, GB350C 3개 모델이 선보였는데, 국내에는 그 중 가장 클래식한 크루저 스타일의 GB350C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외관에서는 클래식한 스타일을 살리기 위한 요소들이 곳곳에서 보인다.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원형으로, 앞뒤 라이트류와 사이드미러, 아날로그 속도계 등을 모두 동그란 형태로 구성했고, 여기에 냉각핀을 살린 공랭 엔진 등도 클래식한 맛을 살리는 포인트들이다. 물론 외관이 이렇다고 내용물까지 클래식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최신의 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해 스타일은 즐기면서 부담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터사이클로 구성하고 있다.
탑재된 엔진은 348cc 공랭 단기통 방식으로, 최고출력 21.1마력/5,500rpm, 최대토크 3.0kg.m/3,000rpm의 성능을 낸다. 단기통 엔진이 탑재되는 만큼 진동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겠지만, 기분좋은 고동감은 살리면서 불쾌한 진동은 최대한 상쇄시킬 수 있도록 메인샤프트 동축 밸런서를 탑재했다. 그리고 고동감을 사운드로도 즐길 수 있도록 크롬 도금의 캡톤 스타일 머플러를 적용했는데, 배기음을 직접 들어보니 경박하지 않은 중후한 저음을 바탕으로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서스펜션은 앞에 이너 파이프를 채택한 41mm 텔레스코픽 포크를, 뒤에 듀얼 쇼크 업소버를 장착했다. 둘 모두 작동범위가 120mm로 길어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하도록 했다. 브레이크는 앞 310mm 디스크와 뒤 240mm 디스크 방식으로 우수한 제동력을 확보했고, 고강성 캘리퍼에 긴 수명의 마찰재를 적용한 브레이크 패드로 성능과 경제성을 양립했다. 그리고 2채널 ABS를 더해 젖은 노면 등에서도 안정적인 제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클래식한 스타일임에도 첨단 안전기능이 탑재됐는데, 대표적인 것이 혼다 셀렉터블 토크 컨트롤(HSTC, 트랙션 컨트롤)이다.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상황이 감지되면 뒷바퀴에 전달되던 구동력을 차단해 타이어가 그립을 회복하게 하는 기술로, 현재 국내 출시된 동급 클래식 모터사이클에선 탑재된 모델이 그리 많지 않은 기술이다. 또한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에선 기능을 차단할 수 있도록 계기판 좌측에 온/오프 스위치를 마련해놓았다.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 급제동을 할 경우 뒤에 따라오는 차량에 위험을 경고하는 비상정지신호(ESS)도 갖춰져 있으며, 클러치 레버 조작에 들어가는 힘을 줄이고 다운시프트에서 백토크를 줄여주는 어시스트 앤 슬리퍼 클러치도 인상적인데, 보통 스포츠 성향이 강한 모델에 주로 투입되는 이 파츠가 이런 클래식 모터사이클에 탑재될 것이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모든 등화류에는 LED가 적용되어 우수한 광량과 긴 수명, 낮은 전력소모를 실현하였고, 5단 변속기는 일상 주행에서 라이딩 부츠가 아닌 일반 신발을 신더라도 발등이 손상되지 않도록 시소 타입의 기어 레버를 적용해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한 클래식 모터사이클인 만큼 사용자들의 커스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엔진 가드, 안개등, 리어 캐리어, 열선 그립, 백레스트, 너클가드, 롱바이저, 와이드 스텝 등 10종의 순정 액세서리도 함께 출시한다고 한다.
혼다 GB350C는 푸코 블루와 건메탈 블랙 메탈릭 2종의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648만 원이다. 다른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만큼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졌는데, 여기에 주목할 만한 점은 기존 중저배기량의 제품처럼 태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닌, 모두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이 수입되기 때문에 품질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다만 최근 CBR600RR가 예상보다 높은 인기로 고객 인도에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GB350C도 고객 인도에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이지홍 대표이사는 "출시 전 사전 계약이 700건이 넘었고, 이 중 실제 계약으로 이어진 숫자도 400명이 넘어 먼저 출시한 CBR600RR 못지 않은 높은 인기에 놀랐다"며 "앞으로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 공급이 더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혼다의 올해 신제품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졌지만 지난 CBR600RR에 이어 이번 GB350C까지 백투백 홈런을 날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여기에 강력한 라이벌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 생산 제품이 공급되어 품질 문제에 대한 걱정을 덜어냈으니 앞으로 남은 숙제는 얼마나 빨리 제품을 공급하느냐이다. 고객들이 보여주는 뜨거운 열기가 식기 전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본사와의 빠른 협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