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이제 자체 무기가 필요해!" 최근 영국이 독일과 손잡고 무려 2,000km를 날아가는 '슈퍼 미사일'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왜 갑자기 이런 발표가 나왔을까요? 전문가들은 글로벌 군비 경쟁과 미국 방위산업의 한계가 드러난 상황에서, 유럽이 자체 방어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합니다.
영국과 독일, 군사 협력의 새 장을 열다
영국 로이터는 지난 15일 "영국 정부가 독일과 함께 사거리 2,000km를 넘는 장거리 공격 무기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Deep Precision Strike Weapon(심해 정밀 타격 무기)'이라는 이름의 이 미사일은 영국과 독일의 군사 협력에 있어 가장 야심찬 프로젝트입니다.
실제로 영국은 현재 독자적인 장거리 타격 능력이 제한적입니다.
영국 해군의 주력 미사일인 스톰 섀도우는 사거리가 약 250km로, 글로벌 열강들의 1,000km 이상 미사일에 비해 크게 뒤처지는 상황입니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이 새로운 미사일은 영국의 안보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독일 역시 비슷한 상황입니다. 독일군의 주력 미사일 시스템인 터보는 사거리가 500km를 넘지 못합니다.
올라프 숄츠 총리는 "우리는 이제 21세기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21세기의 무기가 필요하다"며 이번 공동 개발의 필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영국-독일 방위협력의 배경
사실 영국과 독일의 군사 협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두 나라는 이미 2023년 4월에 '양자 방위협정'을 체결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군사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 협정의 핵심은 "장거리 공격 시스템 공동 개발", "해상용 무인기 능력 개발", "전투기에 수반하는 플랫폼 분야 협력" 등입니다.
두 나라는 또한 '발틱 해상 감시 이니셔티브'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발트해에서의 러시아 활동을 공동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영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냉전 이후 최고 수준의 양자 군사 협력"이라며 이번 협정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독일 국방부 역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중요한 양국 간 국방 협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독일의 군사력 재건과 전환점
독일에게 있어 이번 미사일 개발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습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은 자국의 국방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재평가를 시작했습니다.
숄츠 총리는 이를 '전환점(Zeitenwende)'이라고 부르며, 1,000억 유로(약 150조원)의 특별 국방 기금을 조성했습니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적으로 소극적인 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군사비 지출을 GDP의 1.5% 미만으로 유지했고, 독일군은 훈련 부족과 장비 노후화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심지어 2021년에는 독일 특수부대가 훈련 중 탄약 부족으로 "탄약이 없으니 '탕탕'이라고 외치세요"라는 지시를 받는 황당한 상황까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은 독일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제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군사력 재건 프로그램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영국과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그 상징적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글로벌 브리튼' 전략과 방위산업 부흥
영국에게도 이번 미사일 개발은 매우 중요합니다.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글로벌 브리튼(Global Britain)' 전략을 내세우며 세계적 영향력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군사력 강화가 있습니다.
2021년 영국 국방부는 'Defence in a Competitive Age'라는 새로운 국방 전략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국방비를 2,000억 파운드(약 350조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특히 영국은 해군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두 대의 항공모함(퀸 엘리자베스와 프린스 오브 웨일스)을 중심으로 한 타격 그룹을 구성했습니다.

영국 국방부 장관 존 힐리는 "미래 전장에서는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독일과의 협력은 영국 방위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BAE 시스템즈, 롤스로이스와 같은 영국의 대표적 방산기업들에게 중요한 계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함께 만들면 더 좋은 무기가 된다"
영국과 독일의 공동 개발에는 기술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영국은 미사일 유도 시스템과 레이더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독일은 고체 로켓 엔진과 제조 효율성에서 뛰어납니다.
영국의 MBDA와 독일의 TKMS(Thyssen Krupp Marine Systems)가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회사 모두 세계적인 방산기업으로, MBDA는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을, TKMS는 독일의 U-보트와 전함을 생산하는 전문 기업입니다.
한 방위산업 전문가는 "영국의 소프트웨어 기술과 독일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이 결합하면, 미국이나 중국의 미사일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유럽 내 다른 나라들의 반응
영국과 독일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발표에 다른 유럽 국가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는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는 이미 '스칼프 EG'라는 사거리 500km의 순항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방위산업을 자랑해 왔습니다.

프랑스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유럽의 방위 능력 강화를 항상 지지한다"면서도 "하지만 유럽 내 중복 개발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프랑스가 자국의 미사일 기술이 무시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은 이번 발표를 적극 환영했습니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들 국가는 장거리 타격 능력이 강화된 NATO의 유럽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억제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이 야심찬 미사일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우선 예산 문제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은 약 80억 유로(약 12조원)로, 양국이 어떻게 이 비용을 분담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둘째, 기술적 과제가 있습니다. 2,0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특히 정밀 유도 시스템, 열 관리, 통신 기술 등에서 많은 도전이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지속성의 문제가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최소 8-10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기간 동안 양국의 정치적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독일은 연립정부의 특성상 정책 변화가 잦은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유럽 방위산업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유럽은 단순히 미국 무기의 구매자가 아니라, 스스로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는 주체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번 영국과 독일의 슈퍼 미사일 개발이 성공한다면, 미국, 중국, 러시아로 이루어진 기존의 군사 강국 구도에 유럽이라는 새로운 세력이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글로벌 안보 지형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이 2,000km 슈퍼 미사일이 세계 군비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