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선수들이 쳤는데, 롯데의 칼은 왜 프런트를 향했나? 박준혁 단장 "우리가 부족했다"

박승환 기자 2026. 2. 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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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O가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의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해부터 3회에 걸쳐 대만 사행성 오락실을 방문한 김동혁에게 50경기, 나승엽과 김동혁, 김세민에게는 각각 3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부과했다. 다만 롯데는 선수들에게 구단 자체 징계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우리가 부족했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먼저 선수단의 일탈로 인해 실망하셨을 팬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입장과 함께 구단 자체 징계를 발표했다.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은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에서 사행성 오락실을 방문해 전자 베팅 게임을 했다. 해당 장소는 대만 정부의 허가를 받은 합법적인 장소다. 하지만 불법적인 요소도 포함이 된 곳이었고, 롯데는 해당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 이들을 즉각 귀국 조치했다.

이에 KBO는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통해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에 대해 심의했고,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따라 지난해부터 총 3회 걸쳐 해당 장소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김동혁에게는 50경기, 1회 방문이 확인된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에게는 각각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KBO의 징계가 확정된 직후 시선은 자연스럽게 롯데 쪽으로 향했다. 이유는 롯데가 이중징계 가능성을 시사했었던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KBO보다 더 강력한 징계를 부과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선수들에게는 추가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롯데는 "지난 23일 KBO 상벌위원회 결과 김동혁은 50경기 출장정지, 고승민, 나승엽, 김세민은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KBO 상벌위원회 결과를 구단은 존중하며 이를 충실히 이행할 예정"이라며 별도의 추가 징계가 없음을 밝혔다. KBO에서 이미 징계를 확정한 만큼 굳이 구단이 나서서 추가 징계를 할 필요는 없었고,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

▲ 대만 타이난 도박장에서 당첨된 아이폰16 교환권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김동혁. ⓒ온라인 커뮤니티
▲ 해당 선수는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 등 총 4명이다. 롯데는 자체 입장문을 통해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선수가 해당 국가에서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는 장소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습니다”고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온라인 커뮤니티

대신 롯데의 칼이 향한 곳은 프런트였다. 롯데는 "선수들의 개인 일탈에 의해 발생한 사안이지만, 구단도 전지훈련지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표이사, 단장에게 중징계 조치와 함께 담당 프런트 매니저들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징계 수위와 징계 대상자는 이강훈 대표이사와 박준혁 단장 외에는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는 그동안 검사 출신의 변호사를 초청해 분기별로 선수단 교육을 실시하고, 대만 스프링캠프에서도 오후 11시까지 선수단을 케어하는 등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지지 않게끔 노력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구단 관계자들의 눈을 피해 자정이 넘은 시간에 사행성 오락실을 방문했다.

선수들의 외출을 감시하는 인원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면,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선수들의 일탈을 막아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프런트가 관리를 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런데 왜 롯데는 애꿎은 프런트에게 책임을 지게 만든 것일까.

▲ 롯데 이강훈 대표이사 ⓒ곽혜미 기자
▲ 롯데 박준혁 단장 ⓒ곽혜미 기자

27일 구단의 징계가 발표된 후 박준혁 단장은 "선수들은 과거의 사례와 이번 사례 전체를 봤을 때 KBO 징계가 가볍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만 선수단과 관련된 일이 일어났으니,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대표이사님의 의지도 있었고, 단장인 나도 책임을 안 질 수 없는 건이었다. 선수단 관리에 대한 부분에서 구단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 징계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선수들 교육을 반복적으로 하고, 예방 절차들을 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음에도 일어났다. 일이 발생한 시점에서 우리가 부족했던 것이다. 조금 더 교육하고 알려주고 했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대표이사에게도 징계가 이뤄진 이유는 무엇일까.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를 결정하는 이가 바로 이강훈 대표이사다. 즉 스스로에게 징계를 부과한 것이다. 박준혁 단장은 "이해 당사자가 징계를 할 수 없게끔 돼 있다. 그러나 단장인 내게 징계가 와야 하는 것을 대표이사님께서 같이 책임을 져주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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