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이 2.34인데 드디어 첫 승" 롯데 나균안, 타자들이 얼마나 안 도와줬으면..

나균안이 2일 인천 SSG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249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 8월 26일 KT전 이후 처음이다. 올 시즌 ERA 2.34, 리그 4위의 성적을 올리면서도 승수를 챙기지 못하던 나균안이 드디어 웃었다.

포수 손성빈은 "포수다 보니까 계속 눈에 밟혔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보였다"고 했고, 나균안은 "야수들이 매 경기 미안하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다"고 했다. 감독까지 "부적을 써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였으니 얼마나 길었던 기다림인지 알 만하다.

ERA 2.34인데 1승 2패

올 시즌 나균안의 성적표는 6경기 34⅔이닝 1승 2패 ERA 2.34, WHIP 1.13이다. 리그에서 네 번째로 낮은 ERA를 기록하는 투수가 승수보다 패수가 많다는 게 이 선수의 올 시즌을 설명한다.

규정이닝을 채우며 ERA 3점대 이하인데 첫 승이 없었던 선수가 나균안과 박세웅 둘뿐이었다는 사실이 롯데 타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잘 던지고도 이기지 못하는 패턴이 시즌 내내 반복됐고, 팀 동료들도 그 부담을 함께 느끼고 있었다.

6회 베니지아노 퇴장이 터닝포인트

5회까지 롯데 타선은 SSG 선발 베니지아노에게 무득점으로 막혔다. 0-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6회초 한태양 안타, 장두성 사구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는데 베니지아노가 장두성 머리 쪽으로 공을 던지며 퇴장을 당했다.

이후 롯데가 윤동희 안타로 무사 만루를 채운 뒤 레이예스의 2타점 적시타, 노진혁의 희생플라이, 전민재의 적시타로 6회에만 4점을 쏟아내며 역전했다. 7회에도 박승욱 밀어내기 볼넷, 폭투로 2점을 추가하며 6-2로 달아났다. 베니지아노 퇴장이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나균안 7회말 병살타 유도 장면이 압권

나균안은 7회말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최지훈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늘린 뒤 오태곤 2루타, 최준우 안타로 1사 1·3루 위기를 맞았지만 조형우를 상대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나균안은 "볼배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쾌감이 있었다. 한 명만 아웃 처리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병살이 됐다. 짜릿해서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했다.

8회말 최정의 스리런 홈런으로 7-5까지 좁혀졌지만 9회 김원중이 무실점으로 막으며 시즌 2세이브를 올렸다. 롯데는 이 승리로 3연승을 달리며 2연속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나균안의 첫 승이 나온 날 롯데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