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방지장치는 운전자 한 사람만 신경 쓰면 되는 장치로 여기기 쉽지만, 대신 숨을 불어 준 사람도 함께 형사처벌을 받는다. 장치를 달아야만 운전할 수 있는 조건부 운전면허가 10월 24일 처음 발급된다.
2024년 10월 25일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 규정의 최소 결격기간 2년이 그날 끝나기 때문이다. 대상은 5년 안에 음주운전으로 두 번 이상 걸려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다.
경찰청이 추산한 대상자는 한 해 1만5,000~2만 명이다. 2025년 음주운전 단속 10만5,875건 가운데 재범이 44.0%였다.
경찰은 차량 압수로 대응해 왔지만 재범이 줄지 않았고, 이제는 시동 단계에서부터 막는 쪽으로 넘어간다.
대신 불어 준 사람도 같은 법정형

다른 사람이 대신 숨을 불어 넣어 시동을 걸어 주거나 이를 부탁하면 두 사람 모두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 대상이다. 가족이나 친구라도 예외가 없다.
벌금형도 형사처벌이라 전과 기록이 남는다. 운전자가 아닌 사람에게도 한 번의 부탁이 기록으로 남을 수 있어, 가벼운 호의처럼 보여도 거절하는 것이 맞다.
장치를 뜯어내거나 센서를 조작하면 처벌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까지 올라간다. 장치의 기능을 해치는 행위를 가장 무겁게 본 것이다.
조건부 면허를 받고 장치 없는 차를 몰아도 도로교통법 제152조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 벌금이다. 면허는 바로 취소되고 1년간 다시 딸 수 없으며, 경찰청은 장치 없는 렌터카를 몰다 입건되는 경우를 사례로 들었다.
얼굴 찍고 달리는 중에도 다시 분다

방지장치는 운전자의 호흡에서 알코올을 재고, 단속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03%를 넘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막는다. 전날 마신 술이 남아 있어도 시동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경찰청 고시는 안면 확인 카메라를 달도록 했다. 숨을 부는 사람이 운전자 본인인지 사진으로 남기기 때문에 대신 불어 주는 꼼수는 사후에도 확인할 수 있다.
주행 중 재측정도 의무라 출발 전에만 멀쩡하면 되는 구조가 아니다. 휴게소에서 마시고 다시 달리는 경우까지 막겠다는 것이다.
대상자는 6개월마다 운행기록을 시·도경찰청장에게 내고 정기 검사도 받아야 하며, 어기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다. 다만 장치가 사람이 아닌 차에 붙어 남의 차나 가족 차를 모는 경우는 단속 사각지대로 지적된다.
두 번 걸리면 최소 4년은 일반 면허 없이

도로교통법 제80조의2는 음주운전이나 측정 거부로 걸린 날부터 5년 안에 다시 걸려 면허가 취소된 사람을 부착 대상으로 정한다. 개인형 이동장치 운전은 빠진다.
부착 기간은 면허 결격기간과 같아 결격이 2년이면 부착도 2년이고, 길게는 5년까지 늘어난다. 두 번 걸린 사람은 2년 동안 운전을 못 하고 그 뒤 2년은 장치를 단 차로만 운전하는 셈이다.
조건부 면허는 시·도경찰청장이 내주고 면허의 범위와 발급 절차는 행정안전부령으로 따로 정하며, 이를 거치지 않고 일반 면허로 바로 돌아갈 길은 없다.
한 번 걸린 사람은 아직 대상이 아니지만 5년 안에 다시 걸리는 순간 대상이 된다. 9월 24일 시작된 추석 특별 음주단속에서 두 번째로 걸려도 결격기간이 끝나면 같은 절차를 밟는다.
처벌보다 먼저 따질 200만~300만 원

정부는 조건부 면허 운영 기반에 19억5,000만 원을 들였지만 장치 비용은 대지 않는다. 경찰청 자료로 기기 구입비와 설치 공임을 합쳐 200만~300만 원이 들고 전액 본인 부담이다.
도로교통공단 공고는 월 10만 원 안팎의 렌털 방식도 제시했는데, 2년이면 240만 원 안팎이다. 다만 인증 장치 제조사 목록과 렌털 확정 요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아, 시행을 한 달도 남기지 않고 세부 비용이 비어 있다.
생계형 운전자에게 면허 재취득 문턱이 너무 높다는 반론도 나온다. 반면 한국교통안전공단 분석으로는 해외에서 방지장치를 단 뒤 재범률이 평균 60%, 사망률이 15% 줄었다.
결국 방지장치는 두 번째 음주운전의 값을 처벌보다 먼저 수백만 원의 자부담으로 못 박는 제도이고, 한 번 걸린 사람에게는 5년 동안 다시 걸리지 않는 것이 가장 싼 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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