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고장났는데 이걸로 가입하시죠" AS기사 권유 거짓말이었다

금준경 기자 2024. 10. 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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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유선방송사업자 HCN이 고의로 고장을 내고 고가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불법영업이 지속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유료방송업체인 HCN이 '주파수 차단필터'(주파수필터)를 활용해 방송이 나오지 않도록 한 뒤 AS가 접수되면 고가상품으로 전환해 가입하도록 영업한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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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HCN, 주파수필터 활용해 고의 고장낸 후 고가상품 가입 유도
이훈기 "방송법 위반, 원청 책임져야" HCN대표"현장의 일탈"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이훈기 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원흥재 HCN대표이사에게 질의하고 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 HCN이 고의로 고장을 내고 고가 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불법영업이 지속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유료방송업체인 HCN이 '주파수 차단필터'(주파수필터)를 활용해 방송이 나오지 않도록 한 뒤 AS가 접수되면 고가상품으로 전환해 가입하도록 영업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훈기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HCN 설치수리 등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가 주파수 필터를 설치한 다음 직원들에게 “'화면 안 나옴', '일부 채널 안 나옴' 등 A/S 접수건은 A/S에서 제외하고 영업자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8VSB 방식의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가 대상이 됐다. 8VSB는 디지털 셋톱박스 없이도 디지털 화질로 방송을 볼 수 있는 기술로 저가 요금제로 운영하고 있다.

즉, 아날로그 방식의 저가 요금제 이용자의 케이블TV 수신이 안 되도록 한 다음 고가 디지털 요금제 가입을 유도한 것이다.

이훈기 의원은 “고의적으로 방송장애를 만든 후, 신고가 접수되면 수리해준 것이 아니라 영업직원에게 명단을 넘겨 더 비싼 상품으로 가입을 유도하는 전환 영업”이라며 “소비자를 기망한 악질적인 영업이며 방송법도 위반한 범법행위”라고 했다.

HCN이 협력업체 직원들에게 자사 고객을 모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 상품으로 전환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훈기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HCN 고객 중 영업대상 명단을 협력업체에 전달하고 “스카이전환 영업 부탁드린다”, “접수 사유와 상관없이 모든 모뎀을 sky 인터넷으로 전환하시기 바란다” 등을 지시한 메시지가 있다. HCN은 2021년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했는데, 경쟁사이자 모회사가 계열사의 이용자를 빼내려 했다는 것이다.

원흥재 HCN대표이사는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작년에 그런 방식으로 영업이 이뤄진 걸 인지하고”라고 답하자 이훈기 의원은 “작년이 아니가 최근 포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원흥재 대표이사는 “작년에 그런 일이 있어서 시정조치를 내렸고 이후에도 그런 일이 벌어져서”라고 했다. 이훈기 의원이 “방송법 위반 맞죠”라고 묻자 원흥재 대표이사는 “현장의 일탈”이라고 했다.

HCN 하청 노동자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훈기 의원은 “인수할 때 단계적으로 근로조건을 개선한다고 했다. 그런데 업무량이 동종업계의 2~3배인데 급여는 낮다”고 했다. 원흥재 대표이사는 “인수 이후 가입자가 줄어들었다. 개선을 위해 작업 단가를 높이려는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희망연대노조 조사에 따르면 HCN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급여는 세전 약 227만 원 수준이고 작업자 1인당 하루 평균 작업량은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2배가량 많은 1인당 약 13건에 달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작업복, 장비 등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해 자비를 써야 한다. HCN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최근 협력업체를 상대로 처우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했으나 결렬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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