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탈 바엔 '모닝 탑니다'.. 중고차 시장 점령한 경차, 이유가 충격이네

기아 모닝 TA / 사진 출처 = '당근마켓'

불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신차, 중고차 시장 모두 유의미한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신차의 경우 고급차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판매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지만, 중고차는 오히려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가격이 많이 올라 부담스러운 신차 대신 합리적인 중고차로 소비층이 이동하며 생긴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중고차 중에서도 경차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주목할 만하다. 차급이 곧 생활 수준으로 인식되는 우리나라에서 경차는 찬밥 신세였지만, 최근 경차가 중고차 판매량 1~2위를 휩쓸었다고 한다. "경차 살 바엔 걸어다닌다"는 말마저 나오는 국내 시장에서 이러한 변화가 벌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기아 모닝 TA / 사진 출처 = '당근마켓'
쉐보레 스파크 / 사진 출처 = '당근마켓'
4월 가장 많이 팔린 모델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최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는 4월 중고차 실거래 대수 통계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달 판매된 중고차는 총 19만 8,893대로 나타났다. 국산 승용차 중 가장 많이 거래된 모델은 기아 모닝 2세대(TA)로 지난 4월 3,919대가 팔렸다. 2위 역시 경차인 쉐보레 스파크로 같은 기간 3,558대가 판매됐다.

경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일정한 판매량을 기록하는 스테디셀러다. 운전 연습용 첫차 혹은 출퇴근용 세컨카로 수요가 꾸준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판매량 최상위권을 휩쓴 경우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실속파 소비가 확산된 결과로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유튜브 채널 '더싸니카 안과장'
사진 출처 = '에펨코리아'
YOLO는 이제 옛말일 뿐
합리적 소비 문화 확산돼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소비층을 중심으로 YOLO 소비가 대세였다. YOLO란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오직 한 번뿐'이라는 뜻으로 구체적으론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이니 뭐든 내가 원하는 하겠다"를 의미한다. 형편에 맞지 않게 비싼 차를 구매하는 '카푸어'도 YOLO 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자 "YOLO를 추구하다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됐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YONO(You only need one)' 소비로 트렌드가 기울어졌다. 가격이 저렴한 건 물론 유지비도 상위 차급에 비해 대폭 절감할 수 있는 경차로 수요가 몰린 배경이다.

그랜저 HG / 사진 출처 = 'KB 차차차'
기아 모닝 현행 모델 / 사진 출처 = 'Wikipedia'
경차 대신 그랜저 HG라면?
신형 경차 소유 비용과 비슷

그럼에도 경차를 기피하는 소비자 역시 많을 수밖에 없다. 4월 세 번째로 가장 많이 팔린 중고차는 현대차 그랜저 HG다. 해당 모델은 3,106대가 판매됐다. 이미 그랜저는 중고차 시장에서 최상위권을 놓친 적 없는 인기 모델이기에 특별한 현상은 아니다. 5세대 모델인 HG의 경우 연식과 트림에 따라 400~1,100만 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경차와 비교했을 때 유지비 측면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으나 신차와 비교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저렴한 경차도 신차 구매 시 기본 1천만 원대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을 두고 신차 구매 비용과 유지비를 총합한 '총소유 비용' 측면에서 비교하면 그랜저 HG 중고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