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선보인 포켓몬 디스플레이 테마가 오히려 기존 오너들의 거센 불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협업 마케팅 뒤에 가려진 ‘차별 지원’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달구는 중이다.

3만 원에 피카츄가 길 안내… 근데 내 차엔 없다?
현대차는 지난 2월 말 블루링크 스토어를 통해 ‘포켓몬 디스플레이 테마’를 29,900원에 출시했다. 피카츄와 메타몽 캐릭터를 활용해 내비게이션 화면과 클러스터(계기판)를 포켓몬 스타일로 바꿔주는 유료 콘텐츠다. 신호 대기 중 피카츄 인사 모션, 드라이브 모드 변경 시 계기판 연동 등 세밀한 연출로 출시 직후 화제를 모았다.
문제는 적용 대상이다. 해당 테마는 2025년 1월 이후 생산된 신형 ccNC 탑재 차량에만 지원된다. 현재 지원 차종은 팰리세이드, 아이오닉5·6·9, 스타리아, 넥쏘 등 6개 모델에 불과하다.

“나도 ccNC인데”… 그랜저·싼타페 오너들 직격
핵심 불만은 단순하다. 그랜저(GN7), 싼타페, 투싼 역시 동일한 ccNC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이다. 그런데 ‘2025년 1월 이후 생산분’이라는 기준 하나로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오너들은 “OTA 기능을 강조해 놓고 정작 새 콘텐츠는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그랜저와 싼타페는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모델임에도 제외된 터라 불만이 더 크다. 현대차가 ccNC의 세대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차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점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팰리세이드 기본형(익스클루시브 트림)은 스마트 센서 12.3인치 내비게이션 옵션을 별도로 추가해야만 OTA와 테마 이용이 가능하고, 차량을 교체하면 구매한 테마를 재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기아는 이미 전 차종 확대… 현대차와 온도 차
논란을 더 키운 건 같은 그룹 내 기아의 행보다. 기아는 월트디즈니 협업을 통해 마블·겨울왕국·미키마우스·KBO 팀별 테마 등을 EV 시리즈뿐 아니라 K8, K5, 쏘렌토, 카니발 등 전 차종으로 이미 확대 적용했다. 일부 이벤트 기간에는 무료로 제공하기까지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기아는 ccNC 전부 되는데 현대는 왜 이러냐”, “업데이트나 똑바로 하고 이런 거 내야 하지 않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3만 원짜리 테마’가 드러낸 진짜 문제
업계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캐릭터 테마 논란으로 보지 않는다. 완성차 업체가 하드웨어 판매에서 OTA 기반 소프트웨어 수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과도기에서 빚어진 구조적 갈등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시대에 맞춰 차량 경험 가치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지원 차종 확대 일정과 기술적 기준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어떤 차가 언제부터 지원되는지’에 대한 투명한 공개야말로 지금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신뢰 회복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