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관장 자금 21억 빼돌린 전 비서에 법원 “수법 대단히 불량” 징역 선고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의 비서로 일하며 노 관장 계좌에서 21억원 상당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이모씨(34)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배성중)는 2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사기),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범행 이후 약 9700만원의 피해가 복구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생각할 만하다”면서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약 4년간 21억원 상당을 편취해 범행 경위와 기간, 횟수, 피해 등에 비춰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을 위해 사문서까지 위조·행사하는 등 수법도 대단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편취액 대부분을 생활비와 주식 투자 등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범행 동기에 특별히 참작할 사정이 없어 죄책에 상응하는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계좌이체 사기’ 내역에서 편취금 800만원이 한 차례 중복해서 기재된 것으로 보고 이 부분은 일부 무죄로 판단했다.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한 이씨는 약 4년간 노 관장 명의로 4억3800만원 상당을 대출받고, 노 관장 명의 계좌에 입금돼 있던 예금 11억9400만원 상당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노 관장을 사칭하며 아트센터 직원을 속여 소송 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송금하도록 하기도 해 총 21억3200만원을 빼돌렸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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