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노조 삼성’ 실태…통상임금 소송 직원 콕 집어 ‘인사서 제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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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하지만 보안 사고로 최근 사내 유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팀의 내부 문건은 대국민 사과의 배경 중 하나인 삼성전자서비스·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에서 드러난 모습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삼성은 과거 노조 와해 목적으로 직원들의 연말정산 내역에서 기부금 납부 실적을 별도로 관리했다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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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직원 ‘이슈1’·노조원은 ‘이슈2’
핵심·리텐션 인력 선발 ‘제외’ 표시
노조간부 휴게·근로시간 집계도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0년 5월 진행한 대국민 사과의 일부다. 하지만 보안 사고로 최근 사내 유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팀의 내부 문건은 대국민 사과의 배경 중 하나인 삼성전자서비스·삼성에버랜드 노조 와해 사건에서 드러난 모습과 상당 부분 닮아 있다.
27일 한겨레가 삼성초기업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상생지부(이하 노조)를 통해 입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사팀 문건 중엔 올해 1월24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기부금 신청 리스트’가 있다. 이는 직원들이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목적으로 제출한 기부금 납부 내역을 가공한 것이다. 회사는 노조에 기부금을 납부한 직원 이름과 소속 부서, 기부금액과 함께 해당 직원이 부서장인지, 휴직자인지도 별도로 구분해 표시했다. 연말정산 때 직원들이 소득공제를 위해 제출한 노조 조합비 납부 내역을 조합원 명단을 파악할 목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조합원 명단을 별도로 관리하면서, 진급 심사나 특별 인센티브 등이 지급되는 ‘핵심·리텐션 인력’(회사가 붙잡아야 하는 인력) 선발 때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와 올해 인사팀이 작성한 엑셀 파일에는 직원 명단에 ‘특이사항’ 항목으로 ‘이슈1’과 ‘이슈2’ 등이 적혀 있다. 이슈에 해당하는 직원들은 진급이나 핵심 인력 선발 때 인사팀 의견 항목에 ‘제외’라고 표시돼 있다. 노조는 ‘이슈2’에 해당하는 것이 회사가 연말정산 내역을 통해 정리한 조합원 명단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개인정보 수집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문건에는 회사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노조 집행부 3명의 동선을 파악해 휴게·근로시간을 집계한 대목도 나온다. 또 직원들이 사내 심리상담소를 찾아 상담한 내역을 ‘징계 폴더’에 정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삼성의 이런 ‘반노조 행태’는 과거와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삼성은 과거 노조 와해 목적으로 직원들의 연말정산 내역에서 기부금 납부 실적을 별도로 관리했다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 2013년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룹 내 ‘문제인력’을 확인할 목적으로 시민단체에 기부금을 납부한 직원 386명의 명단을 계열사 20여곳을 통해 수집했다. 이를 ‘불온단체 기부금 공제 내역 결과’라는 문건으로 만들어 관리해왔다. 이런 사실은 2019년 삼성전자서비스·삼성에버랜드에 대한 노조 와해 사건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외부에 공개됐다. 미래전략실 고위 임원 등 다수의 삼성 임직원들은 이 사건으로 2021년과 2022년 순차적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17곳은 2020년 2월 “임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내역 열람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경영진부터 책임지고 앞장서서 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5년 만에 공허한 약속이 된 것이다.
박재성 노조 지부장은 “회사에 피해 회복과 사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이 없었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재용 회장이 무노조 경영을 폐기한다고 했지만, 설립에 대한 방해만 없을 뿐 지속적으로 노조를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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