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옷처럼 삶에 꼭 들어맞는 전원주택

Nobis Cum

택지지구 내 필지에 건축주의 은퇴 후 삶을 충실히 담아낸 Nobis Cum. 단독주택 거주가 처음인 건축주는 프라이버시 보호가 잘 이루어지고, 유지관리가 용이한 집을 원했다.

이에 건축가는 집에 손님이 찾아올 때를 고려해 사적공간인 침실과 공적공간인 거실, 주방을 명확히 구분하는 동시에 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만한 세 개의 다목적 공간을 제안했다.

주방은 외부데크와 연결되어 다양한 용도를 수용하고, 확장된 거실로써 거주자의 영역과 분리한 거실 옃 티룸은 때에 따라 담소를 위한 공간 혹은 게스트룸으로 사용 가능하다. 단차를 활용해 가장 높은 층고로 계획한 멀티룸은 북향이지만 천창을 두어 충분한 채광 조건을 만들었다. 더불어 사적영역인 두 개의 메인 침실은 욕실을 사이에 두고 함께 묶어주어 간살문을 닫으면 하나의 독립된 유닛이 되도록 했다.

이처럼 일상을 잘 빚어 담은 집이 건축주의 삶에 또 다른 켜가 되어 쌓아갈 앞으로의 삶이 기대된다.

단독주택 설계는 맞춤옷 제작과 같다는 건축가. 먼저 살고 싶은 집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하고, 건축사와 나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삶을 원하는지 세세한 부분까지 나누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건축가는 내가 사는 집에 내 삶을 온전히 담아야 가치 있는 집이 완성되고 비로소 주택이 주는 만족감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Nobis Cum’은 건축주가 처음부터 마음에 두고 두었던 주택의 이름으로, ‘우리와 함께’라는 뜻의 종교적 의미가 담긴 라틴어다.

Nobis cum은 택지지구 내의 단독주택 필지로, 건축주의 은퇴 후의 삶을 충실히 담아낸 작품이다. 관리하기 쉬운 단층으로 계획하고 평면 구석구석에 외부 공간을 담아낸 점이 돋보인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프라이버시 확보도 놓치지 않았다.

건축가는 먼저 건축주와 어머니가 함께 지낼 집에 형제자매가 며칠씩 머무르는 상황을 고려해 사적 공간, 공적 공간이 명확히 구분되도록 배치했다. 또한 모든 실은 남향으로 두고 확장한 건축 외벽이 담장 대신 사생활을 보호 하도록 했다. 높이나 크기를 조절한 창들 덕에 지나가는 차나 사람의 시선을 피할 수 있다.

주차 후 현관으로 들어서기까지 비를 맞지 않도록 진입 동선은 캐노피로 연결된다. 쓰임새가 많을 내외부의 중간 공간을 거실, 주방과 연계하고 잔디 깎이, 바비큐 그릴 등 외부 물품들을 보관할 창고도 두었다.

△ 비를 맞지 않고 실내로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한 캐노피

이에 더해 집을 들어가고 나올 때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도록 천장에는 목재 루버를 설치했다. 남향의 루버는 365일 내내 다양한 그림자를 만들어 준다.

△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목재 루버로 마감한 상부

손님의 방문이 잦은 건축주의 일상에 맞추어 세 개의 다목적 공간을 제안한 건축가. 거실과 연계된 티룸은 평상처럼 편하게 걸터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공간도 되고, 친지들이 방문했을 때 보료를 펴고 침실로 쓸 수도 있다. 합창단을 하는 건축주의 지인들이 방문한다면 티룸은 멋진 무대로 변신한다. 티룸은 확장된 거실로, 손님 영역은 거주자의 영역과 완전히 분리된다.

수납공간을 최대한 늘려 물건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는 주방은, 두 번째 다목적 공간인 데크(외부공간)와 연결된다. 김장하거나, 큰 솥을 헹굴 때 주방의 확장된 주방으로 사용할 수 있고 다이닝룸 및 티룸과도 연결되어 있어 외부 다이닝 공간으로도 제격이다. 해를 적당히 가려주는 실내 실외의 중간 격인 이 데크는 작지만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 외부 데크로 연결되는 주방
△ 높은 층고로 개방감이 느껴지는 거실
△ 거실과 연계된 다목적 공간 '티룸'
△ 티룸의 고창과 거실 천장 디테일
△ 주방 뒤편에 자리한 메인 화장실

마지막 다목적 공간인 멀티룸은 단조로울 수 있는 단층 주택 공간을 극적으로 연출하고자 단차를 활용하여 가장 높은 층고로 계획했다. 북향이지만 천창을 두어 채광이 충분하고, 건축주의 피아노를 놓고 서재로 사용할 예정이다.

△ 복도 끝 단차를 두고 자리한 멀티룸 겸 서재
△ 북향이지만 천창으로 빛을 들인 멀티룸
△ 외부 시선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게 높이를 조절한 창

건축주와 어머니의 침실은 화장실을 사이에 두고 함께 묶어두어 간살문을 닫으면 하나의 독립된 유닛으로 존재한다. 화장실은 연로하신 어머님의 목욕을 돕기 편하도록 목욕탕 형식으로 만들어 타일로 제작한 다운 욕조에 누우면 마당의 꽃들을 보며 반신욕을 할 수 있다. 혹시나 어린 조카들이 놀러 온다면 마당으로 통하는 문을 열고 작은 수영장처럼 쓸 수 있다.

△ 침실 및 욕실을 독립된 유닛으로 묶어주는 간살문
△ 목욕탕 형식으로 디자인한 욕실
△ 마당의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욕조
△ 마당을 내다볼 수 있는 침실

단독주택 거주는 처음인 건축주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도 컸고, 나이 드신 어머니의 생활이 편안하기를 바랐다. 10년째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 건축가는 그간의 경험과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에 임했다. 유지 관리에 유리한 바닥 포장 면적을 늘리면서 포장재는 화강석으로 제안하고, 조경은 화살나무 등 건축주의 요청을 반영하되, 사계절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계획 기간에 여유를 두고 다양한 디자인을 건축주와 함께 고민하였기에 Nobis Cum은 건축주의 일상을 잘 담아낼 수 있었다고 자부한다는 건축가. 건축주를 알아가고, 그의 입장이 되어 집 구석구석 고민하지 않은 곳이 없다. 상상 속에서 그의 하루를 살아보고, 컴퓨터 속 CG를 통 연출해 본다.

남향의 햇살이 쏟아져들어오는 거실 한의 티룸에서 마당을 바라보며 차 한잔을 마시고, 한쪽에서는 벽난로가 타들어 가는, 차분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상상해 본다.

① 현관 ② 주방 ③ 야외 데크 ④ 거실 ⑤ 티룸 ⑥ 화장실 ⑦ 복도 ⑧ 멀티룸 ⑨ 욕실

건축개요

위치: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 1층
대지면적:
338.20m² (102.30py)
건축면적:
172.21m² (52.09py)
연면적:
164.02m² (49.61py)
건폐율:
50.90%
용적률:
48.48%
구조:
철근콘크리트
주차대수:
1대
사진:
김한빛(Beezy Studio)
시공:
규담종합건설
설계:
톤 건축사사무소 / 031-705-2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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