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People] SSG 랜더스 조병현

조회 4,6992025. 2. 19. 수정

그래도 이겨내야지 어떡해

수줍은 미소를 보이다가도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모자 아래로 매서운 눈빛을 보이는 조병현은 잊지 못할 데뷔 첫해를 보냈다. 불펜 투수 중 최고 기록인 9이닝당 11.8개의 삼진과 불펜 투수 최초로 열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리그 최상급 투수가 된 것이다. ‘수호신’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팀의 승리를 매듭지어야 하는 마무리 투수의 왕관은 무겁기 마련. 그러나 SSG 랜더스의 수호신 자리는 주인을 잘 찾아간 듯하다. 그 어떤 어려움이 생기더라도 상대가 아닌 스스로와 싸우며 매 경기 성장해 온 조병현이 있으니 말이다. 새 시즌의 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랜더스를 수호할지 함께 지켜보자.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Incheon SSG Landers Field

#아직 입금 전이라

157호(24년 5월 호) 땐 전화 인터뷰였는데 오늘은 화보를 찍게 됐어요. ‘문학 차은우’잖아요. (1월 9일 인터뷰)
화보 촬영이라고 따로 신경 쓴 건 없어요. 그런 칭찬을 들으면 기쁘긴 하죠. 근데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새해와 함께 경사가 있더라고요. 연봉이 무려 350%나 올랐는데,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나요?
아직 춥습니다. 입금이 안 돼서요. (웃음) 앞으로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새 연봉을 알려주시자마자 바로 사인하겠다고 할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팀에서 굉장히 신경 써주신 느낌이라서 감사했고, 새 시즌에 더 열심히 해서 내년 연봉을 더 올리고 싶습니다. (주변 반응은 어땠어요?) 일단 축하한다고 다들 얘기해주셨고, 밥을 사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아직 입금이 안 됐으니까 시즌 들어가면 사야죠.

비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시즌 중에 하고 싶었는데 참고 미뤄둔 것은 없어서, 지금은 자주 여행 다니고 친구들이랑 노는 정도예요. 계속 야구장에서 운동하고 있고요. 어제는 운동 끝나고 (고)명준이, (조)형우랑 쇼핑하고 형우 집에서 같이 밥을 먹었어요. (셋은 어디로 놀러 다녀요?) 송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 다녀왔는데, 애들은 니트, 저는 바지를 샀어요. 저희가 에잇세컨즈에서 옷을 구경하고 있는데, 피팅룸 쪽에 있었거든요. 근데 그 근처에서 몇 분이 저희를 계속 바라보시는 거예요. 팬이신 것 같은데 못 다가오고 계시길래, 저희가 먼저 다가가서 “사진 찍어 드릴까요?”라고 여쭤봤어요. 그렇게 사진을 찍고 나서 팬분들하고 같이 명준이 옷을 골라줬어요. 거기 스키 타는 사람이 그려진 니트가 있었는데, 저랑 형우는 별로라고 했거든요? 근데 명준이가 자기는 그게 무척 마음에 든다고 꼭 입어보고 싶다는 거예요. 그래서 입어보라고 하고 팬분들한테 어떤지 물어봤어요. 명준이가 자기 괜찮냐고 물어보니까 팬분들도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그제야 포기했어요. 팬분들도 시착하고 저희한테 어떠냐고 물어보셔서 같이 옷도 봐 드렸죠. (연봉도 올랐는데 한 벌 선물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예? 에디터님 연봉은 얼마예요?

첫 풀타임 소화 후 처음 맞이하는 비시즌인데, 지난 시즌을 쭉 치러보니 체력은 어땠어요?
첫 시즌인 만큼 많은 이닝을 던졌기 때문에 지금은 보강 운동이나 회복에 중점을 두고 운동하고 있어요. 체력은 후반기 갈수록 조금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비시즌에 몸을 더 잘 만들어서 새 시즌에는 체력이 빨리 떨어지지 않게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시즌 후반인 9월에 13이닝 무실점으로 날아다녔잖아요?) 그때는 사실 제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따라준다는 걸 느꼈고요. 체력이 떨어진다고 느낄수록 좀 더 제 공을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지영 선배님 사인대로 던지니까 잘 막을 수 있었어요. 지영 선배님 덕분입니다.

시즌 완주 후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되고, 시상식에도 다녀왔어요. 새롭게 동기부여가 된 점이 있었나요?
국가대표팀은 우리나라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이는 곳이잖아요. 그 속에서도 특히 더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 더 많은 경기에 나가고 싶었어요. 외국 선수를 상대할 때는 더 신중하게 승부했고요. 아쉽게 홈런 하나를 맞긴 했지만, 그래도 경쟁력은 확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 매년 잘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어요. 시상식도 정말 좋았죠. 지난 시즌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시상식에서 삼성 구자욱이 무척 칭찬하던데요?) 제 알고리즘에도 우연히 그 영상이 뜨더라고요. 칭찬해 주시는 거 저도 봤습니다.

특히 이번 대표팀에 각 팀의 마무리 투수가 한자리에 모였어요. 같은 보직의 선수인지라 대화도 꽤 나눴을 듯한데, 거기서 새로 친해진 선수도 있었어요?
KIA 타이거즈 (정)해영이 형은 시즌 중에도 몇 차례 봐서 친했고요.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는 작년 MLB 서울 시리즈부터 알고 지냈어요. KT 위즈 (박)영현이랑은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이번 기회에 가까워졌습니다. 마무리 투수끼리는 올 시즌 어땠는지 서로 물어보고, 비시즌에는 어떻게 준비할 건지 공유했어요. 야구 외에도 일상적인 얘기도 자주 했죠.

그 동료들에게 특히 배운 점이 있을까요?
영현이 루틴을 지켜보면서 많이 배웠어요. 공 던질 때 몸이 앞으로 나가잖아요. 경기 전에 그 동작을 연습하더라고요. (반대로 본인에게 질문하는 동료도 있었어요?) 제가 지난 시즌에 포크볼을 어느 정도 잘 던졌나 봐요. 택연이나 포크볼을 던지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와서 어떻게 던지는 거냐고 물어봤어요.

#막았으니 됐죠…?

지난 시즌 76경기에서 4승 6패에 12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58, 삼진 96개를 잡아냈어요. 불펜 최초 10연속 탈삼진 기록도 있었고요. 이중 특히 마음에 드는 기록이 있나요?
가장 만족스러운 건 불펜 투수로서 최초인 10연속 탈삼진이고요. 그 기록을 더 이어갈 수 있었지만, 그렇게 못 한 게 아쉬웠어요. 열 타자 연속 삼진을 잡고 있다는 걸 전혀 몰랐거든요. 몰라서 거기까지 가지 않았나 싶어요. 알고 있었으면 무조건 의식됐을 것 같아요.

밸런스 게임 하나 해볼까요? 똑같이 세이브 상황이란 가정하에, 3구 3아웃 맞춰 잡기 vs 세 타자 연속 풀카운트 삼진 잡기 중 더 하고 싶은 것은?
9회인가요? 음… 3구 3아웃 맞춰 잡기요. (게임 난도를 높여서 만약 11연속 삼진 기록이 걸려있는 상황이라면요?) 그럼, 무조건 풀카운트 끝까지 가야죠. (웃음) 팬분들도 재밌고 심장 떨리게요. 사실 아슬아슬한 상황을 선호하진 않는데, 제가 한 번씩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힘들게 끝나더라도 ‘어차피 잡았으면 됐지’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이에요.

삼진율이 무려 31.8%에, 불펜 투수 중 9이닝당 탈삼진 11.8개로 1등을 기록한 시즌이었어요. 조병현에게 삼진이란?
삼진은 제 이름과도 같죠. 땅볼이나 플라이 같은 범타보다는 삼진으로 타자들을 자주 잡았기 때문에 ‘삼진’ 하면 조병현이다! (그 비결은 어디 있을까요?) 모두 지영 선배님의 리드 덕분이죠. 선배님은 저희 후배들을 항상 잘 챙겨주시고, 뭐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하세요. 진짜 재밌으시고요. (당근과 채찍 중 주로 뭘 주는 선배예요?) 둘 다 주세요. 저는 그중에서 채찍을 선호하는 편이고요. 성장하는 데 더 도움이 되잖아요.

랜더스 피치컴의 ‘정신 차려라’를 직접 들어본 적도 있어요?
한 번 들어봤어요. 아마 (김)민식 선배님한테 들은 거로 기억해요. 제가 수원 KT전에 올라가는 상황이었는데 선배님이 그 버튼을 연타하시더라고요.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하고요. 그때 처음 들었어요. (그 음성을 들으면 정신이 들어요?) 그냥 웃음만 나왔어요. 실제로 그날 정신을 못 차렸고요. 잘 못 던지고 내려온 기억이 있거든요. (그렇게 내려오면 포수 선배와 어떤 대화를 나눠요?) 딱히 별말은 안 하세요. 제가 먼저 오늘 공 어땠냐고 물어보죠. 선배님들은 항상 공은 괜찮았다고, 상대 타자들이 잘 친 거라고 얘기해주세요.

권누리 불펜 포수가 한 기사에서 평소에 자기관리를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언급했어요. 시즌 중 하루 루틴도 있어요?
루틴 같은 건 따로 없고,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날에 운동 열심히 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나 봐요. 저는 그냥 해야 하는 걸 열심히 하는 거죠. (눈이 떠지면 일어나고 배고프면 밥 먹는 성향인가요?) 맞아요. 근데 배고프다는 생각이 잘 안 들어요. 왜냐면 공복을 느낄 새도 없이 계속 먹거든요. 딱히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데 고기 쪽이 좀 강해요.

이지영이 주선한 자선 카페가 끝나고 회식 자리에서 소고기 160만 원어치를 먹었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그때 아마 11명 정도 계셨을 거예요. 인원도 꽤 있었던 건 맞는데, 명준이가 거의 다 먹었죠. 그래도 명준이 기준으로는 엄청 많이 먹진 않았을걸요? 제가 있던 테이블에 명준이랑 형우, 키움 히어로즈 (장)재영이 이렇게 네 명이 있었는데 각 한 판씩밖에 안 먹었어요. 그 한 판이 아마 3인분 정도 될 거예요. (조형우, 고명준과 셋이 밥 먹으러 가면 보통 몇 인분씩 먹어요?) 거의 15인분 정도 먹어요. 그중에서 명준이가 7인분 정도? 형우도 잘 먹어요. 저도 누가 옆에서 먹으면 따라 계속 먹는 스타일이라서요. 배불러도 계속 먹어요.

식사 외에 간식거리도 즐겨 먹나요?
단 거 진짜 좋아하죠. (자기관리를 워낙 잘한다는 평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런 이미지와 많이 멉니다. 과자를 특히 좋아해서 한 번 먹으면 놓질 못해요. 근데 요즘은 다이어트 중이라 못 먹고 있어요.

가장 즐겨먹는 과자가 뭔지 궁금하네요.
종류를 안 가리고 다 먹어서 하나만 꼽기가 힘든데… 포카칩을 좋아해요. 파란색 초록색 둘 다요. 사실 지난 프리미어12 대표팀에 있을 때 쿠바랑 평가전을 했잖아요. 그때 더그아웃에 하리보 젤리가 들어있는 큰 통이 있었거든요. 저는 그 안에서 멘토스 같은 걸 찾아 먹곤 했는데, 그걸 보신 어떤 팬분이 하리보를 큰 통으로 세 개나 선물해 주셨어요. 주신 건 침대에 누워서 넷플릭스 보며 감사히 까먹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가 있었을까요?
8월 25일 문학 KT전이요. 상대 팀과 순위 싸움 중이었고, 9회 초에 한 점 차로 앞서고 있었어요. 그 상황에서 제가 안타랑 볼넷으로 주자를 쌓아놨거든요. 그래서 더 집중했어요. 황재균 선배님을 상대하기 전에 송신영 코치님께서 마운드에 올라오셔서 맞아도 괜찮으니까 승부 들어가라고, 자신 있게 붙으라고 하셨거든요. 그래서 아무도 제 공은 못 친다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따랐어요. (그런 자신감은 언제부터 생겼어요?) 고등학교 때도 비슷하게 생각했는데 프로 와서 더 강해진 듯해요. 제가 저를 못 믿으면 무조건 지는 승부가 된다고 보거든요. 제가 가장 강하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라운드에 들어가요.

아직 만나보지 못한 야수 중 상대해 보고 싶은 선수도 있어요?
우리 팀 최정 선배님이랑 한번 붙어보고 싶어요. 아무래도 레전드 타자시기 때문에 대결해 보면 어떨까 싶지만, 아쉽게 같은 편이라서 못 하겠네요. (청백전이 있잖아요.) 근데 제가 청백전에서는 특히 약하더라고요. 같은 팀한테는 약해요. (만약을 가정해 최정과 상대하면 어떤 공을 던질 거예요?) 직구만 세 개 던질 거예요. 무조건 헛스윙으로 잡아야죠. (헤헤)

마무리 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강력한 속구와 멘탈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스스로 평가하자면요?
90점 정도 되지 않을까요?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한쪽이 떨어질 때도 있는데, 그러면 성적도 나빠지더라고요. 그냥 봐도 구위가 떨어지는 게 느껴지고요. 헛스윙이 나올 법한 공도 안타가 돼요. 그래서 제 공이 좀 안 좋다고 느껴지면 스스로 더 믿으려고 해요.

#사랑하는 동료

‘캐처 테이블’이나 자선 카페처럼 행사에도 자주 불려 가던데, 어떻게 참여하게 됐어요?
지영 선배님이 행사 2주 전부터 먼저 저희한테 오라고 연락하세요. 안 오면 죽여버린다고요. (장난) 협박도 있긴 한데 선배님이 항상 저희 의견도 들어주시고, 잘 챙겨주시다 보니까 따라가는 거죠. (카메라에 손하트를 보이며) 지영 선배님 사랑합니다! ♡

드래프트 동기 조형우, 고명준과의 우정이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셋이 성격이 정말 달라 보이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지내요?
일단은 드래프트 동기니까 셋이 보내는 시간이 오래됐잖아요. 그래서 더 친해졌어요. MBTI는 다소 다르긴 해도 성격이 크게 다르다는 건 못 느껴요. 다 비슷하더라고요. 사실 며칠 전에 MBTI 검사를 다시 해봤는데 ESTP로 바뀌었어요. 심지어 S랑 T 성향이 100%더라고요. 저는 친구들한테 말할 때 무조건 직설적으로 말하는 성격이에요. (ENFJ라던 고명준은 그런 직설적인 표현에 상처받진 않아요?) 그래도 명준이가 하는 말에 공감은 해주죠.

셋이 사랑 표현을 자주 하더라고요. 누가 먼저 시작한 거예요?
사랑한다는 말은 명준이가 처음 꺼냈어요. 명준이는 사랑이 많은 애교쟁이예요. 그 애교를 다 받아주다 보면 저도 사랑한다고 말하고요. 참 매력이 많은 친구예요. 외적으로 봐도 포근한 느낌?

고명준이 자선 카페에서 팬들에게 맛집 추천을 해줬다고 하던데, 그 맛집 리스트는 인정하나요?
명준이가 가는 곳은 진짜 맛있는 데예요. 저도 명준이한테 추천해 주는데, 다녀와서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잘 먹기도 잘 먹지만 맛있는 걸 자주 먹으니까 그 맛집 리스트는 믿으셔도 됩니다! (그 자리에서 소개한 맛집은 어디예요?) 구월동 ‘위드위치’요. 사장님이 커피도 직접 로스팅해서 내려주시고요. 아침 일찍부터 채소도 직접 도매시장에서 가져오셔서 샌드위치도 신선해요. 그리고 (윤)태현이네 부모님이 하시는 ‘차오팡’의 유린기도 맛있어요. 부산에 있는 ‘톤쇼우’는 가보셨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대기 걸어서 가봤는데 거기 돈카츠도 진짜 맛있더라고요.

지난번 인터뷰할 때는 전화 너머 하재훈의 목소리가 유독 크게 들렸는데, 지금 로커 옆자리는 누구예요?
제 자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민식 선배님 자리고 왼쪽은 (송)영진이요. 재훈 선배님은 한 네다섯 칸 옆에 계세요. 영진이랑은 어제 경기 끝나고 뭘 했는지, 뭘 먹었는지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요. 컨디션도 자주 물어봐요. 보통은 제가 먼저 말을 걸죠. (그런가요? 왠지 먼저 나서서 말 걸 것 같진 않았어요.) 처음 본 사람이랑은 어색한데, 친해지면 편하게 말문이 트이는 성격이에요.

#떼창 가능하고, 웅장하고, 빠른 비트의 등장곡을 가진 마무리 투수

작년부터 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19번을 썼죠. 상무서 쓰던 11번에 관심도 보였는데, 새 시즌 등번호와 등장곡은 어떻게 할 거예요?
계속 19번을 쓸 것 같아요. 11번은 (백)승건이 형 번호잖아요. 19번을 달고 작년에 잘 던지기도 했으니까, 굳이 바꿀 필요는 못 느끼고 있어요. 등장곡은 바꾸고 싶은데 확 끌리는 게 없어서 계속 찾아보고 있어요. 전 웅장한 느낌으로 하고 싶은데 외국곡으로 하면 팬분들이 모르시잖아요. 관중 모두가 같이 부를 수 있는 곡을 선호하실 테니까요.

마무리 투수가 멋지게 등장하는데 관중들은 신나게 떼창하는 것도 웃기지 않아요?
그건 좀 아니긴 한데, 그래서 웅장하면서도 좋은 곡으로 찾고 싶어요. 팬분들이 추천해 주시는 곡 중에 취향에 맞는 게 있으면 그걸로 바꿀 생각도 있어요. 떼창 가능하고, 웅장하고, 비트 빠른 곡으로요. 일단 제가 신나야 하거든요. (노래 취향은 뭐예요?) 제가 빅뱅을 정말 좋아해요. (그럼, ‘붉은 노을’ 어때요? 떼창 가능하고 비트 빠르고…) 저는 너무 마음에 들죠. 근데 안 돼요. 분위기가 안 어울리잖아요. 요즘은 GD의 ‘파워’나 ‘홈 스위트 홈’을 들어요.

유산소 운동할 때는 어떤 노래를 들어요?
저는 노래를 듣기보다는 유튜브나 넷플릭스 앞에 틀어 놓고 그거 보면서 뛰어요. 요즘은 ‘오징어 게임’ 같은 거요. 쫓기는 장면을 보면서 마치 제가 쫓기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으로 열심히 뛰죠.

워낙 인상적인 데뷔 첫해를 보낸 터라 새 시즌에는 상대 팀의 견제도 심해질 듯해요. 그에 대한 부담은 어떻게 없애려고 해요?
그런 견제를 신경 쓴다고 해서 상대 타자가 제 공을 더 잘 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저는 제 공을 믿고 던지죠. 그저 작년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상대의 전력 분석으로 제가 못 하는 날이 지난 시즌보다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저도 타자들을 분석할 거니까요. 준비를 잘하면 성적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생일이 5월 8일 어버이날이더라고요. 부모님과 축하나 안부 인사는 어떻게 해요?
부모님은 생일 축하한다고 하시고, 저는 잘 키워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하죠. 어버이날 인사까지 포함해서요. (부모님께 먼저 연락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먼저 연락은 잘 안 해요. 그래서 자주 혼나요. 늘 반성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엄마한테 전화 와서 왜 이렇게 연락을 안 하냐고 하시면 저는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또 먼저 하지는 못해요. (첫 승을 올리고 나서는 바로 부모님께 연락드렸다면서요. 조아제약 시상식에서 수상하고 연락했어요?) 했을걸요? (대표팀 소집됐을 때는요?) 했…했어요. 했죠. 당연히. (더듬)

2025년이 된 만큼, 새 시즌 목표를 듣고 싶어요.
가장 먼저 랜더스 우승을 최대 목표로 잡고 있고요. 제 개인적인 목표는 30세이브랑 100탈삼진으로 잡고 있어요. (자선 카페에서는 연봉 3억도 올해 목표라고 했잖아요.) 3억은 재미로 얘기한 거죠. 그래도 마무리 투수로서 개인상 하나 가져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이 팀에 제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후배들에게도 롤 모델이 되는 그런 선수요. (지금 롤 모델도 있어요?) 저는 롤 모델을 정하지 않고, 자신을 목표로 해서 뛰어넘겠다는 생각이에요.

어떤 모습이어야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까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정도 되는 선수라면 배울 만하지 않을까요? WBC에서 마무리로 딱 삼진 잡고 우승하는 선수가 되면요. 오타니 선수는 자기관리도 잘하잖아요. 저는 못 하지만. (오타니도 단 걸 무척 좋아한대요. 크레이프 같은 거요.) 그걸 어떻게 아세요? 근데 크레이프 맛있죠. 스타벅스 크레이프가 참 맛있는데… 아무튼 후배들에게 배울 점 있는 선배가 되려면 첫 번째로는 야구를 잘해야겠지만, 예의도 있어야 하고요. 저도 한 번씩 잘 못 던지는 경기가 있으면 쓰레기를 줍고 다니거든요. (그건 못 던지는 날뿐 아니라 평소에도 주워야 하는 거 아니에요?) 평소에도 하죠. 다니는 곳에 쓰레기 떨어진 걸 보면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해요.

조병현을 응원하는 팬들과 독자들에게 인사하고 인터뷰 마무리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도 건강하게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올 시즌도 야구장 많이 찾아와 주시고 응원 열심히 해주시면, 저희도 더 힘내서 한국시리즈 꼭 우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6호 (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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