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서로에 “지옥문 열릴 것”…트럼프 48시간 ‘카운트다운’

김원철 기자 2026. 4. 5. 19: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시각 4월7일 오전 9시 기한
지난 8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공격 이후 주거 지역 상공에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오르고 있다. 테헤란/UPI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각각 상대에게 ‘지옥’을 예고하며, 개전 6주차로 접어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이란에 호르무즈해협을 48시간 내 개방하지 않을 경우 “지옥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며 추가 군사 대응을 경고했다. 이란은 “지옥문은 당신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즉각 맞받았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에서 격추돼 24시간 이상 고립됐던 F-15E 전투기 조종사를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협상에 나서거나 해협을 열 수 있는 10일의 시간을 줬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거부할 경우 48시간 내 모든 지옥이 쏟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5일에도 트루스소셜에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이자 ‘교량의 날’이 하나로 합쳐진 날이 될 것이다”라며 “그 빌어먹을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놈들아. 그러지 않으면 지옥 같은 상황을 겪게 될 것이다. 두고 봐라! 알라를 찬양하라”고 썼다. 예정 시한이 지나면 이란의 발전소와 다리 등 기반시설을 대대적으로 파괴하겠다는 경고를 한 것이다. 앞서 그는 지난달 26일 “이란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에너지 시설 파괴 계획을 10일간 중단한다. 2026년 4월6일 오후 8시(한국시각 7일 오전 9시)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열흘 마감 시간을 이틀 앞두고 강력한 경고 뜻을 밝힌 것이다.

이란은 즉각 맞대응했다. 관영 이르나(IRNA) 통신은 이란 중앙사령부의 알리 압돌라히 알리아바디 사령관이 “미국과 시오니스트 적이 이란의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미군이 사용하는 모든 인프라와 이스라엘 정권의 인프라를 파괴적인 공격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지옥문은 당신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에스마일 사가브 에스파하니 이란 에너지최적화·전략관리 부통령도 “지옥이 벌어질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건 당신과 당신의 동맹들에 해당된다”며 ‘유가 배럴당 150달러’, ‘중동 동맹국 전력 공급 중단과 물 부족’, ‘미국 금융 충격’,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불을 지를 줄 안다. 너는 그 불을 끌 수 있느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되물었다.

미국-이란 간 협상은 교착 상태다. 이란 관영 매체는 미국이 제3국을 통해 ‘48시간 일시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이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파키스탄 중재 회담 자체를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우리는 파키스탄의 노력에 깊이 감사하며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수도)에 가는 걸 거부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는 이 불법 침략 전쟁을 ‘결정적이고 영구적으로 종결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휴전이 아닌 종전을 바란다는 것이다.

양쪽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3일 이란이 미군 F-15E와 A-10 등 2대의 전투기를 격추하며 충격을 줬다. 미군기가 전투 중 격추된 것은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처음이다. 다만 이란 땅에 고립됐던 F-15E 조종사 2명 모두 구출됐다. 미 특수부대 수백명이 대규모 공중 엄호 속에 작전을 수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 역사상 가장 대담한 작전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김지훈 기자 wonchu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