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36%넘긴 아모레퍼시픽…아쉬운 시가배당률, 성장성으로 메울까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 제공 =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반등을 기록하며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 규모를 확대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목표치로 제시했던 35%를 웃돌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시가배당률은 0.9% 수준에 머물렀다. 배당주로서의 매력은 제한적이지만, 시장이 글로벌 확장과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더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856억원의 결산배당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36.3%로 집계됐다. 이는 중장기 밸류업 계획에서 제시한 목표치(35%)를 상회한 수준이다.

이 같은 배당 확대의 배경에는 지난해 실적 반등이 자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조6232억원, 영업이익 36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와 자회사 코스알엑스(COSRX)의 연결 편입 효과, 글로벌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와 더마·메이크업 카테고리의 호실적 등이 전반적인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다만 배당성향이 36%를 웃돌았음에도 시장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배당 매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주가 대비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시가배당률은 0.9%에 그친다. 배당 총액이 전년보다 늘었음에도 시가배당률이 1%를 밑도는 것은 배당 확대에 따른 수익성보다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더 강하게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밸류에이션 지표를 보면 시장이 아모레퍼시픽의 북미 사업 확장 속도와 코스알엑스의 이익 기여도 확대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1배 수준으로 글로벌 뷰티 기업 평균(3~5배)에는 못 미치지만, 국내 소비재 업종 내에서는 여전히 성장 프리미엄이 반영된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된다.

다만 배당 확대와 성장 프리미엄이 동시에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회사가 제시한 수익성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는지가 관건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27년 목표 영업이익률로 12%를 제시했지만, 지난해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약 8% 수준에 머물렀다. 자본 효율성을 보여주는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4~2027년 평균 ROE 7~8% 달성을 공언했지만, 지난해 실제 ROE는 4.41%에 그쳤다. 중장기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동안 ROE를 큰 폭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이처럼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만큼이나 수익성의 질도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리밸런싱과 수익성 중심 체질 개선, 신성장 채널 대응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북미·유럽·인도·중동·중국·일본 등 주요 전략 시장에서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유통과 소셜 플랫폼 중심의 디지털 마케팅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실적 반등을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국내 사업은 안정화되고 있고, 해외 사업은 성장률과 수익성이 함께 개선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코스알엑스의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대 화장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으로, 기초·색조·헤어 전 카테고리에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글로벌 성장에 대한 재평가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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