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여 있던 역세권 푼다" 10만 가구 대공급, 재개발보다 빠른 주택 공급 카드

서울시가 재건축과 재개발 위주의 주택 공급 체계를 넘어설 새로운 도심 정비 카드를 공식화했다.

정비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환승역세권과 주요 간선도로변의 용적률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고밀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이번 대책은 전통적인 정비사업 방식만으로는 도심 내 주택 공급 물량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정량적 조치다.

서울시는 고도화된 용적률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향후 5년간 도심 내에 총 10만 가구 안팎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서울시의 역세권 복합개발 계획은 크게 네 가지 방향으로 세분화되어 실행된다.

먼저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환승역세권의 경우 용적률을 지상 최고 1300%까지 대폭 상향 조정하여 고밀 개발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일본 도쿄의 롯폰기힐스나 싱가포르 마리나원처럼 한 구역 내에 주거와 업무, 상업 시설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콤팩트 시티 모델을 벤치마킹했다.

서울시는 향후 5년간 이 같은 환승역세권 고밀 개발 대상지를 총 35곳 지정하는 것을 정량적 목표로 설정했다.

지하철역과 역 사이에 위치한 간선도로변은 이른바 성장잠재권으로 새롭게 정의되어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지역 상향이 추진된다.

용도지역이 변경될 경우 해당 노선 점포 지대의 용적률은 최대 800%까지 확보가 가능해진다.

이 방식은 서울시가 주택 공급 다변화를 위해 새로 발굴한 정비 모델로, 향후 5년간 약 60곳의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존 역세권 활성화 사업의 대상 범위를 서울 시내 325개 모든 역세권으로 전면 확대하여 규제 완화의 폭을 넓혔다.

지가가 낮아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강남권 11개 자치구에 대해서는 공공기여 비율을 기존 증가 용적률의 50%에서 30%로 대폭 낮추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사업자의 경제성을 보전해 참여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더불어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의 수용 대상 범위를 기존 역세권 반경 500m 이내에서 간선도로 교차지까지 확장하기로 결정했다.

구역 지정을 위한 행정 처리 절차 역시 최소 5개월 이상 단축하여 주택 공급의 시급성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이미 일부 사업지들은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하철 1·7호선 환승역인 온수역 인근은 최고 43층 규모의 복합시설 정비안이 통과되어 공동주택 2,071가구와 상업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7호선 남성역 북측 역시 최고 37층 주상복합단지(아파트 659가구) 조성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역세권 복합개발은 대규모 노후 주거지를 전면 철거하는 일반 재개발과 비교했을 때 대지 소유 구조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는 하드웨어적 장점이 있다.

이해관계자 조율 단계가 줄어드는 만큼 주택 공급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서울시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한 역세권 복합개발의 향후 5년간 총 공급 예정 물량은 9만 8,000가구 수준이다.

다만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사업성이 높은 특정 지역으로 매수세와 개발 제안이 쏠리는 현상은 풀어야 할 숙제다.

실제 현재까지 선정된 역세권 활성화 사업지 총 73곳 중 강남권이 포함된 동남권이 29곳으로 전체의 39.7%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서북권은 5곳에 그치는 등 지역별 불균형 지표가 명확하다.

공공기여를 낮춰준 11개 자치구에서 실질적으로 민간 자본을 얼마나 유치하고 시범사업 제안서를 제출할지는 향후 국토부 및 자치구별 세부 접수 결과가 추가로 규명되어야 검증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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