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후덕죽’만 찾았다...이병철·이건희·이부진까지 3대 모신 이 남자
호빈을 장충동 최고 식당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고의 중식 셰프 중 한명으로 꼽히는 후덕죽 마스터 셰프 [권효정 여행+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312/07/mk/20231207223302076fmtc.jpg)
한국을 방문한 중국 VIP 국빈들은 수십 년 후덕죽만 찾았고 중국 본토에 식당을 내자는 제의도 여러 번 받았다. 1968년 UN센터호텔에서 시작해 요리 경력만 반백 년이 넘는 후덕죽 셰프는 중식계 살아있는 전설이다.
올해로 74세가 된 후덕죽 셰프는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인 2년을 보냈다. 남들은 벌써 은퇴했을 나이, 백전노장이 남다른 각오를 다지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후덕죽 셰프는 2022년 1월부로 장충동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내 ‘호빈’ 중식당을 맡고 있다. 호빈 코앞에는 그가 42년 세월 몸 받쳐 일군 우리나라 최고의 중식당 ‘팔선’이 있다. 여행플러스는 중식의 대가 후덕죽 셰프를 만났다.
- 다시 장충동으로 돌아왔다.
▶ 2019년 허우 오픈한다고 신라호텔 그만뒀으니 4년 만이다. 허우를 닫고 나서 많이 아쉬웠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호텔이 폐업하면서 자연스럽게 허우도 닫게 됐다.
그때 손님들에게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 마지막 영업하는 날 퇴근을 하려는데 카운터 직원이 저한테 종이를 주더라. 거기 300명이 넘는 사람들 이름이랑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허우 문 닫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손님들이 새롭게 다른 곳 가게 되면 연락을 꼭 달라고 하면서 본인들 전화번호를 적어두고 갔다.

- 호빈은 어떤 식당인가.
▶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이 리뉴얼을 하면서 식음업장 고급화 전략을 편다는 데 뜻이 맞았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호빈을 오픈했다. 호빈은 ‘귀한 손님 모신다’는 뜻을 담은 이름이다. 광둥요리를 기반으로 중국 4대 요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정통 중식당이다.
광둥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국 각지에서 가장 좋은 재료를 가져다가 화학조미료 없이 음식을 완성한다. 내 요리 철학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의식동원(醫食同源)이다. 약과 음식은 근원이 같다, 평상시 먹는 음식으로 건강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의식동원 철학이 가장 잘 담겨 있는 음식이 바로 ‘후 불도장’이다. 육수를 중탕으로 6시간 이상 끓여 내고 건해삼, 자연송이 등 15가지 고급 식재료가 들어가는 귀한 음식이다.

▶ 1977년 팔선에 입사해서 94년 호텔업계 최초로 주방장 출신 임원을 달았다. 이병철 창업 회장님부터, 이건희 선대 회장님 그리고 이부진 사장님까지 삼성가 3대를 모셨다. 삼성은 저에게 정말 고마운 회사다. 요리사로서 이만큼 명성을 쌓을 수 있게 된 것도 팔선 덕분이다.
팔선은 우리나라 최고 중식당이다. 주말에는 예약도 힘들다. 팔선에 들어가서 당시 최고 중식당 소리 듣던 ‘도원’을 따라 잡는데 3년이 걸렸다. 호빈도 곧 장충동 최고 식당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다. 다행인 건 팔선 때부터 단골이었던 분들이 어떻게 알고 호빈으로 많이 찾아와준다. 감사한 일이다.

인터뷰 중에도 계속해서 예약 요청 전화가 개인 휴대폰으로 들어왔다. 후셰프는 음식 맛만큼 서비스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후 셰프는 매일같이 주방을 지키며 짜장면 한 그릇이라도 면의 온도, 수분이 제대로 빠졌는지를 일일이 확인한 다음 손님상에 내보낸다.

▶ 계절마다 코스 메뉴를 바꾼다. 그 계절 맛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재료로 요리를 한다. 3월에는 도다리를 가지고 7가지 코스 메뉴를 만들었고 여름에는 북경오리와 장어가 주 메뉴였다. 가을에는 게 요리를 선보였다. 상하이 인근 쑤저우 양징호(陽澄湖)에서 게를 양식하는데 이게 아주 귀한 식재료다. 양징호 대갑게를 공수해 ‘대갑해연’ 코스 요리로 냈다.
고객 감사 코스에는 후덕죽 대표 메뉴인 후 불도장은 물론 캐비어 부용 키조개살, 어향 소스 오룡 통 해삼, 굴탕면, 바비큐 볶음밥과 후식까지 포함해 코스 메뉴를 만들었다.
- 워낙 단골이 많을 텐데 그중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 팔선 때부터 단골인 모 회장님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귀한 식재료를 이야기하면서 메뉴에도 없는 음식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미식가였다. 그 회장님이 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죽기 일주일 전에 르 메르디앙 ‘허우’에 와서 불도장을 드시고 갔다.
- 요즘 중식 트렌드를 어떻게 보는지. 사천식 마라요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데.
▶마라는 마비되면서 맵다는 것이다. 라는 고추의 매운맛이고 마는 향신료가 들어가 얼얼하게 매운 것을 뜻한다. 사천은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춥다. 음식을 맵게 해서 여름엔 땀을 빼고 겨울엔 온기를 보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이기 때문에 마라가 유행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 중국 요리를 보면 다변화했다,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매스컴에서도 중식을 많이 강조하고 젊은 세대도 중식을 자주 찾고 하니까.
연희동에 살고 있는데 쉬는 날 안사람이랑 연남동이나 홍대로 밥 먹으러 간다. 인기 맛집에서 30분씩 기다렸다가 밥 먹기도 한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떤 걸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가본다. 지금 시대는 계속 도전하는 게 맞다.

“(별을) 받으면 좋겠죠. 하지만 그런 부수적인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손님에게 정성을 들여서 대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호빈이 요리 경력의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는 후덕죽 셰프는 “명성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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