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은행, 신뢰 바탕으로 지역 동반성장 밑거름 되겠다”

광주일보가 만난 경제人
고병일 광주은행장
지역자본 외부 유출되어 다른 곳에 투자되면 지역은 더 쇠락할 것
지자체 제1금고 지역은행 맡고, 제2금고 경쟁 방안 도입 검토할 때

14세기 이탈리아에서 발흥한 은행은 이후 영국,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중세 말에 이르러 이들 국가가 중상주의를 채택하고 해외 무역, 식민지 개척에 나서는 과정에서 크게 성장·발전했다. 그전에도 고리대금업체, 대금결제기관 등이 있기는 했지만, 이 시기 본격적으로 자본을 끌어 모아 국가나 기업, 개인에 빌려주거나 금융상품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은행은 자본주의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요소가 되었다.

광주의 첫 은행은 1906년 7월 30일 전남과 경남 남해군을 업무구역으로 하여 들어선 광주농공은행이다. 국책은행 성격으로 대한제국이 같은 해 3월 농공은행조례를 공포, 전국 11곳에 농공은행을 설립했는데, 그 중 하나였다. 자본금 10만원으로 시작해 1913년 20만원으로 증자했다. 김형옥이 초대 은행장을 맡았고, 임원에는 정낙교, 박하준, 현기봉, 감사역에는 지응현, 최원택 등 광주·전남에서 내노라하는 부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아쉽게도 광주농공은행은 일제의 강제병합 이후 8년이 지난 1918년 조선총독부의 식산은행 광주지점이 되어버렸다.

이후 조선인 자본가들이 만든 민족계 은행이 1920년 9월 창립된 호남은행이다. 엄혹한 식민지하에서 일본인을 배제하고 조선인들이 자본금 150만원을 마련해 설립했으며, 본점은 광주에 두고 목포·순천·장성·보성 등에 지점을 냈다. 1933년에는 부산 동래은행을 흡수합병하며 경상도까지 업무 영역을 넓히기도 했다. 하지만 끝까지 일본 자본 참여를 반대하고, 일본인 직원 채용을 거부하면서 1942년 서울 동일은행으로 강제 합병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식산은행 광주지점과 호남은행의 1936년 말 기준 예금 인원(잔금)을 살펴보면, 식산은행 광주지점은 1146명(138만여 원), 호남은행은 1278명(215만여 원)이었다. 식산은행 광주지점에는 일본인이 681명, 조선인 448명, 외국인 37명이, 호남은행에는 조선인 981명, 일본인 321명, 외국인 39명이 각각 돈을 맡겼다. 식산은행 광주지점보다 호남은행의 규모가 더 컸고, 식산은행은 주로 일본인, 호남은행은 주로 조선인이 애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은행의 맥박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 23년이 지난 1968년 9월 17일이었다. 광주은행은 호남은행과 마찬가지로 광주·전남의 상공인들이 1억5000만원의 자금을 모아 설립했다. 우리나라가 6·25 전쟁을 수습하고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에 접어든 시점이다. 1969년부터는 지점을 내기 시작했고, 1975년 서울지점, 1986년 미국 뉴욕 첫 해외사무소, 1990년 광은리스, 1996년 광은파이낸스 등을 설립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1996년 6월 인터넷 홈페이지를 오픈하고, 1999년 8월에는 지방은행 최초로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지방은행의 리더였다. 1997년 9월 동구 대인동 본점을 신축해 이전하고, 곧바로 IMF 외환 위기가 닥치자 지역민들이 호주머니를 털어 자본금 1000억 원 증자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실 여신이 크게 증가하면서 2000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어 버렸다. 이어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2001년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되었다. 2002년에는 우리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우리은행에 흡수합병하려고 시도했으나 지역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막혀 실패하기도 했다. 2014년 다시 한 번 광주은행의 주인이 바뀌었다.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JB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인수하고 2018년 하반기 100%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6년간 변함없이 광주·전남의 지역은행으로 지역 경제 발전과 서민·소상공인·중소기업 등 금융약자, 지역민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 광주은행의 설명이다.

광주은행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등 지역의 굵직한 국제 이벤트마다 공식 후원을 자처했다. 현재 광주·전남 지역에 107개 지점을 운영하며 지역 거점 금융기관으로 충실히 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인재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그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서민 등이 어려울 때마다 달려갈 수 있는 곳도 광주은행이다.

지역민의 희노애락과 함께 해왔으며, 지역민의 애정 없이는 한순간도 존립할 수 없는 지역 대표 은행 광주은행의 수장, 고병일 광주은행장을 만났다. 그는 광주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교를 나와 광주은행에 들어가 평생 동안 광주·전남을 떠나본 적이 없다. 광주·전남, 광주은행 ‘토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입행 32년만(2023년)에 광주은행장에 올랐다.

▲전남대 경제학과 84학번으로, 원래 금융기관에 들어가고 싶었다. 1991년 3월 졸업과 동시에 광주은행과 상업은행에 합격했는데, 광주은행을 선택했다. 대우도 더 좋았고, 장남이어서 이 지역을 벗어나기가 좀 그랬다.(그는 당시 주가도 광주은행이 더 높았다고 강조했다.) 제 인생에 의미가 더 있을 것 같았다. 은행장의 자리까지 올라 설 줄은 전혀 알지 못했다. 최선을 다해 광주은행을, 동료와 선·후배들을 사랑해온 덕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긴 시간 광주은행과 함께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어려웠던 시간이 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완전 감자를 당해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그러면서 구조조정이 단행되었다. 함께 시위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료들은 정든 직장을 떠나야 했다. 지역민들이 증자에 참여해주시고, 저와 남은 동료들도 어렵사리 자금을 마련해 뛰어들었다. 부실채권을 없애기 위해 여기 저기 돌아다니며 한 푼이라도 광주은행에 넣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다시는 그런 일은 안 겪고 싶다. 다만 그 시기를 거치면서 지역에 대한 사랑과 함께 애사심이 마음 속 깊이 자리하고, 주인의식이 남달라졌다. 직원들 간 끈끈함도 생겼다.

-JB금융지주의 자회사로서 지역에 대한 역할을 설명한다면

▲10년 전의 일이다. 2014년 우리금융지주가 광주은행을 분할 매각한다고 했을 때 지역 상공인들이 다시 매입하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광주은행을 살 수 있는 곳이 JB금융지주 밖에 없었으며, 그 자회사로 다시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다만 은행의 소유 개념은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현재 시중은행들도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곳이 있다. 지역 내에서 자금을 조달해 중소기업·소상공인·서민 등을 지원하고, 지역 인재를 채용하고, 곳곳에 점포를 내 지역민들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면 그것이 지역은행인 것이다. 대주주 변동일 뿐이지 광주은행은 시작부터 현재까지 향토은행이며 지역과 지역민의 든든한 동반자로서 자리하고 있다.

-지역은행 왜 존재해야 하나.

▲솔직히 아주 기본적으로 지역에서 형성된 자본은 지역에서 쓰이며 더 커지고 지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지역민이 예금한 돈이 외부로 유출되어 다른 곳에 투자된다면 지역은 더 쇠락할 것이다. 곳곳에 지점을 둬 지역민들이 보다 편하게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뛰어난 지역 인재를 채용해 청년 유출도 막고 있다. 지역사회 공헌에도 그 누구보다 앞장서고 있으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는 것도 광주은행이다. 매년 당기순이익의 10% 이상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는데, 최근 4년간 합계가 100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올 한 해 민생금융지원에 293억 원, 서민금융·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상생금융지원에 1조3030억 원을 편성하는 등 한결같이 진심을 담아 지역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필요한 시기에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는 것도 지역에 은행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라는 힘든 시기가 시작되었을 때 인력이 부족한 광주신용보증재단에 직원들을 파견해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에 나서기도 했다. 시중은행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다.

-실제로 시중은행보다 예금금리는 낮고 대출금리가 높은지 궁금하다.

▲시중은행과 경쟁하기 위해 좋은 상품들을 내놓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고 있다. 실제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 차이가 없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 등의 사유로 다소 높은 면이 있다. 예전에는 지역 내 자금 수요가 다양해 예금금리를 높게 줘도 자금운영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지역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어 이마저도 잘 안 되고 있다. 다만 광주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거래처, 신용도가 낮은 고객들도 포용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시중은행과 다른 점이다. 사실 자금동원력에 있어 차원이 다른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시중은행과 지자체 주금고 운영권을 놓고 경쟁할 때가 가장 안타깝다. 시중은행들이 거액의 협력사업비를 내걸고 광주·전남의 지자체들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광주은행이 1·2금고로 있는 지자체는 총 26곳 정도다. 규모가 큰 제1금고는 광주시·동구·서구·북구·남구·목포시 등 6곳에 불과하고, 전남 지자체 20곳은 제2금고로 지정돼 있다. 그동안 축적된 지역 기여도가 아닌 단 한 번의 협력사업비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총 규모 10배 이상 차이가 나는 시중은행들이 지역금고까지 차지하기 위해 전방위로 나서면서 다소 버겁다. 광주·전남 지자체들이 단순히 은행의 재무적 상황만 보지 말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 지역경제 발전의 구심점이자 지역민과 오랜 기간 함께 해온 든든한 벗인 지역은행에 제1금고를 맡기고, 제2금고는 경쟁 시스템으로 가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본다.

-지역경제의 쇠락을 체감하고 있을 것 같다.

▲(그는 이 질문에 깊은 한숨을 쉬었다.)안타깝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중 가장 선도적인 은행이었으며, 20여 년 전만 해도 부산은행, 경남은행 등과 비슷한 자산 규모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산은행은 광주은행의 2.5배, 경남은행은 1.8배가 됐다. 그만큼 지역 경제가 그동안 침체·쇠락했다고 볼 수 있다. 경제 기반이 취약한데다 성장·발전을 위한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 측면이 있다. 지역 소멸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도 광주·전남이다. 지역기업이 잘 되고 지역은행 역시 제자리를 잡으려면 지역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지자체·기업·대학·병원·공공기관 등이 지역은행과 적극적이며 끈끈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광주은행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는 시대정신이다. 이에 대해 서로 공감하고, 상생하기 위해 움직일 때다.

-최근 광주은행이 내놓은 상품 가운데 베스트가 있다면.

▲단연 ‘다자녀행복카드’를 꼽고 싶다. 광주에 거주하고 2자녀 이상(막내가 18세 미만일 것)이면 발급되는데, 주유·병원·학원·대중교통·철도·쇼핑·커피 등 카드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서비스를 총망라했다. 출시하자마자 수천 명의 고객들이 신규 가입해주셨다.

-광주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다면.

▲지역은행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지역 영업망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업망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오랜 시간 준비해 온 ‘광주은행-토스뱅크 공동대출 서비스’가 지난 6월에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어 이달 중으로 상품 출시를 앞두고 큰 기대가 된다.이외에도 광주은행 ‘와(Wa)뱅크’ 앱을 지역의 끈끈한 네트워크로 시중은행들이 할 수 없는 다양한 제휴를 통해 금융만이 아니라 지역특산품 판매·여행·증권·보험·쇼핑 등 종합서비스를 할 수 있는 생활플랫폼을 만들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은행의 장점과 부족한 점을 아우를 수 있는 방안을 더욱 강구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한 지속 가능한 금융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

-광주은행, 요즘 상복이 터졌다. 자랑할 기회를 드리겠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매년 발표하는 ‘지역재투자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경제지 ‘포브스(Forbes)’와 ‘CNBC’에서 각각 ‘2024년 세계 최고의 은행’과 ‘2024 아태지역 최고의 은행’을 선정했다. ‘2024 World’s Best Banks’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와 카카오뱅크에 이은 국내 3위를 기록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모두를 제치고 우수한 성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외에도 한국능률협회에서 주관하는 ‘2024년도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에서 2018년부터 7년 연속 지방은행 부문 1위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올해로 창립 56주년을 맞이하는 광주은행은 금융산업 위기 속에서도 브랜드파워 7년 연속 1위라는 영예를 안으며 명실상부한 우수 브랜드로서 입지를 굳히게 되었다. 앞으로도 금융산업을 선도하면서 지역민에게만이 아니라 글로벌 기준에도 맞춰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광주은행장으로, 가장 보람된 일은 무엇이었는가.

▲올해 첫 일정으로 광주은행 포용금융센터에서 가졌던 ‘소상공인 현장 간담회’가 기억에 남는다. 아침형 인간이어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신문과 뉴스를 챙길 뿐 아니라, 대출 현황들을 분석하며 지역 소상공인들의 애로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신했다. 하지만 골목상권 자영업자, 지역 가맹점주, 청년 창업가 등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자리가 아니었더라면 알 수 없었던 사실들을 깨닫게 됐다. 그 자리에서 개인 및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기업대출 기한 연장시 최대 1%p 금리를 감면하는 금융취약계층 지원프로그램과 7%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 중인 사업자 대상 저금리 대환 대출을 올해 연장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지난 7월 15일 ‘캐스퍼 전기차 생산기념식’에서 감회도 남달랐다. 2021년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광주형 일자리 1호 기업’으로 출범할 당시 광주은행은 260억원을 출자해 3대 주주가 됐다. 첫 생산을 시작한 지 2년 10개월만에 캐스퍼 13만대 생산에 이어 전기차 생산, 해외시장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출범 당시 시중은행의 출자가 전무했다. 이익을 우선시하기보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 공헌하고자 했던 지역 향토은행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요즘 MZ세대 직원들과 자주 같이 자리를 하고 있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고 있다. 어차피 그들이 광주은행의 미래 주역이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읽고 싶다. 지켜보니 그들의 장점이 보였다. 자기 책임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 기존 질서에서 자유로워 창의적이다. 또 서로 잘 어울려 공동작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일부 개인주의적인 성향에 대해서는 회사의 나아갈 방향과 잘 접목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광주은행을 사랑하는 마음은 MZ세대 직원이나 기존세대 직원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낀다.

-은행장에 오르기까지 감사한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엄청나다.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다. 회사 부도 속에서도 광주은행의 손실을 막아준 중소기업 대표님, 좋은 조건을 제시한 시중은행을 뒤로 하고 끝까지 의리를 지켜준 중견기업 대표님이 기억난다. 외환위기 당시 인출 대란(뱅크런)이 발생했을 때 직원들의 호소를 기꺼이 이해해주시고 아낌없는 도움을 준 관계자와 지역민께 무한한 사랑을 느낀다.

-어려운 고비는 없었나.

▲그런 점에서 복 받은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직장에서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돌이켜보면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항상 정면 돌파가 답이었다. 가장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이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일이며, 상대방에게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이다.

-자신만의 경영철학이 있는가.

▲첫 번째는 ‘동반성장’, 두 번째는‘신뢰’다. 지역은행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 동반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했다. 광주은행은 지속가능한 광주·전남 실현에 이바지하겠다는 한결같은 진심을 품고 있다. 이는 ‘신뢰’에 기반해야 한다. 지역민의 소중한 자산을 보호하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지역은행으로서 신뢰는 고객과의 약속이자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든든하고 믿음직한 지역은행으로 언제나 지역, 지역민과 함께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의 광주은행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지역과 지역민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광주은행 역시 지역 발전을 늘 최우선으로 여겼다. 지역이 어려울 때일수록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지역민과 기업, 기관, 단체 등 자금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금융지원책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적시적소에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 지역사랑 실천에도 앞장서겠다. 주변에 소외되는 이웃이 없도록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 지역민들이 광주은행을 더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 더 거래해주시고, 더 맡겨주시고, 더 오래 함께 해주신다면 지역은 더 발전할 것이다. 이 점을 꼭 약속드리고 싶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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