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리핀이 다목적전투기(MRF) 최소 소요를 40대로 제시한 가운데, 이 물량을 한국산 KF-21 보라매 한 기종으로 채우는 시나리오가 현지에서 거론되고 있다. 다만 필리핀 정부와 공군은 기종과 물량을 확정하지 않았다.
필리핀 정부 통신사 PNA에 따르면 길베르토 테오도로 국방장관은 지난 3월 자국의 넓은 영토를 방어하려면 최소 40대의 MRF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테오도로 장관은 당시 "우리가 요구하는 전력 규모는 40대지만 이것도 작다"며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달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 인터뷰에서도 최소 40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전투기만 먼저 확보하기보다 실제 작전을 뒷받침할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후보는 KF-21·F-16V·라팔·그리펜·타이푼"
테오도로 장관은 지난 7월 한국을 비롯해 미국·프랑스·스웨덴·유럽 컨소시엄 등 5개 공급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보 기종은 KF-21과 F-16V, 라팔, 그리펜, 유로파이터 타이푼이다. 말레이시아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DSA)는 지난 18일 필리핀이 KF-21과 F-16V를 나눠 도입하는 대신 KF-21 40대로 전력을 단일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DSA도 40대 단일 기종론은 확정된 조달 계획이 아니라 협상 흐름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FA-50을 먼저 써봤다는 점"
KF-21이 후보군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 있다는 평가의 근거는 필리핀 공군의 운용 경험이다. 필리핀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경공격기 FA-50을 도입해 운용해왔다. 같은 제작사 계열 기체를 추가 도입하면 정비 체계와 교육훈련 체계를 상당 부분 공유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제작사 기종을 섞어 운용할 때 발생하는 부품 계통 이원화와 정비 인력 분산 부담도 줄어든다.

"전투기보다 먼저 갖춰야 할 것들"
테오도로 장관이 반복해 강조한 대목은 지원 체계다. 다목적전투기는 조기경보와 공중급유, 지상 레이더망, 무장 재고까지 함께 갖춰야 제 성능을 낸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방면 영공 감시 소요가 크지만 국방예산 제약이 뚜렷하다. 40대라는 숫자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려면 예산 배정과 다년 계약 구조가 먼저 정리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40대 단일 기종론은 아직 필리핀 정부가 공식화한 계획이 아니라 현지 매체발 시나리오 수준이다. 다만 FA-50 운용 경험과 정비 체계 공유라는 현실적 이점이 있는 만큼, 향후 기종 선정 과정에서 KF-21의 위치는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사진 출처=서울신문 나우뉴스·KAI, 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