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전기 SUV의 새로운 기준…기존 모델 대비 가격 25% 인하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BYD가 1,450만 원대 소형 SUV 트림을 새롭게 출시했다. ‘아토2 파일럿’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이 모델은 기존 소형 SUV 전기차보다 25% 이상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신규 트림은 BYD가 2025년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150만 대 돌파를 기념해 선보인 보급형 전기 SUV로, 고사양 옵션을 대폭 제외하면서도 필수 기능은 유지하는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업계에서는 해당 모델이 향후 한국 시장에 출시될 경우 EV3, 코나,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 기존 소형 SUV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BYD 아토2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위안 업(Yuan Up)’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며, 해외 시장에서는 ‘아토2’라는 글로벌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아토3(중국명: 위안 플러스)’보다 한 체급 아래로, 전장 4,310mm, 전폭 1,830mm, 전고 1,675mm의 차체 크기를 갖추고 있다. 이는 현대차의 코나나 기아 EV3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토2 파일럿 트림의 출시 가격은 74,800위안(한화 약 1,450만 원)으로 책정됐다. 기존 아토2 모델의 최저 트림이 99,800위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약 25%가량 가격을 낮춘 셈이다. 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소형 내연기관 SUV나 전기차 중에서도 경차를 제외하면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가격 인하의 핵심은 사양 축소에 있다. 우선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이 완전히 제외됐다. 기존 모델에 적용되던 ‘신의 눈(God’s Eye)’ 시스템이 빠지면서, 고성능 칩셋과 레이더 부품의 원가를 크게 줄였다. 차량 안전 보조 장치의 부재는 소비자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는 소비자 유입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 역시 대폭 축소됐다. 기존 45.12kWh에서 32.0kWh로 조정되며 주행거리는 CLTC 기준 401km에서 301km로 감소했다. 다만 해당 수치는 중국 인증 기준으로, 국내 환경부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실제 주행 가능 거리는 약 200km 수준으로 예상된다.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단거리 운행 중심의 운전자에게는 충분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파워트레인 사양도 다운그레이드됐다. 최고출력은 기존 177마력(ps)에서 94마력으로 낮아졌으며, 최대 토크는 29.6kg·m에서 18.3kg·m로 감소했다. 제로백(0→100km/h 가속 시간)은 7.9초에서 12.9초로 늘어났다. 이는 소형 SUV 전기차 중에서도 저출력에 속하는 수준이지만, 도심 주행 위주의 실용적 운용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YD는 핵심적인 사용자 경험 요소는 그대로 유지했다. 회전형 10.1인치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기본으로 제공되며, 음성 인식 기반의 스마트 콕핏 시스템도 탑재된다. 이는 가격 대비 ‘체감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한편 휠 사이즈 축소, 스피커 수 감축, 내장재 간소화 등 전반적인 옵션은 대폭 정리됐다.

해당 모델의 등장은 EV 시장 내 가격 경쟁 구도를 재편할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는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테슬라 모델3 등 중대형 전기차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나, 실제 수요의 상당수는 3천만 원 이하 보급형 모델에 집중되어 있다. 아토2 파일럿은 이러한 틈새 수요에 직접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모델로 평가된다.
국내 시장 출시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BYD는 아토3를 통해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한 상황이며, 향후 수입차 인증 절차와 가격 경쟁력을 감안한 시장성 평가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일럿 트림까지 국내 출시가 이뤄진다면, EV3 대비 절반 수준의 가격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소형 SUV 시장뿐 아니라 경차급 EV 시장까지도 잠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절반의 사양, 두 배의 존재감’…BYD의 가격 전략, 경쟁 구도 흔드나
BYD 아토2 파일럿 트림의 등장은 단순한 보급형 모델 출시에 그치지 않는다.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양 축소와 핵심 기능 유지라는 정밀한 전략은 EV 시장 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도 사양 대비 가격 경쟁력을 다시 평가해야 할 시점이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해당 모델이 국내외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을지는 미지수이나, 1,500만 원 미만 가격의 전기 SUV가 현실화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전기차 산업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보급형 EV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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