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저성장 시대의 노후 투자법
자산 시장이 혼란스럽습니다. 재테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혼자 결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으면 됩니다.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재테크의 길을 찾아 보는 ‘돈의 길, 머니로드’를 연재합니다.

60세에 은퇴해도 40년간 노후대비 해야 하는 100세 시대다. ‘노후대비에 시기상조란 없다'고 주장하는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에게 노후 대비 투자법을 의뢰했다. 부동산 가격과 주식 수익률을 비교한 내용도 들어 있다.
김 교수는 한국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접어 들었다는 것을 전제로 노후 대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십 만원이라도 은퇴 후 근로소득을 만들어야 한다”며 “매달 10만원을 벌면 금융자산 1억원을 은행에 예금해 놓은 것과 마찬가지 효과”라고 설명했다.
저금리는 향후 경제 성장률과 물가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담고 있다. 잠재 성장률은 우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2021년 기준 한국 잠재 성장률은 2%를 밑돈다. 김 교수는 “금리가 아무리 낮더라도 저성장 시대는 대출로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저금리 시대를 먼저 겪은 일본의 한 금융 그룹 회장은 저성장, 저금리에서 살아남는 방법으로 ‘죽기 전까지 근로 소득을 얻을 것’, ‘아무거나 잘 먹고 건강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적절한 노후 대비를 하려면 수익률을 조금이라도 더 높일 수 있는 주식 투자가 필수라고 말했다. 은행 예금 이자율이 연 1%에 미달하는 상황에서,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2%를 웃도는 만큼 주식 투자로 배당만 받아도 은행 예금보다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 금융자산 가운데 평균 주식 투자 비중을 보면 미국 52%, 일본 14%, 한국 23%다. 김 교수는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을 25% 이상까지 높여야 한다”고 했다. 다만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률 기대는 낮춰야 한다. 연간 4~5%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면서 배당주 투자를 하는 게 좋은 투자법이란 게 김교수 설명이다.

김 교수는 KT, 삼성전자, SK, 포스코 같은 대기업 임직원들에게 강연할 때마다 “여러분 회사 주식을 사라”는 식으로 강조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고 주식 투자에 실패했다는 사례를 살펴보면 ‘카더라’에 의존해서 투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자한 기업이 상장 폐지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김 교수는 이런 행태를 지적하며 “코스피를 대표하는 우량주에 투자했다면 극단적 실패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통념과 달리 주식 수익률은 부동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KB국민은행의 아파트 가격 지수에 따르면 1986년~2021년까지 강남 아파트 가격 지수는 9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을 대표하는 전기, 전자 업종 지수는 104배 올랐다.

김 교수는 노후 대비용 부동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가계 자산 비중을 보면 부동산을 포함한 실물 자산은 77%, 금융 자산 23%다. 금융 자산 중 전월세보증금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금융 자산은 17% 밖에 안 된다. 은퇴를 목전에 둔 5060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80% 정도로 압도적이다.
김 교수는 “전세계 경기가 꺾이면서 집값이 크게 떨어질 수 있고, 향후 4~5년 사이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 사이클을 맞을 수 있다”며 “투자 목적의 부동산 비중은 줄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상업용 부동산 역시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청년층의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해 코스피 지수는 31% 상승했지만 2030 세대 수익률은 유독 낮았다”며 “단기 투자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2030 세대들에게 “축적된 금융자산이 적다고 돈을 빌려서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라며“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좋은 종목을 골라 길게 투자하는 게 노후 대비를 위한 길”이라고 권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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