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의 그릴, iX1에서는 반전이었다
최근 BMW의 패밀리룩이 대형화되면서 그릴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신형 세단과 SUV 라인업 상당수가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분위기다. 그런데 올 상반기 출시된 전기 소형 SUV iX1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브랜드 패밀리룩을 공유하면서도 비율이 비교적 무난하게 잡혀 있어 오히려 준수한 디자인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4일가량 실사용을 거친 소감으로도 그릴 크기 자체보다는 좌우 비율이 다소 어긋나 보인다는 점이 더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헤드램프 쪽 마감이 한쪽은 짧게, 다른 한쪽은 길게 이어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는 지적으로, 그릴이 커서 문제라기보다는 좌우 비대칭 형태로 다듬어진 부분이 다소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속페달 하나로 드러난 세심함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운전자에게 가장 낯선 부분 중 하나가 페달 구조다. iX1은 위에서 매달리는 방식이 아니라 바닥에서 세워지는 오르간 타입 가속페달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방식이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로도 자연스럽게 힘을 줄 수 있어 장거리 주행에서 피로도를 줄여준다는 평가다. 일부 전기차나 경형 모델은 여전히 위에서 내려오는 방식의 페달을 쓰고 있어 상대적으로 발끝에만 힘이 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차이가 실제 체감으로도 꽤 크게 느껴진다는 소감이다. 아울러 스티어링 휠 무게감도 눈에 띄는 부분으로 꼽힌다. 통상 BMW나 미니 계열 모델은 스포티한 세팅 탓에 스티어링이 묵직한 편으로 알려져 있는데, iX1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향감을 갖추고 있어 운전 경험이 적은 가족 구성원도 큰 부담 없이 다룰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옵션 구성에서 드러나는 디테일
시승 차량은 iX1 xDrive30 M 스포츠 패키지로, 사실상 옵션이 최대치로 들어간 풀옵션 모델이었다. 디지털 키의 경우 NFC 방식은 물론 울트라 와이드 밴드(UWB) 기술까지 지원해 스마트폰만 소지하고 있으면 별도 키 없이도 차량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헤드업 디스플레이, 반자율주행 보조 기능, 하만카돈 스피커 등 상위 옵션이 폭넓게 탑재되어 있으며, 4륜구동 방식과 부스트 버튼, 마사지 시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어 소형 SUV치고는 옵션 구성이 상당히 풍부하다는 평가다. 다만 볼륨 조절 다이얼에 구분감을 주는 클릭 단이 없어 원하는 지점에서 딱 맞춰 멈추기 어렵다는 소소한 불편함도 함께 언급됐다. 무선 카플레이 연결 시 내비게이션 화면이 곧바로 티맵으로 전환되는 점은 실사용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BMW다운 하체, 전기차인데 재밌다
승차감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BMW 감성이 살아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하체가 단단하게 잡혀 있어 물렁거리는 느낌 없이 노면을 정직하게 전달하는 세팅으로, 일부 전기차들이 무게감 있는 배터리 탓에 다소 둔탁한 승차감을 보이는 것과는 다른 방향성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 차는 이전까지 접했던 다른 BMW 모델들과 달리 미니(MINI)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짚어볼 부분이다. 그럼에도 스포츠 모드로 전환했을 때의 거동은 단순히 딱딱하기만 한 하드코어형 재미가 아니라, 일상 주행에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경쾌함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코너를 돌 때의 움직임이나 가속 반응이 운전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소감으로,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구매욕을 자극하는 주행감을 갖췄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비와 실주행거리, 숫자보다 나은 체감
전비는 실사용 기준으로 6점대 초반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지며, 500km 이상 주행하는 동안에도 이 정도면 준수한 효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배터리 용량 자체가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완충 후 최대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시승 당시에는 효율 모드와 적응형 회생제동을 사용한 상태였기 때문에, 회생제동을 보다 강하게 설정할 경우 실제 주행 가능 거리가 다소 늘어날 여지도 있다는 의견이다. 흥미로운 점은 계기판에 표시되는 예상 주행 가능 거리보다 실제 주행 시 나오는 거리가 오히려 더 길게 나오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으로, 이는 BMW 특유의 보수적인 거리 예측 알고리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특정 시승 환경에서의 체감치인 만큼 인증 복합 전비와는 별도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가격, 결국 관건은 포지셔닝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꼽히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다. 시승 차량인 xDrive30 M 스포츠 패키지 풀옵션 기준으로 6,900만 원에 출시된 것으로 전해지며, 보조금을 반영하면 6천만 원대 초중반 수준에서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급 경쟁 모델 대비 1천만 원가량 높은 가격대로, 얼핏 보면 부담스러운 수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소형 럭셔리 전기 SUV라는 세그먼트로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의견이다. 경쟁 상대를 프리미엄 브랜드 및 국산 준수한 라인업으로 좁혀서 비교할 경우, 가격 대비 옵션 구성이 상당히 알찬 편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결국 소형 SUV로만 놓고 비교할지, 소형 럭셔리 전기 SUV 세그먼트로 놓고 비교할지에 따라 가격에 대한 체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종합적인 평가다.