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주 근육 보여줘서 '국민 남친 복근,근육'으로 불린 남자배우

데이즈드
(Feel터뷰!) 넷플릭스 '너의 시간 속으로'의 안효섭을 만나다

9월 18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너의 시간 속으로] (이하 너.시.속.) 안효섭을 만나 종영 후 소감 및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너의 시간 속]은 1년 전 죽은 남자친구 구연준(안효섭)을 그리워하던 한준희(전여빈)가 1998년으로 타임슬립해 고등학생인 남시헌(안효섭), 정인규(강훈)와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다. 로맨스와 SF, 미스터리 스릴러가 가미된 복합장르로 12부작 시리즈다.

온 힘을 다해 평생의 사랑을 지켜낸 커플의 당사자를 만난 듯 1인 4역, 많게는 6역까지 연기했기에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았다. 대화해 보니 잘생긴 외모에 갇혀 쉽게 편견에 따랐다고 전해졌다. 안효섭 배우가 찬 손목시계의 시간이 멈춰 있어서일까. (본인은 패션이라고) 연준과 시헌의 시간 속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간 것 같았다.


-공개된 소감을 안 들어볼 수 없겠네요. 주변의 반응이나 글로벌 인기가 피부로 느껴질 것 같아요.

“1년 전에 촬영해서 조금 어색하지만 설렘 반 두려움 반이었던 것 같네요. 넷플릭스에서 제 사진을 보니까 애청자로서 색달랐고, 추억도 새록새록 기억나는 아련함도 있었습니다. 반응은 잘 안 찾아보는 편이라고 가끔 회사 분들이 알려주면 참고하는 정도였고요. 술 먹으면 보기도 해요. (웃음) 신인 때는 모니터링이 부끄러워서 옆으로 비스듬히 해놓고 보곤 했어요.”

-많은 대본이 들어오겠지만 꼭 [너.시.속]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를 들어보고 싶어요.

“처음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인 줄 모르고 읽기 시작했어요. 1회부터 4회까지 술술 잘 읽히더라고요. [사내맞선] 촬영 중이었는데 더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타임슬립물을 좋아하기도 했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매력적이었거든요. 읽다보니 소름 돋기도 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세 분의 교복 연기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세요.

“저는 10, 30, 40대를 다 해야 했지만 그중 교복 연기가 큰 도전이었어요. 풋풋하고 청초한 매력이 가득해야 했으니까요. 고등학생 때를 떠올리면서 (열심히) 적응해 나갔습니다. (웃음)”

-한 작품에서 연인과 절친 둘을 얻은 셈이에요. 전여빈, 강훈 배우와 호흡을 맞췄는데 어떠셨나요.

“훈이 형은 인규랑 시헌이 절친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하얗고 말랑한 느낌이잖아요. 깔끔하고 훈남이기도 하고 빨리 친해질 수 있었어요. 여빈 누나는 그냥 어른 같아요. 반 발짝 물러서서 들어주려는 배려심이 컸어요. 저랑 연인 사이잖아요. 우리 사랑이 진심으로 보이려면 둘 호흡이 중요하겠다고 동의했었거든요.”

-시공간이 계속 달라지면서 실질적으로 혼자 4명을 연기했습니다. 캐릭터별 디테일하게 구분한 점이 있다면요.

“현장에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아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시작부터 타임 테이블을 짜놓고 참고하면서 촬영했거든요. 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었어요. 시헌과 연준의 시간을 감안해서 그들의 서사를 외형으로 표현했죠. 잘 모르셨겠지만 미묘한 디테일이 살아 있어요. 10대 때 헤어 스타일링은 최대한 자제했어요. 샤워하고 툭툭 털고 나온 듯한 느낌이고, 20대는 꾸밀 줄 아는 대학생다운 스타일링이라 가르마도 갈라봤고요. 30대 연준이는 캐나다에서 만난 성소수자 친구들을 참고했어요. 친구들의 외모가 정갈하다는 느낌이 커서 매일 커트해 가면서 신경 썼습니다.”

-아무래도 40대 시헌의 스타일링에 대해 원작 팬뿐만 아니라 호불호가 상당했습니다. 알고 보니 본인이 의도했다고.

“네 맞아요. 원작 팬들은 당황스러웠을 거예요. 원작이랑 비교해서 외모에 불만이 많을 거란 걸 인지했지만 의도한 거라 후회는 없어요. 봐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시헌이 40대가 될 때까지 어떻게 살아왔을까 나름대로 고민했는데요. 민주와 준희를 되돌리기 위해 에너지를 쏟은 사람, 본인 외모를 가꾸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온전히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지친 기색이 역력한 수염, 거친 메이크업, 장발 등을 스타일링 했어요.”

-[너.시.속]의 한국식 리메이크 특히 원작보다 전반적으로 예쁘게 나왔다고 생각하세요.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작품, 새로운 작품으로 봤어요. 옛날 음악을 좋아해서 이미 ‘내 눈물 모아’도 알고 있었습니다. 저도 혼자 한국 와서 열심히 활동하면서 서지원 님의 스토리를 듣고 공감했었거든요. 전반적으로 예쁘게 나온 비주얼이 만족스럽기는 한데 원작보다는 예쁘지 않게 나와서 더 좋았어요. 실제 학교는 저렇게 예쁘지만은 않은데... (웃음)”

-이번에도 상의 탈의 장면이 나오네요. 평소에도 운동할 것 같은데 특별히 신경 쓴 몸인가요.

“벗는 장면은 언제나 부담되어요. 준비 많이 했고 그땐 바짝 식단 조절도 병행했어요. 30대인데 마른 체형이면 안 될 것 같았고요. 몸도 나이를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서 근육 사이즈를 키웠습니다. 운동은 건강과 재미 때문에 하는데 일과 연관되어 있으니까 거부감이 들어서,운동도 지금은 쉬는 중이에요. 작품마다 벗으니까 전 국민이 제 몸을 다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웃음) 앞으로도 꼭 벗어야 한다면 벗어야겠죠.”

-특히 감독님이 안효섭 배우를 두고 1인 6역까지 맡아 주었다고 칭찬하기도 했는데요. 한 작품 속에서 여러 인물과 시간을 드나들면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시간을 옮겨 다니니까 긴장감을 놓으면 안 되겠더라고요. 거의 순서대로 찍기는 했는데요. 상상을 많이 하면서 촬영했고 까먹거나 헷갈리면 서로 도와주었어요. 힘들었던 촬영은 공항에서 만나는 장면이요. 머리가 좀 아팠어요. 원작에서도 이 장면이 어려웠다고 들었거든요. 어린 시헌, 나이 든 시헌 순으로 이틀 동안 촬영했고, 저를 찍은 모니터를 봐가면서 찍었어요.”

-시헌은 운명을 믿는 운명론자인데요. 본인은 실제 어떤지 캐릭터 중 자신과 비슷한 인물이 있다면요.

“운명은 제가 개척하는 거라고 믿어요. [낭만닥터 김사부]를 찍을 때 감독님이 ‘운명은 기적이라고 하지만 나는 그걸 사람들의 의지라고 부른다’는 말씀에 공감했거든요. 모든 일은 스스로 선택하고 주도할 수 있다고 봐요. 저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아무래도 30대 준희랑 연애하고 있을 때지 싶어요. 나이도 비슷하고 촬영 때도 불편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43세 시헌이? (웃음) 외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가두는 스타일이고 말이 없어서 편했습니다.”

-연준의 사랑, 로운 배우와 로맨스도 호평받았는데요. 함께 촬영한 소감도 들어보고 싶어요.

“마침 특별출연이 필요한 상황이라 평소 친한 친구에게 연락했는데 흔쾌히 성사되었어요. 예전에 같은 소속사에 있었어요. 꾸준히 연락하고 만났고 언제 한번같이 하자고 했던 친구였고요. 어쨌든 연준과 사랑을 해야 하는 역할이라면 로운이가 잘 맞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친구라 편했지만.. 많이 불편했습니다. (웃음) 그래도 카메라 돌아가니까 몰입돼서 다행이었어요.”

-시헌은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랑을 하기에 부럽기도 하고 공감 가기도 해요. 시청자들은 ‘아.. 나도 저런 사랑해 보고 싶다’라며 요즘 회자되고 있어요.

“사랑 하나만으로 한평생, 아니 두 평생을 (웃음).. 살아가게 되는 사랑의 힘이 부러워요. 저도 언젠가 그런 사랑 해보고 싶네요.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 밖에 안 봐서 주변 친구들도 그때는 멀어지고 그러는데요. 저는 다 같이 친구로 만들어서 함께 보는 방향으로 하려고 합니다.”

-4인의 사연이 모두 가슴 아프지만, 그중 슬픈 감정 연기를 했던 때가 있다면요.

“모두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시간이 쌓일수록 저도 점점 아파지더라고요. 시헌이 미국에서 귀국해서 민주는 죽고, 인규 면회는 거절당하고, 버스에서 음악 듣는 장면이 첫 촬영이었어요. CG가 아니라 실제 버스를 굴렸고 제가 들어가서 완성된 장면이라 더 힘들었어요. 행복했던 한때의 기억과 추억이 떠오르면서 슬프고 보고 싶은 감정이 앞섰던 것 같아요. 또 43세 시헌이 주로 묵묵하게 바라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요. 다가가고 싶지만 참는 장면이나 못 참고 결국 전화하게 되는 장면 등은 벅차올랐죠.”

-작품 속에서 특별히 기억 남는 대사가 있었을까요.

“제목이 ‘너의 시간 속으로’니까 인용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에 ‘네가 어디에 있든 난 널 찾아낼 수 있어. 널 꼭 만나러 갈 거야. 너의 시간 속으로..’라고 하는 장면으로 탄생했죠. ‘너의 시간 속으로’라는 정확한 문구가 등장한 적 없어서 자연스럽게 녹이면 어떨까 가볍게 던진 말인데 이루어졌어요.”

-[낭만닥터 김사부 2] 이후 쉬지 않고 달려오신 것 같네요. 그래도 아직은 더 달려야 할 시기인 거죠?

“바쁘게 작품 들어가서 힘들었지만 돌이켜 보면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어요. 작품 하나 끝나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버리니까 몸과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정신적 건 어떻게든 낙천적으로 극복해 보려고 하는데 몸이 망가지니까 무기력한 슬럼프가 왔어요.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열심히 일해야지.. 이 말도 일리 있지만, 몸이 아프니까 휴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극복하신 건가 궁금하네요. 도움이 된 게 있다면요.

“명상이요. 하루에 정해 놓은 계획을 이루지 못하면 화가 날 정도로 절 좀 갉아먹는 스타일이거든요. 쉬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성격인데 가끔 아무 생각 안 하려고 하면 회복되더라고요.”

-드라마처럼 타임슬립 할 수 있다면 어떤 시간대로 가고 싶으세요.

“예전에 '부모님이 제 나이 일 때'라고 말한 적 있는데 지금은 40- 50대로 가보고 싶네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 상태로 쭉 살면 되나, 미래에 그렸던 모습으로 살고 있나 궁금해요. 한 해 두 해 나이 드니까 점점 소유욕이 줄어들더라고요. 예전에는 좋은 차, 전자제품, 집이 큰 의미였는데. 그런 건 잠깐 머물다가 가는 거고 없어지는 거구나 느낀 거죠. 얽매이지 않고 제 삶만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이고 싶어요.”

-이번 작품에서 안 해본 연기를 많이 보여준 건가요. 항상 새로운 모습을 시도하는 것 같아요. [너.시.속]에서도 도전처럼 느껴졌던 순간이라든지, 앞으로 욕심나는 역할도 들려주세요.

“모든 시간을 다 살아갈 수 없으니까 감정 표현이 까다로웠어요. 사람 얼굴에서 딱 하나 바꾸기 힘든 게 눈빛이거든요. 사람 눈은 많은 것을 말해주니까 나이별로 눈빛 변화에 노력했습니다. 앞으로 안 해본 것 중에는 멋진 싸움 액션 해보고 싶어요. 중후한 매력의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요. 머리도 짧게 잘라보고 싶네요.”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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