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승강기-로봇 연동으로 ‘문 앞 배송’ 시대 연다

김태준 기자 2026. 4. 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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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로봇 수직 이동 구현…D2D 서비스 현실화
‘미리 API’…60여개 로봇사와 호환 체계 구축
커지는 배달 로봇 시장…협업·기술 고도화 병행
 충북 충주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전경.[출처=현대엘리베이터]

현대엘리베이터가 승강기-로봇 연동 기술을 앞세워 '문 앞 배송'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자율주행 로봇이 건물 내부를 넘어 세대 현관 앞까지 이동하는 D2D(Door to Door) 서비스가 현실화하면서 승강기와 로봇을 정교하게 연결하는 기술이 로봇 배송 시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3일 현대엘리베이터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3월 충주 본사에서 로봇 배달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1층 카페에 주문하면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무공간까지 직접 배달하는 방식이다. 수평 이동에 머물던 로봇 배송을 수직 이동까지 확장한 사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미 병원과 호텔, 아파트, 빌딩 등 20여개 현장에서 40대 이상의 로봇을 승강기에 연동해 운영하고 있다. 신규 서비스 론칭 추진 현장까지 더하면 연내 적용 현장은 30여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적용 분야도 의료·숙박·금융·오피스를 넘어 주거시설로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 수직 이동이 핵심…현대엘리베이터, 연동 기술로 차별화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내 로봇 배송 서비스.[출처=현대엘리베이터]

로봇 배송은 입주민 편의성을 높이고 외부인 출입을 줄여 보안성까지 강화할 수 있어 주거시설의 차세대 서비스로 주목받는다. 다만 로봇이 1층까지만 이동하면 이용자가 직접 물건을 받으러 내려가야 해 서비스 효용이 떨어진다. 결국 수평 이동을 넘어 수직 이동까지 구현해야 로봇 배송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이 과정에서 승강기 연동 기술이 필수 요소로 꼽힌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설치 기반과 유지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상용화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승강기-로봇 연동 기술 개발에도 선제적으로 나서며 시장 주도권을 넓히고 있다. 건설사와 로봇 제조사들의 협업 요청이 몰리는 배경도 실제 운영 경험과 기술 안정성을 함께 갖췄기 때문이다.

강점은 범용성과 속도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로봇과 스마트기기 등 외부 플랫폼을 승강기와 연결할 수 있는  '미리 API'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미 60여개 로봇 제조사와 플랫폼 계정 등록을 마쳤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설치된 현장이라면 로봇 제조사와 관계없이 별도 기계 추가 없이 이틀 만에 로봇 배송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적용 현장도 빠르게 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과 국립암센터, 분당서울대병원, 고려대구로병원, 대구아르코호텔, 포포인츠 강남, 신한은행 본점, 카카오 판교알파돔 등에서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로봇 연동 서비스가 운영되고 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에서는 LG전자와 SK텔레콤, 트위니가 운영하는 의료 서비스 로봇 11대가 승강기를 이용해 혈액과 검체, 의료 소모품 등을 이송하고 있다.

◆ 커지는 로봇 배송 시장…현대엘리베이터, 상용화 고도화
현대엘리베이터 '미리 API'[출처=현대엘리베이터]

세계 배달 로봇 시장은 지난해 4억달러 규모에서 올해 5억2000만달러, 2032년 39억9000만달러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요기요와 배달의민족이 지난 2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부 지역에 로봇 배달 서비스를 도입하며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도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2023년 12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뉴빌리티와 사업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승강기-로봇 연동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6월 자체 시연과 실증 테스트를 마쳤고, 지난해 8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 올해 초에는 현대건설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었다. 올해 6월 준공 예정인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에는 자율주행 D2D 로봇 배송 서비스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엘리베이터 내부 탑승 공간이 부족한 상황을 사전에 감지해 로봇에 알려주는 기술도 개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로봇 배송 시장이 커질수록 다층 건물 내 층간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승강기 기업의 역할도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수평 이동에 머물던 로봇 배송의 한계를 수직 이동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승강기와의 연동이 필수"라며 "승강기-로봇 연동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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