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의 ‘킴스편의점’이 포화 상태인 국내 편의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차별화하고, 가맹점 창업 비용을 대폭 낮춘 전략으로 시장 확장에 나선다. 신선식품 강화와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킴스편의점이 기존 편의점 시장의 '메기'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이랜드킴스클럽은 내년 1분기 중 '킴스편의점' 5개 직영 매장 중 1개 매장을 우선 가맹점으로 전환해 모델 점포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맹점으로 수익 등을 테스트한 후 본격적인 가맹 사업을 시작할 방침이다. 이랜드는 지난해 6월 봉천점을 시작으로 신정점, 염창점, 신촌점, 도곡점 등을 운영하며 시장성을 검토해왔다.
이랜드가 편의점 가맹사업에 나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6월 가맹사업 전환 조건을 충족했음에도, 상품 구성과 운영 시스템, 상생 방안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이랜드는 가맹점 창업 비용 부담을 줄여 더 많은 창업 희망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초기 비용을 기존 편의점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직영 매장을 통해 상권 분석과 품목 구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 이랜드 관계자는 “점주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재 운영 중인 5개 매장을 통해 상품 구성과 시스템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킴스편의점 차별화 전략은
경쟁이 치열한 국내 편의점 시장에서 킴스편의점은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된 모델로 운영할 계획이다.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니라 SSM과 편의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가 5만5580개에 달하며 포화 상태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랜드는 독창적인 운영 방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킴스편의점은 이랜드킴스클럽의 강점인 산지 직거래 시스템을 도입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이 집 가까운 거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신선식품과 공산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기존 편의점들이 주로 가정간편식(HMR)이나 소량 포장된 신선식품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킴스편의점은 매장 내에 신선식품 코너를 SSM 수준의 넓은 공간에 배치했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형 편의점 모델은 인근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신촌점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CU와 세븐일레븐 매출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CU와 세븐일레븐의 매출이 하락했고 인근의 세븐일레븐 매장은 결국 폐점했다”고 설명했다.
'SSM 같은 편의점' 정체성 논란도
다만 킴스편의점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의 외형만 빌렸을 뿐 실상은 SSM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와 SSM에 적용되는 월 2회 의무 휴업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창업 진입장벽이 낮아 이랜드가 이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킴스편의점은 일반 편의점의 24시간 운영과 달리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또 매장 내 정육, 과일, 채소 코너가 SSM에 버금가는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 편의점들도 소량 포장된 신선식품 코너를 운영하고 있지만, 킴스편의점의 신선식품 코너는 매장의 핵심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SSM은 규모가 커서 일반 점주가 운영하기 어렵고, 편의점은 신선식품 특화에 적합하지 않을 만큼 공간이 협소하다"며 "최근 편의점 업태가 특화 매장과 규모 확대, 표준화 등으로 다양해지는 흐름에 맞춰 킴스편의점도 차별화된 방식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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