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로봇 지원·데이케어센터 보장…생보업계, 치매보험 '차별화' 치열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며 치매환자가 빠르게 늘자 생명보험 업계가 치매 진단비 보장은 물론 차별화된 부가 서비스를 더해 잠재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치매는 다른 질병과 달리 완치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매환자는 처음으로 40만명을 넘긴 41만816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7년 20만명, 2020년 30만명을 초과한 데 이어 3년 만에 앞자릿수가 바뀔 정도로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치매보험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생보사들의 시장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신한라이프, KB라이프생명, 동양생명, KDB생명 등이 치매간병보장보험 상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경쟁에 불을 붙였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특약이 포함된 개정 상품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성생명은 업계 최초로 최경증치매(CDR척도 0.5단계) 진단을 받은 고객의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기 위해 개발한 돌봄로봇을 자사 치매보험 상품에 담았다. 돌봄로봇은 치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정서관리 및 치매특화 인지기능 훈련 프로그램이 적용돼 치매 예방 및 지연에 효과가 있다. 또 치매돌봄 가족이 안심할 수 있도록 24시간 위기감지, 응급호출, CCTV, 영상통화 기능이 포함됐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치매는 아직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워 예방과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치매 조기발견 및 치료로 사전예방과 진행 지연 등 사회적 비용을 축소해야 할 필요성이 확대돼 돌봄로봇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한라이프와 동양생명은 돌봄이 필요한 환자에게 필요한 주야간보호센터(데이케어센터) 비용을 보장해 이용자의 금전적 부담을 줄였다. 신한라이프는 여기서 더 나아가 장기요양 간병자금을 신설해 치매가 있으면서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고객의 월 지급액을 높였다.
이밖에 생보사들은 보장 내역도 기존 상품보다 더욱 세분화해 보험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공을 들였다. KB라이프생명은 장기요양등급 1등급부터 인지지원등급까지 특약을 24종으로 구분해 선택 폭을 넓혔다. 신한라이프도 일시금 진단 자금, 월지급 간병 자금, 장기요양담보 등 특약을 세분화했다. 동양생명은 치매간병인 사용 입원을 요양병원과 이외 병원, 간호간병 서비스 등으로 구분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방카슈랑스 상품으로 내놓은 치매간병보험이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이끌며 창사 이래 월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며 "이달 들어 치매보험이 많이 등장하게 된 것도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