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납북되신 아버지 돌아올까봐 못 떠난 고향"…지금은 밤마다 귀신소리
<현장음> "아우, 무슨 자꾸 들리네 이게 소리가?"
"언제는 무슨 짐승 우는 소리 같은 것도 나고, 큰 현장 기계 돌아가는 소리 있잖아요"
감이 열리고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마을
한 순간에 평화가 깨진 건 지난 7월 말
<보도영상 中>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으로 인천 강화에서만 4천600여명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24.09.25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 주민> "청승맞게 울고, 어떤 때는 드럼통을 두드려서 자르는 소리가 나고…공업사에서 쇠 자르면 꺄아악 하고 소리 나죠? 그런 소리야…여름엔 정말 짜증 나더라고. 문을 열어놓을 수가 있어야지"
<마을 주민> "지금은 평균 하루에 3~4시간도 못 자요. 그래서 지금 머리가 한 대 맞은 것 같아"
<마을 주민> "저기 건너 이장님네 손주가 그랬대. 너무 시끄러워서 잠도 못 자니까 '엄마, 대통령 할아버지한테 편지를 쓸까?' 오죽하면 그랬겠어. (써놨대) 썼대? (써놨대)"
<마을 주민> "외지에서 온 사람들은 저 방송을 들으면 '아이구, 이 동네에서 어떻게 살아?' 당장 첫 마디가 그거 아니야"
북한과 고작 2km…강 건너 황해도가 보이는 마을
<현장음> "저게, 아휴! (또 소리 나네 또) 그렇지"
<현장음> "저 작은 것들, 저것들 형제 두 마리가 사산해서 죽었어"
<안순섭 / 사슴·염소농장 주인> "짐승들도 새끼 분만 잘하기 위해서 좋은 음악도 들려주고 하잖아요…그런 좋은 소리는 못 들려줄망정 북한에서 괴상한 소리를 내니까 스트레스받아서…"
<안효철 / 이장·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이제 여기 박사들이 됐어 아주. (그러시겠네, 이쯤 되면 딱 몇 데시벨이다 감이 오시겠네) 응 한 3~40데시벨밖에 안 된다고. 많이 나올 때는 90데시벨까지 나온다니까. (90까지 나와요? 90 정도면 거의 지하철 소리…) 그거보다 더 될 수도. TV를 못 본다니까"
10:20 PM <신선재 기자> "밤이 되면 소리가 더 심하다고 해요…다른 소음들이 잦아드니까…정말 더 크게 들리고요…철책 바로 옆에 사는 주민들은 이 소리를 매일 밤 들어야 합니다"
11:27 PM 밤이 좀 더 깊어져...
<현장음> "아우, 무슨 자꾸 들리네 이게 소리가?"
<신선재 기자> "지금 시간이 밤 11시 27분인데 소리 들리시나요 여러분? 늑대 우는 소리? 뭐야 이게"
점점 '미쳐가는' 확성기 소리
<신선재 기자> "공포영화에서 귀신들 막 웃는 그런 소리가 나고, 소리가 낮보다 훨씬 커졌거든요?"
<현장음> "멍! 멍! 지금 개들이 막 짖잖아 저 소리가 나니까"
02 :10 AM 새벽 2시 넘은 시간, 마치 전쟁 난 것 같은 소음
악몽 같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고...
08:30 AM <신선재 기자> "아침이 돼서 다시 한 번 소음 측정을 해보겠는데요, 이번엔 철책 앞이 아닌 조금 떨어진 마을에서 다시 측정해보겠습니다"
금새 다시 심해진 소음, 60db는 쉽게 넘더니
결국 '80db' 넘어서는 눈금 *80Db : 한여름 매미, 지하철, 시끄러운 진공청소기 수준
<이광구/강화군 양사면 철산리> "평화롭게 가는 게 좋은데, 정책결정자가 어쩔 수 없이 했다면 그 피해를 일부 주민이 받는 건 너무하지 않냐…그러면 공동체가 이걸 같이 좀 보듬어주고 해법을 제시해야 되지 않냐는 거지. 돈으로 보상하는 건 '최하수'지만, 최소한 그거라도 해야되지 않냐는 거죠"
<마을 주민> "아유, 근데 솔직히 말해서 돈 줘봐야 몇 푼 주겠어요? 그거보다 우선 저걸 안 하게끔 조치를 해야지…남북 간에 방송을 안 하는 식으로 했으면 좋겠는데…우리가 바라는 대로 되지는 않잖아요…"
<마을 주민> "김포공항은 여름에 비행기 소리 때문에 전기료를 (일부) 안 낸다고 하고, 군부대 있는 곳은 월 얼마씩 준다고 하더라고요…대남방송에 피해에 대해서 하는 건 없대요. 그래서 그걸 삽입시키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된대요 국회 통과를"
<마을 주민> "주민들 저녁에 잠이라도 편하게 잘 수 있게 방음창을 해주든가 그런 걸 해줘야지"
<마을 주민> "그러다 정 안 되면 그냥 이주시켜 줘라. 이러고는 못 살잖아요 계속. 왜냐면 다 정신병원에 가게 생겼으니 어떡해?"
하지만, 부모님과 같은 소중한 고향을
선뜻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마을 주민> "저희 아버지가 6·25 때 납치당해 (북으로) 가셨어요. 납치당해 가셨는데, 그래도 저희 할머니나 우리 엄마, 할아버지가, 고모들이 '여기 집을 팔지 말고 있어라. 언젠가는 (아버지가) 돌아오시겠지"
<현장음> "누구를 원망도 할 수 없고. 시국을 원망하나, 누구를 원망해"
정치도 법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강화도 주민들의 '강요된 희생'
이들의 소중한 일상, 누가 되찾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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