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밀폐용기 상징' 타파웨어, 美법원에 파산보호 신청

플라스틱 밀폐용기의 대표 업체인 미국 타파웨어브랜즈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사진 제공=타파웨어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타파웨어는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로리 골드먼 타파웨어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지난 몇 년 동안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으로 회사의 재무상태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절차는 디지털 우선, 기술주도형 회사로의 변신을 지원하기 위해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유연성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파웨어는 1946년 화학자인 얼 터퍼가 음식을 더 오래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밀폐 플라스틱 용기를 설계하며 설립한 회사다. 이후 1950년대 전후 세대 가정주부들이 집에서 제품을 시연하며 판매하는 ‘타파웨어 파티’라는 모임을 열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보다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보관용기 제조 업체와의 경쟁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많은 소비자들이 매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온라인으로 가정용품을 구매하기 시작한 후에도 타파웨어는 직접판매 방식을 고수해오다 2022년이 돼서야 처음으로 유통 업체 타깃과 제휴했다. 이런 가운데 팬데믹 이후 인건비, 운임, 플라스틱 수지 같은 원자재 비용 급등으로 압박을 받았다. 그 결과 타파웨어 제품 수요가 줄었고, 최근 몇 분기 동안 매출 감소에 시달려왔다.

타파웨어는 법원에 제출한 파산신청서에서 자사 제품의 13%만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그 결과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타파웨어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혀 사업지속 여부에 대한 우려가 이미 제기된 상황이었는데 결국 결국 파산보호 신청을 선택했다.

파산신청서에 따르면 타파웨어의 추정 자산은 5억~10억달러, 추정 부채는 10억~100억달러디. 채권자 수는 5만1~10만명이다. 회사는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투자은행인 모엘리스앤코와 계약을 체결했다. 타파웨어는 제품 판매를 이어나가기 위한 법원의 승인을 받고 사업 매각 절차를 개시할 계획이다.

다만 채권단은 파산절차에 많은 비용이 들고 타파웨어의 매각계획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파산 신청에 반대해왔다. 또 파산절차에서 매각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현금담보 사용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청산으로 전환을 시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그리브스랜즈다운의 수재나 스트리터 선임 애널리스트는 “터퍼웨어의 파티는 끝났다”며 “아직 인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플라스틱이 더는 환영받지 못해 브랜드를 되살리는 것은 험난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타파웨어는 ‘밈 주식(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탄 주식)’으로 분류되며 주가가 엄청난 변동성을 보였다. 올 들어서는 주가가 약 75% 하락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