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습적으로 끼워넣은 '제2 독립기념관' 예산 245억 원‥누가 그랬을까?
[뉴스데스크]
◀ 앵커 ▶
세수부족으로 온 나라가 비상이지만 국가보훈부는 3년간 245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서울에 제2 독립기념관을 짓기로 했었죠.
그런데 2백억 원이 넘는 이 큰 예산이 보훈부가 내년 예산 계획을 사실상 마무리한 이후, 며칠 만에 갑자기 추가됐다는 사실이 M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조희형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8월 말 국회에 제출한 국가보훈부의 내년도 예산안.
기획재정부와 사실상 협의가 마무리된 이 시점까지도 국내민족독립운동기념관, 이른바 제2 독립기념관 예산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인 9월 초, 최종예산안에 이와 관련한 예산이 갑자기 등장합니다.
245억 원 규모의 사업이 불과 열흘 만에 생겨난 것입니다.
보훈부는 무장투쟁에 비해 국내 교육·문화 분야 독립운동의 인지도가 낮다며 대통령의 지난 3.1절 기념사가 추진 배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난 3.1절 기념식)] "이 모든 독립운동의 가치가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고, 그 역사가 대대손손 올바르게 전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과거 정부가 무장독립운동만 평가하고 나머지 독립운동을 친일파로 몰아간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없던 예산이 갑자기 생겨났습니다.
[김현정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대통령실에서 강한 요청이 들어와서 급작스럽게 는 것 아닌가라는 게 저의 예상인데 그렇다고 하면 더 큰 문제인 거죠."
예산이 급조된 만큼 계획도 부실했습니다.
부지, 즉 땅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도 계획에 없었습니다.
보훈부는 이곳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서울시 일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는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밝혔습니다.
[손종필/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공간 활용을 어떻게 할 건지, 주변 지역하고의 연계성을 어떻게 갈 건지 그런 것들을 다 봐야 되거든요."
일단 국회 문턱부터 넘으려고 예산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습니다.
보훈부가 추산한 면적당 공사비는 310만 원.
하지만 서울시 기준으로 전시시설의 면적당 공사비는 460만 원이어서 공사비는 계획보다 70억 원가량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건축비가 폭등하기 전인 2년 전 기준입니다.
땅값과 공사비가 제대로 반영되면 실제 사업비는 245억 원보다 훨씬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서울시 관계자 (음성변조)] "물가상승률이나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이제 자료를 만들거든요. 공사비는 계속 오르다 보니까…"
국비 3백억 원 이상의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예산 규모를 줄여 타당성 조사를 피하려는 '꼼수'를 썼다고 지적합니다.
일단 정부 사업이 개시돼 세금이 들어가기 시작한 뒤에는 취소하기 어렵습니다.
제2 독립기념관 예산이 왜 갑자기 생겨났느냐는 질문에 보훈부는 "기획재정부와 9월 초 최종 예산안 이전에도 검토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기념관 부지는 필수 조건이 아니고 공사비는 과도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도록 산출한 것이지 꼼수를 쓴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 임지환 / 영상편집 :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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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임지환 / 영상편집 : 류다예
조희형 기자(joyhyeo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43134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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