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위증교사 징역3년 구형 "악마의 편집" "거짓 돌려막기"

조현호 기자 2024. 9. 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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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발췌한 녹취록으로 진실 호도" vs "기억 안난다는데 계속 요구"
기자에 "묻지 말고 들어봐라" 날선반응…채널A 앵커 "기자 꾸짖는 듯"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오후 위증교사 혐의 결심공판 출석을 위해 법원에 들어서면서 검찰이 녹취록도 조작해 공소장을 썼다면서 범죄행위라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현장영상 갈무리

검찰이 위증교사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법정 최고 수준의 구형이라는 평가다. 이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악마의 편집으로 공소장을 조작한 정치검찰의 행위는 범죄행위이자 친위쿠데타”라고 비판하면서 “법원이 이들을 꾸짖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법의 엄중한 심판만이 거짓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녹취파일 전체를 법정에서 재생했는데 짜깁기라고 보느냐는 기자 질의에 “묻지말고 들어보라, 최소한 그런 노력은 하라”고 날선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채널A 앵커는 이를 두고 질문한 기자를 꾸짖는 듯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3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 대표에 징역 3년을 구형했다고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과 검찰독재대책위원회가 밝혔다.

JTBC는 이날 저녁 '뉴스룸' 현장연결에서 검찰이 이 사건을 두고 “마치 수험생에게 답안을 미리 줘서 만점을 받게 한 것과 다름없다고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며 “검사 사칭과 관련해 무죄 받기 위해 김병량 시장 수행비서인 김진성씨에게 전화해 당시 자신을 주범으로 몰아가기 위한 합의가 있었다라고 위증을 교사했다고 본건데, 검찰은 김진성씨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도 계속해서 기억을 만들어내기 위한 요구를 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16일 이 대표를 불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재판 진행 중인 2018년 12월22일~12월24일 김진성씨에게 수회 전화를 걸어 '검사 사칭 사건 수사 당시 전 성남시장 김병량와 KBS 간에 최철호 PD에 대한 고소를 취소하고 이재명만 주범으로 몰자는 협의가 있었는지'를 두고 김씨가 '당시의 상황을 알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는데도 이 대표가 고소취소 협의가 있었다는 주장대로 증언해달라고 요구해 위증을 교사했다는 혐의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검찰의 최종 입장에 이 대표와 민주당 측은 검찰이 증거(녹취록)를 짜깁기했다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검찰 구형이 나온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긴급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이재명 대표가 '기억 환기'를 부탁한 대화를 편집해 '위증교사'로 둔갑시키고, '한 적도 없는 증언을 위증이라 하고, 이를 교사했다'며 기소했고, 교묘하게 편집 발췌한 녹취록으로 진실을 호도하는 등 오직 '이재명 죽이기'에만 골몰한다”고 반박했다.

대책위는 녹취록에 △김진성씨가 “제가 거기 맞춰서 뭐 해야죠”라고 하니까, 이재명 대표가 “김비서관이 안 본 거 뭐 그런 얘기할 필요는 없고, 그쪽이 어떤 입장이었는지 그런 거나 좀 한번 상기해 봐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라며 사실대로 말해달라고 했는데, 검찰은 뒷부분을 잘라내고 앞부분만 가지고 위증교사죄로 기소했고 △이 대표가 “기억을 되살려 사실대로만 진실을 이야기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30여분 동안에 12번이나 했는데, 검찰은 일부분만 악의적으로 편집해 맥락을 왜곡하여 공소장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도 이날 법정에 출석하면서 “'나는 일본 사람 아닙니다'에서 '아닙니다'를 떼어내면 내가 일본 사람이라고 말한 게 되겠죠”라며 “검찰이 기소할 때 '기억을 되살려서 있는 대로 이야기해 달라, 없는 사실 얘기할 필요가 없다, 사건을 재구성하자고 하는 게 아니다' 이런 얘기를 12번 했는데, 그런 내용을 다 빼고 짜깁기를 해 위증을 교사했다고 하니 사건 조작, 증거 조작 아니고 뭐겠느냐. 이런 식으로 법을 왜곡하는 것은 범죄행위다. 친위 쿠데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을 말살하려는 이런 폭력적인 행위를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총칼이 군인이 영장을 든 검찰로 바뀌었다. 법원에서 진실을 잘 가려줄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작된 녹취 하나로 야당의 대표를 위증교사범으로 몰아가는 검찰의 행태는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며 “전체 녹취록에 등장하는 '기억을 되살려서 사실대로 이야기해 달라', '안 본 것 이야기할 필요 없다'는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어떻게 위증교사로 몰아가느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대표측이 짜깁기했다는 검찰의 8분짜리 녹취록 외에 실제 원본 30분 분량의 녹취파일은 결심공판 전 마지막 재판에서 판사의 요구로 원본파일 전체가 다 재생된 상태다.

이에 반해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거짓을 거짓으로 돌려막기 해온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엄정한 법의 심판만이 거짓의 사슬을 끊을 수 있다”며 “검찰의 구형은 거짓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한 지극히 타당하고 상식적인 구형”이라고 평가했다.

송 대변인은 녹취록 내용을 두고도 이 대표 측과 전혀 다른 해석을 했다. 김진성씨가 “너무 오래 돼서 뭐 기억도 사실 잘 안 납니다”, “그 때는 제가 밖에 먼저 나와서 선거를 위해서 먼저 나왔거든요”라며 기억이 없고 경험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자 이 대표가 “그런 얘기 들었다고 얘기해주면 되지”라고 거짓을 말하도록 하는 목소리를 온 국민이 들었다고 반박했다.

김연욱 새미래민주당 선임대변인도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표 3년 구형을 두고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로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정치 지도자가 증언을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건 물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으로 기소한 검찰을 비판한 뒤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서 녹취록 원본이 다 재생됐는데 아직도 증거가 조작됐다고 보느냐는 기자 질문에 묻지말고 들어보라고 날선 답변을 내놓고 있다. 사진=JTBC 영상 갈무리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질문하는 기자에게 날선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가 법정에 출두하기 전 증거를 조작해 기소한 검찰을 비판하는 입장을 밝힌 뒤 건물로 들어서려 할 때 '검찰 구형량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곧바로 '법정에서 통화 녹취 재생됐는데, 아직도 짜깁기라고 보느냐'는 다른 기자 질문에 이 대표는 “그건 기자 여러분들이 한 번 들어보세요. 묻지 말고. 들어보면 알 수 있지 않습니까”라며 “그런 노력은 최소한 하세요”라고 질문한 기자에 날을 세웠다. '함께 기소된 공범 혐의 인정했는데'라는 뒤이은 질문에는 답변없이 바로 들어갔다.

이를 두고 김종석 채널A 앵커는 이날 오후 자신이 진행하는 '뉴스TOP10'에서 “듣기에 따라서는 자신에게 질문하는 취재진을 꾸짖듯이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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