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프트업 변곡점]④ '김형태 1인 체제'에 가려진 시스템 리스크

밸류에이션 재평가 기로에 있는 시프트업의 현재와 과제를 짚어봅니다.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시프트업을 설명할 때 김형태 대표를 빼놓기는 어렵다. 핵심 성공 사례가 그의 손을 거쳐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이제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그에게 집중된 구조 자체로 옮겨가고 있다. 성공의 원천이 곧 리스크의 출발점이 되는 역설이 발생한 것. 시프트업을 이해하려면 결국 이 구조를 봐야 한다.

김형태는 개인 아닌 '구조'

김 대표는 단순한 창업자나 경영자가 아니다.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이며 최대주주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38.9%다. 개발과 아트 디렉션, 경영 전반의 의사결정, 재무 보증까지 회사의 핵심 축이 모두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김 대표는 시프트업의 게임 전반에 직접 관여해 왔다.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주요 흥행작은 모두 그의 아트 스타일과 디렉션 아래 만들어졌다. 시프트업의 흥행 공식과 개발 철학은 특정 조직이 아니라 한 인물의 감각과 판단에 의해 형성됐다.

이 때문에 시프트업은 김 대표 개인의 역량이 곧 기업 경쟁력이 되는 구조를 갖는다. 이는 강력한 무기이지만 동시에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장이 말하는 이른바 키맨 리스크는 인상비평이 아니라 구조적 사실에 가깝다.

보호예수 해제 이후 남은 변수

김 대표의 주식은 상장 이후 1년간 보호예수로 묶여 있었다. 해당 제한은 2025년 7월11일 해제됐다. 중요한 점은 그 이후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까지 김 대표는 단 한 주도 매도하지 않았다. 보유 주식 수는 상장 직후와 동일하다.

같은 기간 지분율이 소폭 하락한 것은 김 대표의 매도가 아니라 임직원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로 전체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난 데 따른 희석 효과다. 이는 책임 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다른 지점에 머문다. 보호예수가 해제된 이후 언제든 매도가 가능해졌다는 사실 자체가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매도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잠재적 물량 부담은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김 대표 개인의 의도가 아니라 지배구조가 만들어내는 구조적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리스크다.

데스티니차일드는 2023년 7월 갑자기 서비스가 종료됐다/사진=시프트업 홈페이지 갈무리

이용자 신뢰도 결국 구조 문제

이용자 신뢰 이슈도 이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전작 데스티니 차일드의 서비스 종료 과정이다. 충분한 소통 없는 급작스러운 종료 결정은 김 대표가 보여준 경영 판단 중 가장 논란이 된 사례로 남았다. 이는 이용자들에게 수익성이 떨어지면 언제든 버려질 수 있다는 학습된 불신을 남겼다.

이 경험은 니케가 흥행한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소환된다. 운영 과정에서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과거의 기억이 함께 거론되는 이유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장기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 신뢰 자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시프트업도 이러한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는 핵심 인력 이탈을 주요 경영 리스크로 명시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스톡옵션 제도를 운영하고 보상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테이블원 흡수합병 역시 우수 개발 인력 확보를 위한 조치로 설명됐다. 상장 이후 이사회와 위원회 중심의 시스템 경영으로 전환하려는 흐름도 나타난다.

즉 김 대표 리스크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그에게 집중된 구조의 문제다. 회사 역시 이를 인식하고 분산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두 개의 성공작 이후 신작 공백이 이어지는 현 시점에서는 이 구조적 리스크가 더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김형태라는 이름이 만든 성공의 크기만큼 그 그림자 역시 분명해지고 있다.

최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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