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60조 빚”… BYD 위기설, 중국 전기차 시장 흔드나

“전기차 제국의 몰락?”… BYD, 디폴트 위기설 급부상
출처-BYD

중국 최대 전기차 브랜드로 불리는 BYD가 디폴트 위기에 놓였다는 소문이 업계 전반에 번지며, 중국 전기차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상하이와 선전 등 자동차 산업 중심지에서는 BYD가 헝다처럼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 사태가 중국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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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가 공식 보고서에 밝힌 순부채는 약 277억 위안 수준이지만, 홍콩 회계 감시기관 GMT 리서치는 “공급망 금융을 통한 외상 매입 등으로 실제 부채 규모가 장부보다 11배 이상 많은 3,230억 위안(약 60조 원)을 넘는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BYD의 전자어음 시스템이다. 부품업체에 현금 대신 ‘8~12개월 후 지급’ 약속 어음을 발행하고, 협력사는 이를 은행 할인으로 현금화한다. 이 구조로 BYD는 현금 유출 없이 생산을 지속할 수 있었지만, 어음 잔액은 2025년 1분기 기준 4,200억 위안에 달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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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무너지면 끝”… 중국 EV 시장, 뇌관 터지나

만약 BYD가 만기 어음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과 협력사, 유통업체까지 줄도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배경에서 BYD는 극단적인 가격 인하를 선택했다. 6월, 시글(Segal)을 포함한 주요 모델 22종의 가격을 최대 34%까지 낮추며 재고 현금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전기차 시장은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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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은 유통망부터 번졌다. 5월 말, 산둥성 청두의 대형 딜러 그룹은 하루아침에 20개 매장을 폐쇄했고, 1,000명이 넘는 고객이 차량을 인도받지 못했다. 후난성의 다른 딜러도 폐업에 들어갔다. 본사가 재고를 떠넘기고 출고가를 인하하면서 손실이 고스란히 딜러 몫으로 전가되고 있는 탓이다. 신차 가격 하락은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서류상 등록 후 바로 중고차로 판매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속출하며,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입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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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구조적 과잉설비다. 중국의 전기차 연간 생산 능력은 4,000만 대에 달하지만, 실제 수요는 1,400만 대에 불과하다. 평균 가동률이 50%에 그치며, 각 제조사는 창고마다 350만 대 이상의 재고를 안고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 한 약한 기업부터 붕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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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사태에 대한 시나리오는 세 가지로 전망된다. 첫째는 연착륙으로, 국유은행 지원과 설비 축소, 유통망 재정비를 통해 부채를 천천히 해소하는 방식이다. 둘째는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으로, 정책펀드나 국유 자동차그룹이 지분 투자를 통해 BYD를 사실상 구유화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셋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BYD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경우다. 70만 명 이상의 직원과 수천 개의 협력사, 그리고 세계 전기차 공급망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전기차 제국의 몰락?”… BYD, 디폴트 위기설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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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번 위기는 BYD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 외상어음, 장부 외 부채, 과잉 생산능력, 무분별한 가격 경쟁이라는 중국 제조업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 주도의 투자 확장과 공급망 금융을 통한 ‘양적 성장’ 모델이 한계에 봉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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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연착륙과 구조조정의 균형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시장 가격, 글로벌 공급망, 중국 내 소비심리와 고용까지 전방위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BYD의 향후 몇 달간 선택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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